[MG수첩] 한국GM은 왜 대학교에 자동차를 버렸나...방치된 역사, 고철로 매각?

한국GM이 군산대학교 새만금캠퍼스에 기증한 차량들은 왜 부서진 채 방치되고 있을까. 한국GM 측은 군산공장 매각 이후 차량 기증과 관련된 직원들이 모두 퇴사하여 정확한 내용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모터그래프 취재팀은 군산대 측에 추가 답변을 요청했다.

# 군산대·한국GM, ‘차량 기증 과정은 경영·영업상 비밀’

군산대 측은 새만금캠퍼스에서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는 차량들에 대해 제대로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차량 전달 과정 및 관리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공공기관 정보공개를 접수했으나 거절당했다. 학교 측은 ‘해당 정보는 제3자(법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라며, 한국GM에서도 정보 공개를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버려지듯 기증된 차량의 전달 과정에 어떤 경영·영업상 비밀이 포함되었는지 궁금증은 더해졌다.

새만금캠퍼스에서 차량 관리를 맡고 있는 담당부서 및 직원에 대한 연락처도 받지 못했다. 학교 측은 ‘직무수행 담당자는 비공무원으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 3.8km 운송에 2200만원?

그나마 공개된 관리 예산 집행 내역은 의구심만 더 증폭시킨다. ‘물품(차량) 이동 설치 용역’에 2200만원을 사용했고, ‘차량 수리’를 위해 163만원(견적 금액)을 배정했다.

문제는 차량 관리에 쓰인 예산의 적정성이다. 차량 이동 및 설치에 쓰인 돈은 과도하게 많은 반면, 차량 수리 비용은 턱없이 부족하다.

군산대에서 밝힌 차량 이동 및 설치에 쓰인 돈은 2200만원이다. 기존에 차량이 있던 한국GM 군산공장과 군산대 새만금캠퍼스 간 거리는 3.8km에 불과하다. 3.5톤급 차량 운반용 특수차의 기본 요금은 이동거리 10km를 기준으로 대당 10만원 정도다. 16대를 모두 운반해도 200만원이면 충분하다.

레이스카 운송 업계 관계자는 “여러대를 한번에 옮기면 더 싸다”며 “11톤급 카캐리어로 5~6대를 옮기면, 서울에서 전라남도 영암까지도 150만원에서 200만원에 불과하다”며 “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군산에서는 더욱 저렴하게 (카캐리어) 섭외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차장에 방치된 채 차량을 보호하기 위한 주변 시설도 마련되지 않은 만큼, 차량 이동 및 설치 예산이 올바르게 사용되었는지 의문이다.

# 콘셉트카 수리비가 대당 10만원?

이와 함께 학교 측은 11월 중 차량 수리 작업을 마치겠다고 답했다. 여기에 배정된 차량 수리비는 163만원. 대당 10만원 수준이다.

새만금캠퍼스에 전시된 차량은 대부분 정식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콘셉트카나 연식이 오래된 노후 차량이다. 콘셉트카의 경우 수작업을 통해 단 한 대만 만들기 때문에 예비 부품이 전무하다. 배정된 금액으로 수리 복원은 물론 일상적인 관리도 어렵다. 유리창이 사라지고 문이 떨어져 나갔다. 차량 안팎의 곰팡이와 녹을 제거하는 비용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비록 한국GM이 버리다시피 기증한 차량이지만, 16대 차량 모두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에 매우 중요한 자료다. 새만금캠퍼스를 다시 방문할 때, 이 차들이 더 나은 모습으로 ‘전시’되어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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