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의 공급 위기가 잇따르고 있다. 배터리 광물, 와이어링 하니스, 반도체에 이어 이번엔 유리가 화두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유리 부족 사태를 대비해 자재 비축에 돌입하고 있다. 유럽 최대의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은 유럽 외 지역에서 새로운 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도 전했다. 

유리 부족사태의 원인은 에너지 부족. 유리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양한 이유를 들어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있는 만큼, 유리 제조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아우디의 실자 피에 전략책임자도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끊기면 유리를 사용하는 부품이 턱없이 부족해질 것" 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가스 공급을 끊고 있고, 유럽의 전력난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이 에너지 비상계획을 선포하고, 가스 배급제까지 시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유리 제조 우선순위는 더 밀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유리 수급난은 자동차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의 주요 맥주 제조 업체를 비롯해 의약품, 스마트폰 액정 제조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독일의 브라우레이 C. & A. 벨틴스는 맥주병 5000만개를 제조할 수 있는 유리를 선구매 하는 등 유리 수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유리 수급난이 출고 적체 문제와 차량 제조 원가 상승을 가속화 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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