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슈퍼차저

테슬라의 초급속 충전시설 슈퍼차저를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설치해달라는 청원이 16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등장했다. 

청원인은 "현대의 초고속 충전기인 E-PIT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되어 사용되고 잇는 반면 테슬라 슈퍼차저는 국토교통부의 불허로 설치되지 못해 테슬라 오너들의 충전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건 공정을 중시하는 대한민국의 정책에 반하는 정책집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적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해당 청원은 100명 이상이 사전동의해 관리자 검토 단계로 분류됐다. 18일 기준 청원 동의자 수는 391명으로,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이 동의하고 있다. 

다만, 관련 청원이 적절한지를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의문이 따르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현대차그룹간의 E-PIT 추진 사업에서 테슬라를 참여시키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테슬라코리아측이 마땅한 회신을 하지 않은 바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초고속 충전기'라는 주장도 무리가 따른다. 시설 구축 및 운영에 대한 비용은 현대차그룹의 자금이 쓰였지만, DC콤보 충전 규격을 쓰는 모든 전기차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테슬라 슈퍼차저는 독자 규격을 채택하고 있어 테슬라 외 다른 전기차는 이용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 E-PIT
현대차그룹 E-PIT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DC콤보 충전 규격에 대응하는 대부분의 차량이 E-PIT에서 충전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며 "(테슬라가) 독자 규격을 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만약 충전 인프라를 고속도로에도 설치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테슬라가 정부와 접촉했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청원 답변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청원이 게시판에 정식 공개된 이후, 30일 안에 20만명 이상의 동의하면 청와대 및 관련 부처가 답변할 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현 정부의 잔여 임기가 30일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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