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베뉴 판매량 반토막…캐스퍼에 치이고 반도체에 밀리고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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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04 17:05
현대차 베뉴 판매량 반토막…캐스퍼에 치이고 반도체에 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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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베뉴가 올해들이 1000대를 밑도는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경쟁 심화와 생산 불안정 탓이 크다. 

현대차에 따르면, 베뉴의 3월 내수 판매량은 전년대비 53.3% 감소한 673대를 기록했다. 1분기 누계 실적은 2213대로 2021년 같은 기간(3609대)과 비교하면 38.7% 감소했다. 월간 판매량은 반토막이 났고, 분기 누적 출고 대수도 한달치 판매량 이상의 격차를 기록중이다.

반면 캐스퍼는 순항중이다. 9월 고객 인도가 시작된 이후 안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올해 1~3월 벌써 1만대(1만977대)를 넘겼다. 2월(3304대) 영업일수가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달 3500대 이상 팔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캐서퍼가 판매 간섭을 일으키며 베뉴의 판매 하락에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당장 베뉴의 시작 가격은 1689만원으로, 캐스퍼(1385만원)보다 약 300만원 비싸다. 상위트림의 경우도 베뉴가 2236만원으로 캐스퍼(1960만원)보다 276만원 높지만 실제 사양 구성은 거의 비슷하다. 더욱이 캐스퍼는 최신 모델인 데다, 경차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 

반도체 수급 문제도 베뉴의 발목을 잡고있다. 현대차 영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베뉴는 스마트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많게는 11개월 이상의 출고 대기를 요하고 있다. 반면 캐스퍼는 터보 엔진만 선택하지 않는다면 3~4개월 내 고객 인도가 가능하다. 더욱이 직·간접적인 경쟁 차종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 XM3, 쌍용차 티볼리도 출고 속도가 빠르다. 베뉴가 양쪽에 끼여 애매한 위치해 처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소형 SUV 시장은 과열양상으로 갔고, 베뉴의 최대 강점이었던 저렴한 가격 마저도 캐스퍼에 뺏겼다"며 "출시 초기부터 '혼라이프 SUV'라며 1인가구를 노렸는데, 가족용이라는 인식이 강한 SUV 시장에서 이게 잘 먹혀 들었는지도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베뉴 페이스리프트 투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차는 투싼에서 선보인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 아이오닉5에 적용된 파라메트릭 픽셀 등 브랜드의 최신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접목해 파격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퍼가 고속도로 주행보조(HDA)를 제공하지 않는 만큼,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대거 적용해 상품성을 끌어올릴지의 여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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