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국산차 판매…반도체난에 코로나 재역습까지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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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01 18:21
2022년 3월 국산차 판매…반도체난에 코로나 재역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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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지난해 같은 달(14만971대)보다 21.4% 줄어든 11만873대를 판매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 여파로 와이어링 하네스 등 부품 수급에 다시금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달 기아는 두 달 만에 현대차를 꺾고 국산차 1위 자리에 올랐다. 기아는 쏘렌토, 스포티지, 카니발, 셀토스 등 RV 라인업의 약진이 눈에 띈다. 다만, 생산라인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공장 가동에 돌입한 현대차 그랜저를 넘을 수는 없었다.

기아 쏘렌토
기아 쏘렌토

기아는 전년대비 13.9% 증가한 4만5066대를 판매하며 두 달 만에 현대차를 꺾고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쏘렌토(5435대)와 스포티지(4919대), 카니발(4065대) 등 인기 모델에 이어 셀토스(4266대)도 2020년 6월(5536대)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별다른 상품성 개선이 없었던 만큼 그동안 쌓였던 물량이 한 번에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된 니로(2413대)도 힘을 보탰다.

이와 함께 레이(3566대), 모닝(3559대) 등 경차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달 한국GM 창원공장이 생산을 재개하며 쉐보레 스파크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현대차 캐스퍼도 꾸준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꾸준한 먹거리인 봉고(4608대)와 K3(2020대), K5(2642대), K8(2722대) 등 세단 라인업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이외 보조금이 풀린 EV6(2689대)도 기아의 1위 등극을 도왔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차는 3월 한 달간 4만2052대를 판매하며, 작년 3월 대비 29.6% 감소세를 보였다. 판매가 크게 줄며 기아에게 밀려났지만, 그랜저가 국산차 1위를 차지하며 체면은 지켰다.

6663대로 국산차 판매 1위 자리에 오른 그랜저는 작년 12월(7740대)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2775대로, 41.6%에 달했다. 

그랜저의 뒤는 팰리세이드(4501대)가 이었다. 팰리세이드는 올해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계약 후 출고 대기는 가솔린 모델 5주, 디젤 모델 6주 등에 불과하다. 최근 반도체 및 부품 수급 불안으로 신차 대기 기간이 1년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짧다. 팰리세이드는 이달 최대 2%에 달하는 재고 할인을 진행할 만큼 물량이 여유 있는 모양새다.

이외 쏘나타(4317대), 포터(4708대) 등 기존 강자들이 주춤한 사이 캐스퍼(3725대)와 아이오닉5(3208대)가 부진을 메웠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는 1만831대(전년대비 -23.0%)로 3위 자리를 지켰다. 주력 차종 전반이 부진했으나 풀체인지 G90과 GV60 출고가 원활히 진행되며 월 1만대 선은 지켰다.

올해 1월 깜짝 1위에 오르며 힘을 다 쓴 탓일까. 브랜드 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G80(3967대)의 판매량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를 대신해 플래그십 세단인 G90(1897대)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2월부터 본격적으로 출고되기 시작한 신형 G90은 확 바뀐 외모와 뛰어난 상품성으로 1억원에 가까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전계약 단 하루 만에 1만2000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통했다. 총 계약 건수가 2만대에 달하는 만큼 당분간 제네시스의 판매량을 든든하게 받쳐줄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며 GV60(685대)과 GV70 전동화 모델(94대), G80 전동화 모델(327대)도 본격적으로 출고되기 시작했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4위 쌍용차는 작년 3월보다 18.5% 증가한 5102대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올해 처음으로 월 판매 5000대를 넘겼다. 이전 기록은 작년 12월 5810대다.

쌍용차의 3월 실적은 지난 1월 새롭게 출시된 뉴 렉스턴 스포츠(2785대)가 이끌었다. 그러나 반도체 및 중국 봉쇄에 따른 부품 수급 제약으로 인해 만족스럽지 않다. 수출을 포함해 밀린 물량이 1만3000여대에 달한다. 최근 에디슨모터스와의 인수 계약이 불발된 쌍용차로서는 부품 수급 해결이 시급하다.

티볼리·코란도·렉스턴으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의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그나마 티볼리(1345대)는 체면치레를 했지만, 코란도(566대)와 렉스턴(328대)은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올 하반기 J100 출시 전까지 쌍용차 SUV 라인업의 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외 쌍용차의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이 78대로 데뷔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앞서 사전계약 3주 만에 계약 건수가 3000건을 돌파하는 등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배터리 수급이 터지지 않은 뇌관이다.

쌍용차가 올해 납품받기로 한 배터리는 1000대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산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 측과 논의하고 있지만, 협상에 진척이 없다. 사전계약분 생산도 불투명해지자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 계약을 중단한 상태다. 판매 재개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다. 

르노삼성 QM6
르노삼성 QM6

르노코리아는 21.6% 줄어든 4464대로 5위를 기록했다. 한국GM이 부진한 탓에 꼴찌는 아니지만, SM6, XM3, QM6 등 주요 차종의 부진이 심각하다. 

QM6(2411대)는 3000대선 아래로 내려온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진 동급 유일 LPG 모델이 56.1%를 떠받치며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아 스포티지 LPG 투입이 올해로 예고된 만큼 폭풍전야다. 수요가 한정적인 LPG차 특성상 경쟁 모델의 등장은 치명적이다.

XM3(1524대)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다. 지난달 일부 상품성을 개선한 2023년형 모델이 인도되기 시작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다. 사전 예약이 2000대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2월과 3월에 모두 출고됐다. 하반기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때까지 1000대선을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외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며 르노 트위지(81대)와 조에(198대) 판매량이 반등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실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쉐보레 스파크
쉐보레 스파크

한국GM은 지난달 3609대를 판매했다. 최악을 기록했던 지난 1월(1344대)보다는 낫지만, 작년 3월(6149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GM은 창원 공장이 재가동을 시작하며 2월(2446대)보다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파크(1280대, -24.4%)의 판매량도 지난 2월(622대)보다 늘었다. 트레일블레이저(1750대)도 작년만은 못하지만, 지난 2월(1041대) 대비 반등에 성공했다.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기대를 모은 볼트EV와 볼트EUV의 출고가 시작된다. 수입 라인업에서는 가솔린 모델로 돌아오는 이쿼녹스 페이스리프트와 풀사이즈 SUV 타호의 투입이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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