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업계가 온라인 세일즈 도입을 앞두고 군불때기에 나섰다. 홈페이지에서 한정판 모델을 선보이는가 하면, 향후 모든 구매 과정을 온라인화 하겠다는 계획까지 나왔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7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차 구매 전 과정을 아우르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예고했다. 이에 앞서 BMW코리아는 2019년부터 브랜드 온라인 샵을 열고 한정판 모델들을 판매해왔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도 11번가, 카카오 등 소셜플랫폼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BMW, 온라인 전용 스페셜 에디션 출시 가속

BMW코리아는 오직 온라인에서만 접할 수 있는 스페셜 에디션을 'BMW 샵 온라인'을 통해 내놓고 있다. 2019년 오픈 이후 신형 1시리즈와 X6 퍼스트 에디션을 선보였고, 2020년에는 BMW코리아 출범 25주년을 기념한 한정판 모델을 매달 연이어 공개했다. 

BMW 샵 온라인은 수입사 차원의 '중개 플랫폼' 성격을 지닌다. 소비자가 딜러사별로 배정된 물량을 청약하면, 해당 전시장 소속 영업사원이 구매 상담과 출고를 지원하는 제도다. 수입사 차원에서 딜러사와의 공존을 도모한 셈이다. 

이와 별개로 BMW 코오롱모터스는 11번가를 통해 소셜 라이브 커머스를 열고, 신차 및 장기렌터카 구매 고객 상담을 진행한 바 있다. 2020년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라이브 커머스는 동시 접속자 4000여명을 넘어서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카카오·11번가 등 플랫폼과 협업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온라인 세일즈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018년 카카오 온라인스토어를 통해 폭스바겐 파사트 TSI와 티구안 사전계약을 실시했다. 첫 실험은 개시 3분만에 모든 물량이 소진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11번가를 통해 판매한 2020년형 티구안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다만, 본격적인 온라인 세일즈 도입에는 다소 유보적이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값비싼 자동차 구매는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딜러사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더욱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디젤게이트 이후 개점 휴업 상태를 지속했던 만큼, 온라인 세일즈는 자칫 딜러사와의 갈등을 야기시킬 수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카카오 등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봤고, 장기적 관점에서는 고려해볼만한 사안"이라면서도 "당장 온라인 판매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벤츠, 견적·계약부터 출고까지 완전 온라인화 노리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21년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온라인 세일즈를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일즈 총괄 이상국 부사장은 "온라인 세일즈는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선은 (온라인 세일즈를)부분 적용한 뒤 고객의 니즈 등을 고려해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세일즈 플랫폼은 올해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가 차량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견적과 계약부터 출고까지 진행할 수 있는 구조다. 회사는 대상 차종과 결제 방식 등 세부 방안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미 독일과 두바이 등 지역에서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딜러사 참여 하에 세일즈 플랫폼을 운영하고, 두바이에서는 인증중고차까지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향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온라인 판매 방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촉각 곤두세우는 딜러사들

각 딜러사는 수입사의 이 같은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질 경우 딜러사의 역할이 대폭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BMW코리아 딜러 관계자는 "고객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 관계를 쌓는 전통적인 영업을 고집하는 직원들에겐 반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딜러의 역할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일 아니겠나"라고 전했다.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각 딜러사는 구매 조건 차량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 및 인도 업무만을 담당하고, 필요 이상의 과도한 내부 경쟁으로 발생할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딜러 관계자는 "출혈 경쟁 없이 수입사가 큰 틀에서 모객을 대신한다면 영업사원의 수익 보전과 A/S를 비롯한 고객 관리 측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입차 업계의 신뢰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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