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과 리막 오토모빌리 간 ‘빅딜’ 성사가 임박했다.

18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리막은 연내 부가티 인수를 목표로 폭스바겐그룹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주 매각 협상에 합의했고, 이사회 최종 승인만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리막은 2009년에 설립된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다. 2018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하이퍼카 ‘C Two’는 최고출력 1914마력, 최고속도 412km/h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1.85초 만에 가속하는 성능으로 주목받았다. 리막은 고성능 전기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포르쉐·애스턴마틴·재규어 등과 협업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그간 폭스바겐그룹 입장에서 부가티는 ‘계륵’처럼 분류됐다. 브랜드 이미지나 상징성은 크지만, 수익성은 떨어졌기 때문이다. 막대한 개발 비용이 투입된 것에 반해, 차량 1대를 팔 때마다 500만 달러(5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더욱이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23%나 감소했다. 디젤게이트 이후 꾸준히 증가한 부채도 244조원에 육박한 상황인 만큼, 부가티와 같은 브랜드를 계속 떠안고 있기에도 부담스럽다.

부가티 매각은 지분교환 방식이 유력하다. 리막이 부가티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포르쉐가 리막 보유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방식이다. 외신들은 이번 매각 협상을 통해 포르쉐의 리막 지분이 기존 15.5%에서 최대 49%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거래가 실현될 경우 포르쉐는 리막의 최대 주주에 올라선다. 폭스바겐그룹 차원에서 고성능 전기차 기술을 확보하고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브랜드를 털어내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와 별개로 폭스바겐그룹은 람보르기니·벤틀리·세아트·두카티도 매각 목록에 올려뒀다. 결국, 코로나19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전동화 및 자율주행을 위한 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선택과 집중에 나선 모습이다.

한편, 폭스바겐그룹은 부가티 매각 보도와 관련해 모든 공식 입장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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