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현대차의 올해 임금협약(임협) 협상이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위기에 따른 조치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이하 노조)는 27일 소식지를 통해 “8대 집행부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소모적인 협상 관행을 깨부수고 생산적인 협상을 하기 위해 조기 교섭 조기 타결 공약을 걸었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다”라며 “산업계 전반에 걸쳐 해고·감원 광풍이 불고 있고, 위기 극복을 위한 임금 삭감과 임금 동결 요구가 거세진 상황에서 올해 임협을 진행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그간 현대차 노조는 이르면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요구안을 마련하고, 5월 말경 협상을 위한 노사 상견례를 시작해왔다. 올해 1월 취임한 이상수 신임 지부장의 성향이 중도·실리로 분류되는 만큼 올해는 협상에 빠르게 착수하고, 타결도 예년보다 이를 것으로 전망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예상과 달리 한층 늦춰질 전망이다.

노사가 협상에 나서기 위해서는 노조가 요구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확정할 대의원 선출이 3월 말에서야 완료됐다. 당초 2월 말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울산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며 미뤄졌다. 이에 따라 6월경 요구안을 마련하고, 7월경 노사 상견례가 이뤄지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노조는 “좀 더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임협 시기를 신중하게 확정할 것”이라며 “울산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일부 공장은 특근까지 하는 상황이다 보니 위기의식에 둔감한 것이 사실이지만, 해외공장 생산의존도가 75%에 육박한 상황에서 코로나가 길어진다면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조합원 설득에 나선 모양새다.

다만, 일부 언론 등에서 언급한 ‘임금 동결 선언’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 17일 “독일 금속노조와 사용자단체는 올해 3월31일자로 만료되는 임협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라며 “독일 노사가 보여준 위기 극복 방향성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노조는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 산업 위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하여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보자는 취지였다”면서 “보수언론이 마치 노조가 임금 동결을 선언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노조와 조합원에 대한 명예 훼손”이라며 선긋기에 나섰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