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의 가격 정책이 매우 독특하다. 중간 트림인 '모던'에 모든 옵션을 더한 것보다, 최고급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에 옵션을 추가한 가격이 더 저렴하다. 최고급 트림에 들어가는 사양을 간소화해 생산 단가를 절약하면서 동시에 가격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25일 3세대 아반떼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이달 18일 미국 할리우드에서 공개된 신형 아반떼는 3세대 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충돌 안전성과 승차감, 소음 및 진동, 파워트레인, 연비 등에서 한층 개선된 성능을 갖췄다. 여기에 신차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휠베이스, 그리고 각종 첨단 사양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 뜨거운 소형 SUV 시장에 비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준중형 세단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형 아반떼 구매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가격 및 옵션표를 정리해봤다.

아반떼 사전계약 가격은 1.6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1531만원에서 2422만원으로 책정됐다(한시적 개소세 인하분 반영). 각 트림마다 30만원의 수정 범위가 예고됐지만, 최근 신형 쏘렌토를 제외하고 3년간 사전계약에서 최하위 가격을 최종 선택한 만큼 이를 반영했다.

#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 최상위 트림의 가격 역전 현상

아반떼 가솔린 모델에는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kg·m를 발휘하는 스마트스트림 1.6L MPI 엔진이 탑재된다. 여기에 이른바 ‘깡통’이라고 불리는 최하위 ‘스마트’ 트림은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되며 가격은 1531만원이다. 비록 최하위 트림이지만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등 다양한 주행 보조 및 안전 사양이 기본 탑재된다. 여기에 150만원을 추가하면 무단변속기(IVT)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최하위 트림인 만큼 제약도 많다. 10.25인치 내비게이션은 추가(250만원, IVT 적용 시 선택 가능)할 수 있지만,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는 선택할 수 없다. 이에 따라 10.25인치 내비게이션과 디지털 클러스터가 하나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구성이 불가능하다. 또한, 15인치 스틸 휠이 기본 적용되며, 옵션으로 15인치 알로이 휠만 선택할 수 있다. 16인치나 17인치 휠은 적용할 수 없다. 이외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이 패키지로 들어 있는 ‘현대 스마트 센스’도 제외된다.

중간 모던 트림은 IVT, 15인치 알로이 휠, 가죽 스티어링 휠, 운전석 통풍 시트, 앞 좌석 열선 시트, 버튼 시동 및 스마트키, 공기 청정 시스템 등이 기본 적용되며, 가격은 1899만원이다. 모던 트림에서는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100만원)를 추가할 수 있으며,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하나의 유리로 마감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등 아반떼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모던 트림에 모든 옵션을 추가할 경우 차량 가격은 2531만원이다.

최상위 인스퍼레이션 트림에는 17인치 알로이 휠과 선루프를 제외하고 모든 첨단 사양이 기본 탑재됐다. 가격은 2392만원이다. 여기에 선루프와 17인치 알로이 휠 등 현대차가 제공하는 모든 사양이 탑재된 ‘풀 옵션’ 모델 가격은 2477만원이다. 

계산 결과, 모던 트림에서 모든 옵션을 탑재한 것보다 최상위 트림에 옵션을 추가하는 것이 더 저렴한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인스퍼레이션 트림 풀 옵션의 경우 모던 트림보다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크롬 벨트라인 몰딩, 에어로 타입 와이퍼, 천연가죽 시트 등이 추가되고, 타이어도 한 등급 높은 제품이 장착됐음에도 불구하고 약 64만원이나 더 저렴하다. 따라서 각종 옵션이나 주행 보조 시스템을 선호하는 고객은 최상위 트림을 구매하는 것이 확실한 이득이다.

현대차의 이번 가격 정책은 고객들에게 최상위 트림의 선택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옵션에 따른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고 부품 재고 및 관리 비용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높은 수익성까지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