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시장이 뜨겁다. 최근 3년간 무려 30%의 성장세를 보인 소형 SUV 시장은 한 체급 위 준중형 세단 및 SUV 시장까지 침범하고 있다.

소형 SUV의 인기 비결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풍부한 사양도 있지만, 넉넉한 실내공간과 적재용량 등 ‘실용성’도 함께 갖췄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여파로 잠시 주춤했지만, 캠핑이나 차박(車泊) 등 늘어난 레저 활동의 인기도 소형 SUV 열풍에 영향을 미쳤다.

과연 소형 SUV는 SUV 본연의 실용성을 갖추고 있을까. 현재 판매 중인 소형 SUV 8종의 트렁크 용량을 비교해봤다.

* 비교 대상 : 현대차 베뉴·코나, 기아차 스토닉·셀토스, 르노삼성 XM3, 쌍용차 티볼리, 쉐보레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

* 2열 폴딩 제원 : XM3 - 미제공 / 코나·스토닉 - 현대기아차 유럽법인 / 베뉴 - 현대차 미국 블로그 / 셀토스 - 기아차 호주법인

국내 브랜드 대부분 유럽식 측정법인 VDA 방식으로 트렁크 용량을 측정하고 있다. VDA 방식은 1L 박스를 이용해 트렁크 용량을 측정한다. 가령 트렁크 용량이 1000L라면 1L짜리 박스 1000개가 차에 실린다는 뜻이다. 이와 별개로 미국식 측정법인 SAE가 있는데, SAE는 각기 다른 크기의 상자를 이용해 측정한다. 하지만 가장 작은 박스 용량이 6L이기 때문에 VDA보다 세밀하게 채우지 못해 제조사 입장에서 용량 표시 상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 명확한 규정이 없는 만큼 제조사는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측정법을 사용한다. 오늘 비교할 소형 SUV 모두 VDA 기준으로 트렁크 용량을 표시하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
쉐보레 트랙스

트렁크 용량이 가장 큰 차량은 쉐보레 트랙스다. 트랙스는 셀토스(4375mm), 트레일블레이저(4410mm), XM3(4255mm)보다 짧은 전폭(4255mm)을 가지고 있지만, 예상과 달리 트렁크 용량은 가장 컸다.

트랙스가 이처럼 넉넉한 트렁크 용량을 가질 수 있게 된 배경은 비교 대상 중 가장 높은 전고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랙스 전고는 1650mm(루프랙 제외)로, 국내 판매 중인 B세그먼트 SUV뿐만 아니라 한 체급 위인 스포티지(1635mm)나 투싼(1645mm)보다 높다. 트랙스에 이어 XM3(513L), 셀토스(498L), 트레일블레이저(460L), 티볼리(427L) 등이 400L 이상 용량을 기록했다.

가장 트렁크가 작은 차는 베뉴(355L)다. 베뉴는 전장이 4040mm로, 경쟁 차종 중 가장 짧은 전장으로 인해 트렁크 공간에 손해가 있다. 전고는 1585mm로 코나, 스토닉, XM3보다 높지만, 짧은 전장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최근 차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차박이 유행함에 따라 2열 폴딩 시 공간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2열을 모두 접었을 때 공간이 가장 큰 차는 트레일블레이저로 나타났다(XM3는 2열 폴딩 시 트렁크 용량 정보 미제공). 트레일블레이저는 2열 폴딩 시 적재 용량은 1470L로, 셀토스(1393L), 트랙스(1370L)보다 한층 큰 용량을 자랑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전장, 전폭, 휠베이스 모두 동급 차량보다 커(XM3 제외) 공간 확보에 이점이 있다. 이외 셀토스(1393L)와 트랙스(1370L)가 그 뒤를 이었다.

2열 폴딩 시 적재 용량이 가장 작은 차도 베뉴가 차지했다. 베뉴 2열 폴딩 시 총 적재 용량은 약 903L(31.9ft³, 미국 자료 기준)로, 경쟁 모델 대비 짧은 전장과 휠베이스의 한계점이 드러났다. 다만, 베뉴의 슬로건이 ‘혼라이프 SUV’이고, 타겟 고객 역시 1인 라이프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인 만큼 차체를 작게 만들고,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따라서 단순히 적재 용량이 적다는 것만으로 차량 실용성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 다음으로 작은 차는 티볼리(1118L)다. 티볼리는 차체를 늘린 티볼리 에어 모델로 넉넉한 적재용량을 선호하는 고객을 공략한 적도 있지만, 에어 모델은 지난해 단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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