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현대차 그랜저와 쏘나타가 나란히 10만대를 돌파하며, 판매 1·2위를 차지했다. 르노삼성 QM6처럼 뛰어난 상품성을 앞세워 전년대비 판매량을 대폭 끌어올린 차종도 있다. 하지만,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며 꾸준히 단종설에 시달리는 차종도 많았다. 국내 판매되는 차량 중 모터그래프 독자들이 생각하기에 부진한 성적이 가장 안타까운 차는 무엇일까?

모터그래프가 1월 2일부터 31일까지 약 4주간 홈페이지에서 독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3248명이 참여해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안타까운 차량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7위는 지난해 5564대가 판매된 기아차 쏘울이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 중 6.6%(213명)가 선택한 쏘울은 지난해 1월 주행성능 및 디자인을 개선한 3세대 모델 ‘쏘울 부스터’를 출시했다.

쏘울 부스터는 가솔린 및 전기차 모델이 판매된다.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를 발휘하는 1.6L 터보 엔진이, 전기 모델은 201마력(150kW) 모터를 탑재해 전 세대 모델보다 주행 성능을 크게 향상했다.

3세대 모델 출시에 힘입어 판매량은 2018년 2406대에서 2019년 5564대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2009년과 2010년 연이어 2만대를 넘기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1세대 모델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특히, 매년 10만대 가량 판매되는 북미 시장 분위기와 달리 국내 소비자 반응은 냉담하다.

6위는 7.1%(232명)가 선택한 쉐보레 이쿼녹스다.

3세대 이쿼녹스는 미국에서 픽업트럭인 실버라도 다음으로 많이 판매되는 쉐보레의 인기 차종이지만, 국내에서는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2105대로, 월평균 200대를 채우지 못했다.

이쿼녹스의 국내 부진 원인은 경쟁 모델 대비 다소 비싼 가격 때문으로 분석된다. 쉐보레 이쿼녹스의 가격은 2987만원(1.6 디젤)부터 시작되는데, 한 체급 높은 현대차 싼타페가 3005만원부터, 기아차 쏘렌토가 2840만원부터(2.0 디젤 기준) 시작됨을 고려하면 다소 높은 가격대다.

최근 미국에서 이쿼녹스 디젤 모델이 단종된 만큼, 디젤 파워트레인만 수입·판매 중인 국내 시장에서도 단종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쉐보레 임팔라

다음으로 10.9%(354명)가 선택한 쉐보레 임팔라가 5위에 올랐다.

임팔라 역시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임팔라의 시작 가격은 3409만원(2015년, 2.5 LT)으로, 당시 현대차 그랜저 HG(2930만원, 2.4 모던) 및 기아차 K7(2984만원, 2.4 프레스티지) 대비 시작 가격이 비싸다는 평을 받았다. 대부분 고급 사양을 옵션이 아닌 기본으로 장착해 실구매가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비싸다는 인식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임팔라는 미국에서도 단종설에 시달리고 있는 모델이며,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초 쉐보레 홈페이지에서 이름이 사라지게 됐다.

4위는 현대차 벨로스터다. 벨로스터는 11.4%(371명)이 선택했다.

벨로스터는 날렵한 외관과 독창적인 비대칭형 디자인으로 젊은 층의 감각에 맞춰 설계됐다. 

판매 역시 가족 중심의 중·장년층 패밀리카가 아닌 운전을 즐기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잡았다. 시작 가격은 2135만원(1.4 모던)이지만, 운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1.6 모델과 DCT, 패들시프트 등 여러 옵션을 넣다 보면 2000만원 중반대를 훌쩍 넘겨 젊은 층이 선뜻 구매하기에는 쉽지 않은 가격대다.

현대차는 벨로스터 N을 내놓으며 고성능 라인업으로의 재편을 계획하고 있다. 일반 모델 판매를 중단하고 N 모델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올해 벨로스터 N DCT 모델을 출시하며 판매량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위는 12.7%(413명)가 선택한 쌍용차 G4 렉스턴이다. 

지난 2017년 첫선을 보인 G4 렉스턴은 경쟁 모델인 기아차 모하비를 잡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들고나왔다. 판매 목표는 2만대였지만, 출시 직후 하위 모델에 탑재된 5링크 서스펜션 소음 논란이 일어나며 판매량은 1만6381대를 기록했다. 2018년에도 1만6674대 판매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9년 판매량은 1만2839대로 주저앉았다.

이제 G4렉스턴은 국산 프레임 온 보디 SUV 경쟁자로 분류되는 기아차 모하비에게 판매량 역전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모하비는 지난해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며 4분기 평균 판매량(1833대)이 1~3분기 평균 판매량(416대)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2위는 지난해 1427대가 판매된 현대차 i30다. i30는 전체 응답자 중 19.9%(647명)가 선택했다.

i30는 국산차 중 가장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1427대이다. 이는 쉐보레 콜로라도, 트래버스, 카마로 등 수입 모델이나 재고만 남은 단종 모델을 제외하면 최하위 성적이다. 2019년에는 1.4 모델이 단종되고 N 라인 모델만 살아남았다. 

i30 역시 가격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i30는 아반떼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실내공간이 좁아 소비자들이 i30를 선택해야 할 이유를 제공하지 못했다.

다만, 현대차가 벨로스터(N 제외)를 단종하고 해치백 수요를 i30에 집중한다는 계획이 들려오는 만큼 판매량 회복 가능성도 남아있다. 최근 포착된 스파이샷에서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기아차 스팅어가 차지했다. 기아차 스팅어는 전체 응답자 중 31.3%(1018명)가 선택했다. 

지난 2017년 첫 선을 보인 스팅어는 기아차 최초의 고성능 스포츠 세단으로, 2.0L 터보, 3.3L 터보 및 2.2L 디젤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다른 차들과 달리 스팅어는 가격, 디자인, 성능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호평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은 판매량을 보이는 이유는 제네시스 G70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존재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2017년 9월 출시된 G70은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4554대, 다음 해인 2018년에는 1만4417대, 2019년에는 1만6975대로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반면 스팅어는 2017년 출시 이후 8개월 만에 6122대가 판매되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2018년 5700대, 2019년 3644대로 해를 거듭할수록 판매량이 줄고 있다. 스팅어는 지난해 기아차 승용 모델 중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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