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 넘기는 완성차 임단협…노사 ‘강대강’ 대치 이어져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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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7 11:35
결국 해 넘기는 완성차 임단협…노사 ‘강대강’ 대치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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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계의 동투(冬鬪)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이제 2주밖에 남지 않았지만, 노사 간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홈페이지<br>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현대차 노조는 8년 만에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합의를 이뤘다. 특히 지난 2년간 차기집행부에 협상을 넘긴 전례를 끊고, 추석 전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은 임금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50%+3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임금체계 개선에 따른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200만원~600만원 근속기간별 차등 지급 / 우리사주 15주) 등 내용이 담겼다.

노사 양측은 일찌감치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와이파이란 다소 황당한 소재로 인해 갈등을 빚었다. 사측은 이달 9일 “안전을 위해 근무시간에 와이파이 접속을 제한하겠다”면서 울산공장 내 와이파이를 노조 동의 없이 차단했고, 노조 측은 “사측의 일방통행식 현장 탄압과 도발에 맞서 단호한 투쟁에 나서겠다”면서 “현장 탄압을 박살 내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강도 높게 반발했다.

사측은 와이파이 접속 제한을 해제하며 한발 물러섰고 노조도 특근 거부를 철회했지만, 양측 긴장이 한껏 고조된 분위기다.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차지부 홈페이지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차지부 홈페이지

기아차는 더 심각한 진통을 겪고 있다.

기아차 노사는 6개월여에 걸친 임금협약(이하 임협) 협상 끝에 이달 10일 파업 없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56.1%의 반대에 부딪히며 최종 부결됐다. 노조 집행부 선거 이후 빠르게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연내 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으나 결국 조합원 투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기아차 노조 최종태 지부장은 16일 “이번 임금교섭의 전략과 전술을 쟁대위 소집을 통해 경청하여, 조합원의 승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부결은 더욱 열심히 하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집행사업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다만, 잠정합의안에 담긴 내용이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 포함) 인상, 성과급 150%, 격려금 3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지급, 라인 수당 S등급 5000원 인상, 사회공헌기금 30억원 출현 등으로 앞서 현대차 협상안과 비슷한 수준이라 사측도 추가 제시를 위해 고심이 필요할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연내 타결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왼쪽부터) 르노삼성 도미닉 시뇨라 사장, 르노삼성 박종규 노조위원장
(왼쪽부터) 르노삼성 도미닉 시뇨라 사장, 르노삼성 박종규 노조위원장

올해 6월에서야 2018년도 임단협을 마친 르노삼성은 2019년도 임협도 힘겹다. 르노삼성 노사는 올해 발표한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이 무색하게도 다시금 갈등을 겪고 있다.

최근 노조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처분을 받고,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에서 66.2% 찬성으로 쟁의권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사측이 이번 사안이 부산공장뿐 아니라 전국 사업장에 해당하는 내용인 만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직접 쟁의 조정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해 좀 더 결과를 두고 봐야 한다.

물론, 파업도 쉽지 않다. 66.2%는 역대 최저 수준의 파업 찬성률이며, 올해 6월 진행했던 전면 파업에서도 조합원이 대거 이탈한 바 있다. 때문에 다시 한 번 파업을 진행하기에는 다소 무리수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달에는 강경 노선에 반대하는 조합원 100여명이 모여 세 번째 노동조합을 설립하기도 했다.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채택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도 파업의 걸림돌이다.

한국GM도 임협 교섭이 중단된 상황이다. 새로운 집행부 선거가 끝났지만, 그 임기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국GM은 다른 곳보다 더 높은 수위의 갈등을 겪었다. 노조는 여러 차례 부분 파업을 이어가며 사측에 대한 압박을 높여갔다. 심지어는 자사 수입차 불매운동 카드까지 만지작거렸다.

여론이 불리하게 흐르고, 사측이 지난해 임단협에서 합의한 ‘향후 임금 인상이 회사의 수익성 회복에 기초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임금 동결과 호봉 승급 중단 유지, 성과급 미지급 등을 고수하자 결국 다음 집행부로 교섭을 넘긴 상황이다.

사측이 수입차 위주의 제품 라인업 재편성을 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노조와 더 큰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 노사는 8월 초 국내 완성차 업계 중 가장 먼저 임협을 타결했다. 노조는 회사가 현재 처한 위기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경영 및 고용 안정을 위해 생존 경영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10년 연속 무분규 협상 타결을 기록했다. 

특히, 내년 마땅한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근속 25년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안식년제 시행, 명절 선물 지급 중단,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의료비 및 학자금 지원 축소 등 비용 절감에도 합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사 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원만한 합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차 출시 없이 비용 절감만으로 회사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사측이 계속해서 노조의 양보를 요구할 경우 우려의 시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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