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만 수십억’…한국 시장 두드리는 하이퍼카 주목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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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06 08:00
‘몸값만 수십억’…한국 시장 두드리는 하이퍼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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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코엑스에 전시된 바 있는 20억원 상당의 애스턴마틴 발할라

부가티, 코닉세그, 파가니 등을 비롯해 페라리 디자인으로 유명한 피닌파리나와 중국 자본으로 재탄생한 아폴로까지,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하이퍼카 제조사들이 올 들어 국내 시장에 손을 뻗고 있다. 웬만한 아파트보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궁극의 자동차들이 한국에 몰려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하이퍼카 브랜드의 국내 진출에 대해 “기존 슈퍼카 브랜드를 넘어 초고가 브랜드의 잠재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슈퍼카 브랜드의 국내 판매량은 최근 5년간 200% 이상 증가했다. 한층 커지는 슈퍼카 시장에서 그 이상의 하이퍼카를 원하는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하이퍼카 시대의 포문을 연 부가티 베이론

하이퍼카란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시기는 2000년대 중반 부가티 베이론의 등장부터다.

당시 페라리의 기함이었던 575M은 515마력을 발휘했으며, 라이벌인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는 버전업을 거쳐 최고 640마력의 성능을 자랑했다. 슈퍼카 대부분이 500~600마력대인 시절, 두 배 이상 출력을 내는 베이론의 출현은 슈퍼카를 넘어선 ‘하이퍼카’라는 명칭을 만들어냈다.

베이론에는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 두개를 병렬 결합해 만든 8.0리터 W16 쿼트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1001마력, 최대토크 127.6kgf·m의 심장을 장착한 베이론은 양산차 최초로 400km/h를 넘긴 모델로 기록된다.

베이론을 내놓은 부가티를 필두로, 코닉세그와 파가니 등이 하이퍼카 브랜드로 분류됐다.

코닉세그 제스코

국내 시장에는 코닉세그가 가장 먼저 진출했다. 국내 도입에는 안마의자 제조사인 바디프랜드가 나섰다.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코닉세그코리아를 설립했으며, 이르면 연내 계약 및 판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전시장은 강남 도산대로에 위치한다.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만큼 예약, 신분 확인 등 절차가 이뤄질 예정이다.

코닉세그는 1994년 크리스티앙 폰 코닉세그가 설립한 스웨덴 기반 하이퍼카 제조사로,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250대만 제작됐다. 코닉세그는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제스코(125대)를 시작으로 생산 역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제스코는 현재 기네스북 ‘가장 빠른 양산차 기록(457.5km/h)’을 가지고 있는 코닉세그 아제라 RS의 후속 모델로, 5.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1580마력, 152.9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480km/h 이상이다.

지난 10월 바디프랜드 청담전시장에서 진행된 코닉세그코리아 런칭행사에는 제스코 실물이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제스코는 국내 판매 가격이 4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가티 시론

하이퍼카의 원조, 부가티의 국내 진출은 한국타이어가 담당한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푸조시트로엥 딜러사인 한오토모빌레를 설립하고 수입차 영업망을 넓혀가고 있다. 부가티의 본격적인 수입 및 판매는 내년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부가티는 1909년 에토레 부가티가 세운 프랑스 회사로, 수 차례 도산을 겪은 뒤 1998년 폭스바겐그룹에 최종적으로 인수됐다. 이후 베이론, 시론 등 1000마력이 넘는 차량을 선보이며 하이퍼카의 범주를 세웠다.

지난 8월에는 시론의 파생 모델인 ‘시론 슈퍼스포트 300+ 프로토타입’이 490km/h(300mph) 돌파라는 대기록을 남긴 바 있다.

파가니 와이라 로드스터 BC

파가니 또한 내년 국내 소비자를 만날 예정이다. 파가니의 국내 수입 및 판매는 효성그룹이 맡는다. 효성그룹은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 랜드로버, 토요타, 렉서스 등 인기 브랜드 딜러사를 운용 중이며 페라리 및 마세라티 공식수입사인 FMK도 소유하고 있다.

파가니는 람보르기니 출신 엔지니어인 호라치오 파가니가 1992년 설립한 이탈리아 슈퍼카 제조사로, 카본으로 만들어진 차체와 고풍스런 실내 디자인이 특징이다.

대표 모델인 와이라는 경쟁사 대비 다소 낮은 마력대(700~800마력급) 출력을 내는 벤츠의 V12 엔진을 주력으로 사용하지만, 카본 및 티타늄 등 경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공차중량을 1350kg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트랙 주행시 1000마력급 경쟁 모델에도 뒤쳐지지 않는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와이라는 기본 모델이 최소 15억원부터 시작하며, 와이라 BC 등 파생 모델의 경우 30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닌파리나 바티스타

페라리 디자인 회사로 더 유명한 피닌파리나도 국내 하이퍼카 시장에 뛰어든다.

피닌파리나의 한국 파트너로는 맥라렌, 애스턴마틴 등을 수입하는 기흥인터내셔널이 선정됐다. 업체에 따르면 대략적인 국내 물량 합의 후 차량 생산 일정에 따라 판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구매 방식 및 전시장 운영 또한 바티스타 생산 일정에 맞춰 차후 공개될 예정이다.

피닌파리나는 2015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합류했다. 쌍용차와 같은 계열인 셈이다.

피닌파리나가 만든 첫 차량, 바티스타는 최고출력 1900마력, 최대토크 234.5kgf.m를 발휘하며, 최고안전속도는 349km/h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까지 2초 내 도달한다. 여기에 120kW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450km를 확보했다.

아폴로 인텐사 이모지오네(IE)

독일 하이퍼카 제조사 아폴로 또한 지난달 ‘인텐사 이모지오네(IE)’ 모델 국내 런칭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장 확보에 뛰어든다.

아폴로 국내 판매는 자동차 직수입 전문업체 A1인터내셔널이 맡는다. A1은 내년 중 아폴로 전시장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아폴로는 현재 IE의 후속 모델을 개발 중이며, 해당 차량은 국내에서도 공식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폴로 오토모빌의 전신은 2005년 설립된 굼페르트다. 굼페르트는 경영난을 겪으며 2013년 파산했으나, 중국의 한 투자회사에 인수돼 부활했다. 굼페르트는 이후 대표 차종이었던 ‘아폴로’로 사명을 바꿨다.

IE는 6.3리터 V12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은 780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까지 2.7초 내에 끝낸다. 최고속도는 335Km/h다. 가격은 36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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