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 “미래 보장 시 임금 양보…불매운동은 기획단계”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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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25 10:12
한국GM 노조, “미래 보장 시 임금 양보…불매운동은 기획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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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가 여론전에 나섰다. 2019년도 임금 협약(이하 임협) 과정에서 사측과 갈등을 겪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24일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본사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카허 카젬 사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사퇴를 촉구하는 스티커를 본관 곳곳에 부착했다. 또한, 2022년 트랙스 수출물량 생산이 종료되는 부평 2공장에 대한 발전 전망 및 임금 인상과 성과급 차별 철폐를 요구했다.

노조는 가장 먼저 임금 인상 및 성과급 차별에 대해 부당함을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팀장급 이상 직원에게는 임금 인상 1.2%와 성과급 1700만원이 지급됐다.

노조 당성근 교육선전실장은 “지난해 경영적자가 8000억원에 달한다면서 팀장급 이상에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나머지 인원들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는 마치 인종차별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GM은 지난 19일 열린 9차 교섭에서 지난해 임단협에서 합의한 ‘향후 임금 인상이 회사의 수익성 회복에 기초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임금 동결과 호봉 승급 중단 유지, 성과급 미지급 등을 통보했다. 

(사진 중앙)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임한택 지부장

이에 반발한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쟁대위는 20일에는 생산직 4시간, 사무직 5시간 등 부분 파업을, 24~27일에는 6시간씩 부분 파업을 지시했다.

노조 임한택 지부장은 “임금은 고사하고 고용안정을 위한 요구안조차도 수용할 수 없다던 사측이 9차 교섭에서야 내놓은 제시안에는 ‘노력한다’, ‘협력한다’, ‘협의한다’, ‘모색한다’, ‘공유한다’가 내용의 전부였다”면서 “절박한 우리들의 외침을 모욕하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금 인상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미래가 확보된다면 임금 인상은 양보할 수 있다”고 사측을 압박했다.

이어 부평 2공장의 미래 발전 전망 제시를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카허 카젬 사장은 교섭 자리에서 “2022년 이후 부평 공장에서의 생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사측은 제시안에 “해당 생산 물량 및 시기는 통상적인 사업 과정에서 수시로 조정되는 GM의 차량생산계획에 따를 것”이라고 명시했다.

임 지부장은 “한국GM은 국민 혈세 8100억원을 지원받으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정부와 약속했지만, 2022년 이후 부평 2공장의 생산 계획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구조조정 하겠다는 것”이라며 “노조 요구인 부평 2공장을 비롯한 각 공장의 발전 전망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 제시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또한, “카허 카젬 사장은 이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금 즉시 퇴진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노조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그것이 이뤄질 때까지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당초 콜로라도 및 트래버스 등 자사 수입차 불매 운동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언론의 비판 기사가 쏟아지고, 국민 여론도 나쁘게 흐르자 “여러 대응 방안 중 하나로 논의 중일 뿐”이라며 “절박한 심정에서 안을 기획했으며, 조합원과 국민 모두의 납득이 필요한 만큼 세밀하게 기획하겠다”면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얼마나 절실했으면 우리 차 불매운동을 방안으로 냈겠는가”라며 비판 여론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노조는 24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지는 부분 파업 이후 30일 쟁대위 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수위 및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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