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칼럼] 부결된 잠정합의안, 르노삼성 운명은?
  • 최재원 노무사(노무법인 넥스트)
  • 좋아요 0
  • 승인 2019.05.24 13:47
[최재원칼럼] 부결된 잠정합의안, 르노삼성 운명은?
  • 최재원 노무사(노무법인 넥스트) (pr@motorgraph.com)
  • 댓글 0
  • 승인 2019.05.24 13: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16일 이틀에 걸친 장시간 교섭을 통해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작년 6월부터 약 11개월 간 이어져온 노사 간 대립이 드디어 마무리될 것처럼 보여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21일 노동조합 찬반투표 결과,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며 르노삼성 노사관계는 아직 2018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잠정합의안이 부결이 된 이유와 앞으로의 노사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부산공장 조합원 vs 영업지부 조합원

경영진과 노조 대표 간 합의를 통해 협약 내용을 도출하더라도 이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일정 동의를 받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번 르노삼성의 경우 14일 오후부터 16일까지 약 40시간이 넘는 릴레이 협상을 거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이끌어내지 못하며 최종 부결이 되었습니다.

부결된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동결 보상금 100만원, 성과보상금 1076만원, 신규인력 60명 채용, 점심식사 보조금 3만5000원 인상, 주간조 중식시간 1시간으로 연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찬반투표는 조합원 2219명이 참석해 찬성 47.8%, 반대 51.8%를 나타냈습니다. 조합원 구성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부산공장 소속 조합원들이 1736명, 전국 서비스센터에서 정비업무를 담당하는 영업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444명, 금속지회 소속 조합원이 39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부산공장 소속 조합원들은 찬성 52.2%, 반대 47.2%을 나타내며 잠정합의안에 대해 동의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비 인력이 많은 영업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찬성 34.4%, 반대 65.6% 의견을 보여 최종 부결을 이끌어냈습니다.  

# 앞으로 르노삼성 노사는 어떻게?

노동조합은 수많은 인원으로 구성된만큼 모든 구성원의 입장이나 의견을 수렴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릅니다. 이번 르노삼성 노조도 노조 집행부와 각 지역에 흩어져서 근무를 하고 있는 영업지부 조합원들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했거나, 임단협에 포함할 사안에 대해 서로간의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지 않았나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는 경우 반대의견을 낸 조합원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하여 노측 요구안을 재정립해야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측과 협의안을 또 다시 논의하게 됩니다. 

르노삼성 노동조합도 투표결과를 분석해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측은 노조의 공식 반응이나 재협상 논의가 시작되기 전까지 별도 입장표명을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막바지 단계에서 좌초됐지만 르노삼성 노조는 앞서 2014년과 2016년에도 노사 잠정합의안의 1차 찬반투표가 부결되며 재차 투표를 했던 이력이 있기 때문에 2018년 임단협이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 것은 아니다고 보여집니다. 

다만, 2018년 임단협이 6월 내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하더라도 곧이어 2019년 임단협을 시작해야하는 만큼 협력업체와 지자체 등 수많은 이들의 어려움은 한동안 더 지속될 전망입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