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EX30을 국내에 선보였다. 볼보에서 가장 작지만 강력한 성능을 갖춘 전기차로, 세계 각지에서 벌써 올해의 차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세금 혜택을 받으면 4천만원 초중반대로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 덕분이다. 수입 전기차를 고려하던 소비자는 물론, 국산 전기차를 구매하려던 예비 소비자까지 끌어올 정도로 우수한 가성비를 자랑하고 있다. 국내 판매는 내년 상반기부터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EX30이 어떤 특장점을 가졌는지 경쟁모델과 비교했다.
#그 차가 궁금하다! 볼보 EX30은 어떤 차?
볼보 EX30이 벌써 국산 수입차를 막론하고 다양한 차종과 비교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EX30은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아직 내놓지 못한 소형 전기 SUV에 속한다. 덕분에 경쟁사의 입문형 전기 SUV보다 작지만 가격 경쟁력을 챙길 수 있었다. 최근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가 앞다퉈 저렴한 전기차를 내놓으려 하는 시점에서 미개척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물론, 각 브랜드에서도 가장 작고 저렴한 엔트리급 전기차는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 컴팩트급으로. EX30보다 한 체급 위다.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EX30은 경쟁모델은 현재 없다. 세그먼트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인상적인 것은 국내 출시 가격이 해외 판매 모델보다 1000만원 가량 더 저렴하다는 점이다. 그만큼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많은 공을 들였고,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다.
사실상 가격에서 EX30을 이길 수 있는 차는 없다. 심지어 국산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과도 겹칠 정도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경험하고 싶은 소비자들까지 볼보로 끌어들이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볼보 EX30의 직간접 경쟁 모델로 어떤 차량을 꼽아야 할까? 국내에서는 테슬라 모델 Y RWD, 메르세데스-벤츠 EQA, 아우디 Q4 e-트론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각 제조사별 가장 저렴한 전기 SUV로 꼽히며 싱글모터 사양이라는 공통점도 갖는다. BMW iX1은 국내에서 듀얼모터 사양이 판매돼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어 보인다.
미니도 있지만, 주행거리가 워낙 짧은 시티카 개념이어서 적합하지 않은 듯하다. 푸조와 DS, 세단형 모델인 폴스타 2를 비롯해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국산 전기차도 제외했다.
#작긴 작네…그래도 최대한 뽑아낸 휠베이스
확실히 EX30이 작다. 한 체급 아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모델 Y가 길이와 너비, 휠베이스 모두 길며 아우디 Q4 e-트론이 가장 높았다.
EX30과 그나마 비교할 수 있는 차종은 벤츠 EQA였다. 그럼에도 휠베이스가 70mm 길었다. 아무래도 차체 크기 면에서 많이 작다. 앞으로 추가될 EX30 크로스컨트리가 범퍼 형상 및 지상고 변화가 이뤄진다 해도 상급 차종만큼 커지기도 힘들다. 그만큼 실내 공간에 대해 우려하는 소비자도 많을 듯하다.
#1열은 대만족, 2열은 조금 아쉬워
1열 공간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는 1열 공간의 경우 일반적인 성인이 탑승했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하기 때문이다. 차량의 크기에 따른 폭 정도를 제외하고 앞좌석 공간이 거의 비슷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인 승차 환경이라면 문제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2열 레그룸과 힙룸은 좁다. EQA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납득 가지만, 그렇다고 소형차의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숄더룸과 헤드룸 부분은 꽤 넉넉하다. 거주성 부분에서 이 두 가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EX30의 뒷좌석 이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고 느낄 소비자도 많을 듯하다.
#넉넉한 배터리와 여유있는 주행거리
모델 Y RWD가 LFP 배터리를 쓴다는 점을 제외하면 모두 NMC 리튬-이온 방식을 사용한다. 단순 용량만 따지면 Q4 e-트론 다음으로 EX30이 크다. WLTP 기준 주행거리도 모델 Y RWD나 EQA보다도 길다.
EX30의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00km 후반에서 400km 초반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의 전기차 인증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준이어서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인증 결과에 쏠리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해 저온 주행거리도 중요하다. 테슬라 모델 Y RWD는 상온 인증 거리 대비 약 21%, 벤츠 EQA는 약 36%, 아우디 Q4 e-트론은 약 35% 감소했다. 볼보 EX30은 해외에서 저온 복합 주행거리를 310km대로 인증받아 국내에서는 200km 후반에서 300km 초반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충전 경험도 중요하다. 아무리 저렴하고 성능이 뛰어난 전기차라 해도 충전이 불편하면 만족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비슷한 체급의 전기차의 최대 충전 kW만 비교하면 테슬라 모델 Y RWD 다음으로 EX30이 빠르다. 충전 시간 자체는 비슷하지만, 그래도 EX30이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벤츠 EQA와 아우디 Q4 e-트론과 달리 150kW급 충전이 가능해 실생활 만족도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넘사벽 주행 성능…제로백 5.3초!
동력성능도 빠지면 안 된다. 강력한 성능을 기대하고 전기차에 접근하는 경우도 많다. EX30의 진정한 성능은 듀얼모터 사양에서 발휘되지만 싱글모터 성능도 준수하다. 출력 자체는 테슬라 모델 Y RWD보다 조금 낮지만, 더 작고 가벼워 가속 성능은 EX30이 훨씬 더 빠르다.
벤츠 EQA와 아우디 Q4 e-트론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8초대 가속력이 느리다고 할 수 없지만, 5초대의 EX30과의 체감 차이는 크게 날 수밖에 없다.
참고로 볼보의 공식 제원에 따르면 100-0km/h 제동거리는 38m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대체로 비슷한 제동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에 브레이크 부분의 만족도까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없는게 없는 편의장비…360 카메라에 자동주차까지
열선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휠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의외인 부분은 약속이나 한 듯 통풍 시트가 빠졌다는 점이다. 가끔 요긴하게 쓰이는 메모리 시트 기능이 Q4 e-트론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은 다소 의외다. 하지만 Q4 e-트론은 동급에서 유일하게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탑재된다.
무선 카플레이 기능은 EX30과 Q4 e-트론 정도만 지원한다. 테슬라는 정책적으로 카플레이를 쓰지 않으며, 벤츠 EQA는 카플레이를 이용하려면 유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EX30의 구성이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다른 모델들은 다소 허무하게 몇 가지 기능이 빠진 것을 볼 수 있는데, EX30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정도만 제외하면 좋은 구성을 갖췄다. 특히 이 급 차량에서 360도 카메라와 자동 주차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안전의 볼보, EX30에도 그대로
안전 기능 같은 경우는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트림과 무관하게 모든 안전사양을 기본화 했다. 탑승자의 생명이 지불한 가치로 결정된다는 점은 납득할 수 없는 만큼 칭찬하고 싶다.
하지만 테슬라는 달랐다. 오토파일럿 옵션이 452만원, FSD 옵션은 904만원이나 받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오토파일럿이나 FSD 옵션을 선택하기 때문에 모델Y의 실제 구매 가격은 450~900만원가량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저렴한 수입차 TOP7 살펴보니
전기차는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 국산 전기차만 해도 코나 일렉트릭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4천만원대, 아이오닉 5급은 5천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보조금을 받아야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그런 상황에서 볼보 EX30의 등장은 의미가 남다르다. 수입 전기차뿐만 아니라 국산 전기차와 가격이 겹칠 정도이기 때문이다. 당장 가장 저렴한 수입 전기차만 뽑아봐도 EX30의 가격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EX30의 보조금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약 6~700만원만 나와도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수입 전기차 자리를 꿰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가격만 낮은 것이 아니다. 상위권에 있는 다른 모델과 비교해 각종 상품 구성 및 안전 사양까지 충분하다.
분명 볼보 EX30은 작은 차다. 하지만 크기를 내주고 나머지 모든 것을 취했다. 똑똑한 전략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