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과거부터 진행했던 브레이크 관련 리콜 과정이 적절했는지, 보고 의무를 준수했는지 전수조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근 미국에서 급성장하는 현대기아를 압박하기 위한 조처라는 의견도 나왔다. 

#美서 질주하는 현대기아

충전 중인 현대 아이오닉 5(왼쪽)와 기아 EV6
충전 중인 현대 아이오닉 5(왼쪽)와 기아 EV6

2023년 상반기 현대기아 미국 판매량은 전년대비 16만대나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의 전기차 실적이 56.9% 늘어나는 등 기아를 포함해 최초로 월 1만대를 넘겼을 정도로 인기다.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2위다.

전체 친환경차도 46.8% 성장했다. 현대기아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동시에 투자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친 덕분이다. 미국 오토뉴스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60여 종의 하이브리드 중 현대기아가 7종일 정도로 많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표 브랜드인 포드는 6종, 스텔란티스 3종에 불과했다. 또, "2028년 판매되는 신차 중 24%는 하이브리드가 될 것"이라 예상하며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점유율도 넓혀가고 있음을 주목했다.

# NHTSA의 이례적 전수조사

미국 NHTSA가 현대 기아를 상대로 638만대 규모 리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NHTSA가 현대 기아를 상대로 638만대 규모 리콜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현대기아가 빠른 성장세는 견제로 돌아오는 분위기다.

최근 NHTSA 산하 결함조사국(ODI)은 현대기아가 브레이크액 누출과 관련해 실시한 총 16건의 리콜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약 638만대로 엄청난 규모다. 조사국은 만도에서 생산된 ABS 모듈과 전자제어유압장치(HECU)가 연관됐다고 판단하고 리콜 과정에서 보고 의무 등을 준수했는지, 여러 차례 리콜에서 다양한 해결 방법이 나온 이유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NHTSA가 개정된 법안이나 청원을 통해 재조사하는 예는 있지만, 과거부터 해왔던 리콜에 대해 전수 조사까지 하는 것은 흔치 않다는 것이다. 

# 美 법원도 등 돌려

절도범은 물론 청소년 놀이 대상이 된 현대 기아
절도범은 물론 청소년 놀이 대상이 된 현대 기아

법원도 현대기아 편이 아니었다. 지난 16일 캘리포니아 산타아나 지방법원은 현대기아가 보험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맞소송도 기각시켰다. 보험사는 일명 '기아 보이즈'로 알려진 절도 사건으로 10억달러(약 1조2860억원) 이상의 보험금을 냈는데, 이를 현대기아에 받아내려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현대기아는 부당하다며 해당 소송을 기각시켜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과실 대부분은 현대기아에 있다"면서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관련 소송은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5월 집단소송을 제기한 차량 소유자들과 총 2억달러(약 2570억원) 보상에 합의한 바는 있지만, 이와 별개로 도난 방지 장치 미부착 등을 이유로 미국 내 17개 시와도 소송을 하고 있다.

# 이번엔 특허 사냥 업체도 현대기아 겨냥

오토브릴리언스가 현대·기아에 특허 소송을 냈다
오토브릴리언스가 현대·기아에 특허 소송을 냈다

최근에는 특허 침해 소송으로도 싸우고 있다. GM, 토요타, 혼다 등 미국 대형 제조사를 대상으로 특허 소송을 걸던 업체가 이번에는 현대기아를 걸고 넘어졌기 때문이다. 

특허관리금융회사(NPE)인 오토브릴리언스(AutoBrilliance)는 지난 10월, 서라운드뷰 작동 시 앞차와 거리 측정 및 속도 조절 등에 활용되는 기술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성장하고 있는 현대기아가 토요타, GM, 볼보, 혼다, 닛산 등의 다음 타깃이 됐다는 분위기다. 현대기아는 현재 오토브릴리언스뿐 아니라 또다른 NPE 업체인 멜 내빕(Mel NavIP)에게도 특허침해소송을 당한 상태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대기아가 세계 시장에서 선두로 올라서며 회사 안팎으로 무언의 견제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작은 사안도 놓치지 않도록 빠르고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