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이 많다. 배기 튜닝으로 시끄러운 데다, 매캐한 매연 냄새도 싫다는 이유에서다. 전기 바이크가 대안으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출처를 알 수 없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어서 품질은 물론 A/S도 믿기 힘들다. 구매하더라도 충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블루샤크는 이런 전기 바이크 시장에 신개념 시스템을 도입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완성차에서 유래된 설계 노하우를 접목해 품질을 높였고, OTA 등 첨단 기술도 도입하고 있다. 교체형 배터리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고, 인산철 배터리로 화재 위험성도 줄였다. 블루샤크코리아 이병한 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블루샤크코리아 이병한 회장
블루샤크코리아 이병한 회장

Q. 블루샤크에 대해 소개해준다면

A. 블루샤크는 전기 바이크만을 만드는 전문 브랜드다. 자동차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스쿠터를 만들고 있어 전기차에서 볼 수 있는 기술들이 적용되어있다. 이렇다보니 IT 색채가 짙은 브랜드이기도 하다. 

Q. IT라는 부분이 흥미로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 때문인가

A. 올해 판매되는 R1은 소프트웨어 무선업데이트(OTA)를 지원한다. 스마트폰이 업데이트가 되듯 알게 모르게 성능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 자동차처럼 CAN과 듀얼 ECU 기반으로 통신을 하는데, 전기 바이크 제조사 중 OTA를 탑재한 브랜드는 블루샤크 외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적용하기 위해서도 몇 업체와 논의중인데, 이 또한 OTA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어느날 갑자기 시동을 걸면 내비게이션이 작동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을거다(웃음).

Q. 해외 시장에서 블루샤크는 어떤 브랜드인지. 

A. 우리나라가 속해있는 동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유럽, 중동, 아프리카, 중국, 아세안 등에 진출해있다. 아세안 지역이 상당히 큰 시장인데, 최근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영업을 시작했다. 현지에서 페트로나스와 합작 투자를 결정해 현지 주유소에 충전 스테이션을 깔고 있고, 그랩과도 협업하는 등 총 200만대를 공급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생산량이 늘어나고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있는 단계인 만큼, 생산시설과 각종 네트워크도 여러 시장에 확충될 전망이다. 

블루샤크 R1

Q. 블루샤크 본사에서는 한국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A. 많이 팔아서 도움을 주는 지역이라기보단,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 위한 충고를 해주는 '시어머니' 같은 곳이라고 본다(웃음). 일주일에 한 번씩 각 분야 부서장들과 본사 개발자들이 매주 화상회의를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제품 개발에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국내 부품사들과의 연결을 주선해주기도 했다. 

Q. 진출에 앞서 충전 인프라부터 구축했는데, 이유가 있을까

A. 충전 스테이션이 갖춰져야 전기 바이크를 선택할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외국 충전기 성능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자체적으로 국산화를 시켰는데, 다른 충전 스테이션들과 달리 최대 7대가 동시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응답성과 속도도 빠른 편이고,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배터리를 운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Q. 배터리도 국산화를 검토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 셀을 이용한 전용 배터리 개발을 검토했는데,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배터리 기술 표준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전면 보류했다. 현재 전기 바이크 배터리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술 표준이 정립된 만큼, 이에 맞춰 다시 연구를 하고 있는 단계다. 향후에는 국산 배터리 셀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블루샤크 교체형 배터리 스테이션
블루샤크 교체형 배터리 스테이션

Q. 업계에선 리튬이온이 일반적인 것 같은데, 인산철 배터리를 쓰는 이유가 있나

A. 안전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산철 배터리는 리튬이온 대비 폭발이나 화재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수명도 1.5~2배 가량 더 길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명이 1000회 충전 이후 끝난다면, 인산철 배터리는 1500~2000회 가량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저온에서 효율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지만 기술력을 통해 점차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충전 방식도 교체형 스테이션을 포함해 총 세가지를 지원한다. 가정용 어댑터를 이용해 배터리만 따로 충전할 수도 있고, 220V 콘센트로 충전기를 바이크와 직접 연결해 충전할 수도 있다. 경쟁사들이 교체형 스테이션에 의존하는 것과는 차별화된 방식이다.  

Q. 직결모터를 쓰는게 상당히 독특한데, 어떤 특징이 있나

A. 모터를 바퀴에 직접 연결해서 구동하는 직결모터는 체인 대비 동력 손실률도 적고, 정비 소요가 잦은 체인보다 경제적이다. 인휠모터를 쓰는 곳들도 있지만, 인휠모터는 고출력과 내구성 문제에 대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자체적으로 직결모터를 설계해 적용한건 아마도 블루샤크가 유일할 것 같은데, 이 또한 개발자들이 자동차 업계 출신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B2B와 B2C 중 어느 쪽으로 더 비중을 두고 있는지

A.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려고 하지 않는다. 비중은 5:5 정도로 보고 있다. 공유 서비스 업체들과 협업도 논의하고 있고, 이와 별개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블루샤크 R1
블루샤크 R1

Q. 주로 어떤 소비자들이 블루샤크를 선택하고 있나

A. 생각보다 다양한 분들이 선택해주셨다. 출퇴근으로도 쓰면서 배달 투잡을 뛰기 위해 사용하는 분들도 꽤 있다. 대형 모터사이클을 가까운 거리를 다니는 데 까지 쓸 수 없다보니, 세컨드 바이크로 구입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공개한 솔로에라는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는 모델인 만큼, 학생이나 여성 고객층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라인업 확충 계획에 대해 소개해주자면

A. 브랜드 이름인 샤크(SHARK)에 맞춘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중이다. R1은 125cc급, A1은 150cc 이상의 출력을 내는 모델이다. A1 같은 경우 올 하반기에 글로벌 론칭을 앞두고 있고,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론칭될 계획이다. 출력이 더 높은 S시리즈와 K시리즈도 개발되고 있는데, 2025년 전 까지는 두 모델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당장 올해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A. 올해는 신모델 출시에 주력하는 한편, 교체형 배터리 스테이션을 적재적소에 설치하는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좋은 제품을 선보이고, 충전 여건을 개선해서 전기 바이크를 타서 얻는 실익이 크다는걸 소비자들에게 알려나가려고 한다. 

블루샤크코리아 이병한 회장
블루샤크코리아 이병한 회장

Q. 정부의 전기 바이크 보급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정부가 배터리 공유형 전기 바이크에도 보조금을 주겠다는 제도를 만든다고 들었는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가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제외한 채 차체만을 구입하고, 배터리 이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라면 초기 구매비용도 많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Q. 전기 바이크 보급을 늘리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할까

A. 개인적으로는 자동차 못지 않게 바이크 쪽으로도 보조금 혜택을 강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의 생활 영역에서 더 가까이 움직이는 내연기관 바이크들이 전동화 된다면 오염물질 배출이나 소음 저감 분야에서도 의미있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 기술이 발전해서 내연기관과 가격이 비슷해진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전기 바이크를 보급하겠다면 보조금 제도밖에 없다. 

Q. 저가형 중국산 바이크들이 많다보니 품질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게 사실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A. 소비자들은 저렴하고 좋은 제품이라면 사게 되어있다. 그렇다고 해서 저렴하기만 하고 유지보수가 안되는건 곤란하다. A/S마저 제대로 못하는 브랜드들도 있는데, 이런 브랜드들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퇴출되어야 하는 곳들이다. 그런 점에서 블루샤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품질이다. 품질을 포기하면서까지 가격을 낮춰서 판매량을 늘리고 싶은 생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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