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 일렉트릭 vs BYD T4K…'한국 vs 중국' 1톤 트럭 대결 승자는?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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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07 15:24
포터 일렉트릭 vs BYD T4K…'한국 vs 중국' 1톤 트럭 대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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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글로벌이 중국 전기차 브랜드인 BYD의 1톤 전기트럭 T4K를 국내에 선보였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가 점령한 상용트럭 시장에 중국 전기트럭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 것이다. 과연 T4K는 어떤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포터 일렉트릭과 비교해봤다.

BYD T4K
BYD T4K

먼저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배터리다. T4K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부피 문제를 극복하고 열 안정성을 더욱 높인 BYD의 차세대 '블레이드' 방식을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용량은 82kWh다. 포터 일렉트릭은 58.8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갔다. 

주행거리는 T4K가 246km로, 포터 일렉트릭(220km)보다 26km 길다. 리튬이온의 효율이 리튬인산철보다 좋지만, 배터리 용량이 23kWh나 차이나기 때문이다. 저온 주행거리는 더 벌어진다. T4K는 209km로, 포터 일렉트릭(173km)보다 36km 더 멀리 달릴 수 있다.

이 둘의 배터리 용량 차이는 차체 구조 및 구동 방식 때문으로 예상된다. 포터 일렉트릭은 모터를 차량 앞에 배치하고, 프로펠러 샤프트와 디퍼렌셜 기어를 통해 뒷바퀴로 힘을 보내는 방식이다. 내연기관 차량을 개조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반면, 처음부터 전기차로 개발된 T4K는 모터를 뒷바퀴 사이에 넣었다. 구조가 단순할뿐 아니라 배터리를 넣을 공간도 여유로워 용량을 키우는데 부담이 없다. 

BYD T4K 충전구

충전구 위치도 T4K가 좋다. 차체 우측 후방에 자리해 일반적인 충전 환경에서 전혀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와 달리 포터 일렉트릭은 충전구가 운전석쪽 차체 한가운데 있어 다소 불편하다. 위치가 애매해 충전 케이블이 닿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데, 주차 라인을 지키지 못해 다른 차량의 충전을 방해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T4K에는 배터리 전력을 외부로 보내는 'V2L' 기능도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5와 EV6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술로, 국내에 판매되는 상용차 중에서는 최초로 적용됐다. 충전구에 전용 젠더를 연결해 TV나 전자레인지, 커피머신 등을 야외에서도 쓸 수 있다. 실내에는 220V 콘센트가 있어 스마트폰 등 소형가전을 충전하기도 편하다.

BYD T4K
BYD T4K 실내 인포테인먼트

신차인 만큼, 실내 사양과 옵션도 T4K이 유리해 보인다. 12.8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는 해상도와 반응속도 모두 수준급으로, 티맵 EV 전용 내비게이션도 기본이다. SK텔레콤 음성인식 기능 '누구 오토'도 포함돼 '아리아'라고 말하면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상용차에서 이정도 편의사양을 누릴 수 있는 점은 꽤나 큰 메리트다. 계기판은 풀 LCD 방식이다.

포터 일렉트릭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구성이다. 2개 아날로그 다이얼과 가운데 트립 모니터가 자리한다. 센터페시아에는 많은 버튼이있는데, 직관적이어서 사용 편의성은 T4K보다 낫다. 8인치였던 내비게이션은 2022년식부터 10.25인치로 확대됐다.

두 차에는 모두 열선 스티어링과 통풍시트, 에어컨, 오토홀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사양이 대부분 탑재됐다. 

BYD T4K 실내
BYD T4K 실내

문제는 가격이다. T4K 판매가는 4669만원으로, '중국산+리튬인산철 배터리' 조합을 생각하면 예상보다 비싸다는 반응이다. 물론, 풀옵션 단일 트림으로만 출시된 이유도 있다. 그럼에도 포터 일렉트릭보다 120~300만원가량 높은 가격대는 소비자에게 심리적 저항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추후 저렴한 엔트리 트림 추가를 기대해본다.

포터 일렉트릭은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스마트 스페셜은 4375만원, 프리미엄 스페셜은 4554만원이다. 스마트 스페셜에는 동승석 에어백(20만원), 운전석 통풍시트(20만원), 하이패스(20만원) 등 3가지 옵션이 추가된다. 프리미엄 스페셜은 별도의 옵션 없이 모든 기능이 들어있다.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두 차량이 같다. 국고보조금 1200만원에 서울시 기준 400만원을 더하면 총 1600만원을 지원받는다.

BYD T4K 탑차형 모델 '박스'
BYD T4K 탑차형 모델 '박스'

T4K의 소재와 마감은 단점이다. 포터 일렉트릭이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T4K는 이보다 더 저렴해 보인다. 스티어링휠과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실내 곳곳에 사용된 소재와 마감은 다소 실망스럽다.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입견을 부채질할 수도 있겠다.

 포터 일렉트릭보다 부족한 서비스 인프라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BYD 측은 "T4K 판매와 서비스는 지역별 딜러사가 담당한다"면서 "서비스는 기존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전국 AS망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판매 대수가 아직 많지 않은 만큼, 서비스에 큰 불편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T4K를 살펴보니 BYD가 한국 시장을 꽤 섬세하게 분석했음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T4K의 차 이름은 Truck 4(for) Korea, '한국을 위한 트럭'을 뜻한다. 경쟁모델보다 긴 주행거리와 편리한 충전구 위치, 상용차 최초의 V2L과 EV 전용 티맵을 담은 대형 디스플레이 등 국내 소비자들이 환영할 매력포인트가 많다. 무엇보다 어설프게 가격만 낮춘 저가형 '중국 전기차'라는 이미지를 많이 탈피했다. 부쩍 늘어난 1톤 전기트럭 시장에 T4K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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