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출시를 앞둔 신형 그랜저(GN7)에 3만건 이상의 사전 계약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영업 일선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신형 그랜저 계약 건을 분류하기 위한 별도의 전산 코드를 부여하고 전국 전시장을 통해 예약을 받았다. 6월에만 2만건 이상의 계약이 몰렸고, 현재 3만건을 훌쩍 넘어섰다. 

영업 관계자는 "현행 그랜저 인도에 오랜 대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빠른 출고를 위한 계약 변경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 내부적으로도 기존 대기 고객에 대해 신형 그랜저 출고 우선권을 주려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출시 이전부터 계약이 몰려들고 있는건 최근의 공급난 이슈와도 무관치 않다. 신형 그랜저 출시까지 5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정작 현행 그랜저는 최대 8개월 가량의 출고 대기가 필요해서다. 공급 여건이 나아지길 기대할 수 없는 데다, 잔여 물량을 소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현대차가 계약 변경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말이 나온다. 이미 막대한 양의 예약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별도의 사전계약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비공식 사전계약 및 기존 차량 계약 변경을 유도하는건 이전부터 있었던 일이지만, 출시되지도 않은 차량의 전산 코드까지 생성해준건 처음 있는 일인 것으로 안다"며 "공급난으로 현대차의 생산 여력이 떨어짐에 따라 수요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차세대 그랜저는 이른바 '각그랜저'로 불렸던 1세대 그랜저의 스타일링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선 위주의 디자인 기조를 반영해 정통 3박스 세단의 형태를 갖추는 등 쿠페와 유사해지고 있는 최근의 세단 디자인 기조와는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여기에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위치에 걸맞는 기술들도 접목된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포함한 최신 상품 기조를 적극 반영하고, 뒷좌석 탑승객을 배려한 고급 사양까지 망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행 보조 시스템은 제네시스와 맞먹는 수준까지 진화한다. 차선 변경 기능을 포함한 고속도로주행보조2(HDA2)가 적용될 예정인 가운데, 향후에는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 HDP가 적용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빌트인캠 화질은 QHD급으로 개선해 선명도를 높이는 한편, 신호 인식, 전방 차량 출발 알림 등의 운전자 지원 기능과도 연동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오는 10월 아산공장에서 그랜저 시험생산에 돌입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양산은 1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국내 출시는 연말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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