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EV의 수상한 파산 신청 소송…알고 보니 대주주가?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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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09 16:44
에디슨EV의 수상한 파산 신청 소송…알고 보니 대주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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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무산 이후 연이어 수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 산하 에디슨EV의 채권자들이 지난 4일 제기했던 파산 신청을 돌연 취하했다. 에디슨EV는 9일 오후 "김 모 씨 외 채권자 7인이 당사에 대한 파산신청을 접수하였으나 소를 취소하였다"라고 공시했다. 앞서 주식회사 에프앤에프와 알인베스트, 케이알쓰리 등 회사 3곳과 채권자 5명은 수원지방법원에 에디슨EV 파산 선고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재판을 청구한 바 있다.

공시에는 에디슨EV가 갚지 않은 금액이 약 36억원이라고 명시됐다. 이를 두고 회사가 돈이 없어 못 갚은 것이 아니라 고의로 갚지 않은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앞서 쌍용차 인수전 당시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는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수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파산 신청을 제기한 채권자 중 일부가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회장과 함께 쎄미시스코(현 에디슨EV)를 인수했던 주체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작년 8월 에디슨EV가 공시한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 조합 에스엘에이치의 조합원인 라 모 씨 2명과 여 모 씨, 그리고 두 법인의 이름이 이번에 파산 신청을 제기한 채권자 이름과 동일하다. 에스엘에이치 소속 조합원들은 지난해 에디슨EV 지분 9.45%를 매입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해 쌍용차 인수 이슈로 에디슨EV 주가가 올랐을 때 지분을 팔아 차익을 남겼고, 불과 1년여 만에 채권자로 파산 신청을 제기했다. 게다가 파산 신청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돌연 철회하며 의문점이 키우고 있다.

자동차 및 증권 업계에서는 "불과 1년 전까지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회장과 쎄미시스코를 인수했던 이들이 회사 파산 신청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은 의문"이라며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며 수조원의 자금 동원을 확신했던 회사가 36억원이 없어서 파산 신청을 당한 것도 이상하다"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금감원 및 증권거래소에서 조사 중인 주가 조작 건과 연관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작년 4월 기준 주당 1500원대였던 쎄미시스코(현 에디슨EV)의 주가는 에디슨모터스가 인수한 뒤 쌍용차 인수전이 진행되며 6개월 만에 50배 넘게 오른 8만2400원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투자조합 5곳 등은 보유 지분 대부분을 처분해 상당한 차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에디슨EV 주가는 이후 폭락했고, 처음부터 쌍용차 인수보다 주가 뻥튀기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측도 "주식 처분과 관련해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시세 조정,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라며 경고했다.

게다가 올해 3월에는 에디슨EV 감사를 담당하는 삼화회계법인에서 '기업 존속 능력에 불확실성이 있다'며 감사 의견을 거절해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개선 기간이 종료되는 내년 4월까지 현재 상황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심사에 오르게 된다.

결국 손해는 소액 투자자들의 몫이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에디슨EV의 소액주주 수는 10만4615명에 달한다. 현재 에디슨EV의 주가는 1만1600원에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한편, 이번 파산 신청 취하와 관련해 에디슨 측은 "채권자와 원만하게 합의했다"면서 "향후 투명한 경영환경을 구축하고 모든 채권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해 신뢰감을 쌓는 데 주력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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