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 밴과 레이 1인승 모델이 출시되며 경상용차 시장이 다시 치열해졌다. 두 차량은 경차 기반의 상용차로, 한국GM이 점유하고 있던 시장을 직접 겨냥한 모델이다. 

일각에서는 다마스·라보 대비 뛰어난 안전성을 강점으로 꼽지만, 두 차량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다. 경제성, 적재 중량 등 일부분에서는 다마스와 라보의 빈 자리를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모터그래프 독자들은 어떤 점을 아쉽게 생각할까. 지난 2월 16일부터 28일까지 홈페이지, 유튜브 커뮤니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의견을 물었다. 이번 설문에는 5391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4위, 영업용 번호판 제한 "혜택이 부족해요"

4위는 355명(6.59%)이 선택한 영업용 번호판 제한 문제다. 화물 운수업 종사자들을 위한 이른바 '노란 번호판'을 부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 3조(화물자동차)에 따르면, 화물자동차는 일반형, 덤프형, 밴형 및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견인형, 구난형)를 지칭한다. 사실상 거의 모든 상용차를 아우르지만, 경형 또는 소형차, 캠핑카 등을 제외한다고 명시되어있다. 캐스퍼와 레이에 운수용 번호판을 달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등록증 상 다마스와 라보는 화물차로 분류돼 영업용 번호판을 부착할 수 있다. 반면 캐스퍼와 레이는 경차로 분류돼 전용 번호판 부착이 불가능하다. 퀵서비스 등의 화물 운수업에 종사중인 다마스·라보 차주들이 캐스퍼나 레이 밴에 화물 번호판을 달 수 없다는 뜻이다. 

#3위, LPG 엔진의 부재 "경제성이 중요해요"

독자 795명(14.75%)은 LPG 엔진의 부재를 문제삼았다. 다마스와 라보가 경제성을 강조한 LPG 파워트레인을 탑재했지만, 정작 캐스퍼와 레이 밴은 1.0리터 가솔린 터보 및 자연흡기 엔진만 제공하고 있다.

더욱이 가솔린 엔진만 제공되는건 수익성을 중시하는 운수업자들에게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캐스퍼 밴과 레이 밴의 연비(12.8~13.0km/l)는 라보와 다마스의 연비(8.6~8.8km/l) 대비 4~5km/l 앞서는 데 그친다. 고유가 여파로 서울 시내 위발유 가격이 평균 2000원을 넘어섰고, LPG 가격도 1000원을 넘겼다는 걸 감안해보면, 두 차량의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와 별개로, 전기차가 라인업에 추가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모터그래프 독자들은 "전동화 모델 출시도 고려해야한다" (ID:A******) "이제 경제성이라면 LPG보단 전기차가 나왔으면 좋겠다" (ID:4**) "다마스, 라보 전기차가 필요하다" (ID:wo****) 등의 의견을 남겼다.

#2위, 부족한 적재중량 "라보는 550kg은 싣는데"

2위는 부족한 적재중량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1071명(19.87%)이 동의했다. 캐스퍼 밴(300kg)과 레이 밴(315kg)의 최대적재량이 상대적으로 구형인 다마스(450kg), 라보(550kg)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차체 구성 방식에서 오는 차이다. 다마스와 라보는 상대적으로 노후한 모델이지만, 프레임바디를 기반으로 설계돼 무거운 중량을 적재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 캐스퍼와 레이는 모노코크 구조를 채용하고 있어 고하중 중량을 싣는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설문 참여자들도 적재 중량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신을 다마스 차주라고 소개한 독자는 "같은 급에서 다마스만큼의 중량을 싣고 운행할 수 있는 차가 없다" (ID: 째*)고 밝혔고, "업무상 다마스 택배를 이용하는데, 르노 캉구 정도는 되어야 다마스 적재 공간이 대체된다" (ID: 화****) 라는 댓글도 달렸다. 또 다른 독자는 "혼다 N-밴은 리터급 바이크도 운반할 수 있는데 화물용 고정 고리조차 없는건 심하지 않나" (ID: 35*****)며 캐스퍼와 레이의 상품성을 꼬집었다.

#1위, 가격 경쟁력 "소상공인이 사기엔 비싸요"

대망의 1위는 가격 경쟁력이다. 설문 참여자의 과반을 넘은 3170명(58.8%)이 해당 의견을 지지했다.  

캐스퍼 밴의 시작 가격은 1375만원, 레이 밴은 1305만원이다. 다마스(988만원), 라보(838만원)의 엔트리 트림 가격보다 많게는 500만원 이상 비싸다. 독자들은 이와 관련해 "경상용차 가격이 1000만원 이상인건 너무하다" (ID: M**), "비싸다기보다는 가성비가 맞지 않는 것 같다" (ID: E**), "1000만원 미만에 LPG 엔진 얹고, 편의사양을 빼서 최대한 실용적으로 만들 수는 없는건가" (ID: m*****)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다마스와 라보는 오직 수동변속기만 제공되는 데다, 자세제어장치, 에어백 등 안전 사양들도 제한적이어서다. 독자들도 "목숨 걸고 더 싼 차를 사지는 않을 것 같다" (ID:DN****), "다마스, 라보는 너무 오래돼서 사고나면 위험하다" (ID: ill*****), "안전장비는 하나도 없고 에어컨도 옵션인 다마스도 풀옵션은 1000만원이 넘는데, 이정도면 레이 밴 가격은 합리적이다" (ID: jon******) 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