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 하칸 사무엘손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3월부로 퇴임한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볼보를 이끈지 10년 만이다. 

볼보자동차그룹 에릭 리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그는 볼보를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이라며 "지난 10년간 이어진 하칸 사무엘손의 헌신과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2012년 취임한 사무엘손 CEO는 10년간 볼보의 변화를 주도해왔다. 그는 경쟁사들보다 앞서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을 도입하고,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전동화 전략을 입안했다. 더욱이 시티 세이프티, 파일럿 어시스트 등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의 기준을 제시하는 등 핵심 가치인 '안전'을 더욱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70세를 맞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키노트 스피치, 인터뷰 등에 적극 임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파격적인 결정들은 질적 및 양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어느덧 글로벌 시장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글로벌 판매량도 2012년 42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65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10년간 브랜드 비전을 발굴함과 동시에 판매실적까지 끌어올려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볼보자동차는 그의 후임자로 짐 로완을 지목했다. 2012년 블랙베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다이슨그룹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는 등 IT업계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특히 다이슨 재직 시절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과 함께 전기차 프로젝트 N256을 이끌었다. 다이슨은 이 기간동안 전기차에 관련한 특허 18건을 출원했다.

볼보가 스마트폰과 가전을 경험한 이를 영입한 배경에는 브랜드 디지털 전환 및 전동화를 가속화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지속 발굴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짐 로완 내정자는 "산업환경 전반이 전환기에 직면해있는 지금 볼보에 합류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세계적인 인재들과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술, 강력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볼보는 평소에도 많은 영감을 줬던 브랜드"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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