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 [MG수첩] 현대차, A/S 보증 내수차별 논란…해외는 무제한, 국내는 짧게?

앞서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국내외 보증정책을 비교했다. 국내에서 5년을 보증받는 항목이 해외에서 최대 10년까지 보장되는 등 다른 나라에서만 유독 후한 정책을 쓰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정책은 비단 현대차만 사용하는 방식일까. 쉐보레, 르노,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브랜드의 보증 정책은 어떤지 국내와 현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봤다.

# 쉐보레, 국내가 더 좋았는데…쉐비케어 3·5·7 사라지고 미국과 비슷

한때 쉐보레의 보증 조건은 미국 현지보다 국내가 더 좋았다. 해외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현대기아차처럼 자국보다 한국 시장에 더 좋은 조건의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2011년 쉐보레 브랜드 출범하며 ‘쉐비케어 3·5·7’을 선보였다. 3년 무상점검 및 소모품 교환, 일반 및 동력계통 5년/10만km, 7년 무상 긴급출동 서비스를 제공했다. 3년 무상점검 대신 사고 발생 차량을 신차로 교환해주는 조건도 있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2018년 소리소문없이 사라졌고, 덕분에 현재의 조건은 미국보다 조금 떨어진다. 일반과 동력계통은 각각 3년/6만km와 5년/10만km로 비슷하지만, 전기차 일반 보증은 5년/10만km로 미국(8년/16만km)보다 3년/6만km가량 짧다. 배터리 등 전기차 관련 부품은 8년/16만km로 동일하다. 

# 르노, 동력계통 국내가 유리  

르노의 보증 정책은 프랑스보다 국내가 조금 더 낫다

르노삼성은 SM6(르노 탈리스만), QM6(르노 콜레오스), 르노 캡처 등 대부분의 라인업에 일반 3년/6만km, 동력계통 5년/10만km를 적용하고 있다. 순수전기차 조에와 SM3 Z.E.는 배터리 등 관련 부품에 한해 8년/16만km를 보증하고 있다.

프랑스 현지에서는 차종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탈리스만(SM6)과 콜레오스(QM6)는 일반 및 동력계통 모두 3년/무제한 보증을 제공한다. 캡처는 2년/무제한이다.

연간 주행거리가 2만km 내외라면 국내 조건이 프랑스보다 좋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동력계통은 2~3년 가량 긴 만큼 차량 운영에 유리하다. 물론, 주행거리가 긴 차량이라면 프랑스 조건이 더 좋다.

다만, 르노 역시 예외는 있었다. 같은 유럽권이지만 영국은 일반 및 동력계통이 5년/무제한이다. 호주에서는 같은 보증 항목을 7년/무제한으로 보장하고 있다. 

# 벤츠와 BMW는 어떨까?

수입차 시장 점유율 상위권에 있는 브랜드들은 어떨까.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독일 현지 정책과 국내 보증 조건을 비교해봤다.

벤츠의 보증은 비슷하지만, 국내에 조금 더 후한 편이다. 일반 보증의 경우 국내는 2년/4만km로 독일(2년/무제한)에 비해 주행거리에서 손해를 보지만, 동력계통에서는 3년/6만km로 현지(2년/무제한)보다 더 오랫동안 보증을 받는다. 전동화 라인업 역시 PHEV 조건이 8년/16만km로 2년/6만km 더 길다. 전기차는 8년/16만km로 같다. 

BMW는 국내 조건이 현지보다 더 유리하다. BMW는 국내에서 일반 및 동력계통에 대해 3년/20만km, 독일에서는 2년/무제한을 보증한다. 국내에는 주행거리 제한을 뒀지만, 3년 동안 20만km 이상 주행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3년/무제한인 셈이다. 전동화 라인업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부품 6년/10만km, 전기차 부품 8년/10만km로 한국과 독일 모두 동일했다.

제조사가 나라마다 서로 다른 A/S 정책을 펼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각 시장을 대하는 전략과 목표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차처럼 자국과 크게 차이 나는 보증 정책을 펼치는 브랜드는 찾기 힘들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소비자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현대기아차가 차별을 키우는게 아니라 차이를 좁히는 방향으로 움직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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