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전기버스 일렉시티의 모터 시스템 교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시티는 현대차가 2018년에 선보인 도심형 대형 전기버스다. 2010년부터 약 8년여의 개발 기간이 투입됐으며, 국산 부품 비중을 97%까지 높여 화제를 모았다. 256kWh 대용량 배터리와 240kW급 전기모터가 탑재됐으며, 1회 충전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319km에 달한다.

다만, 해당 차량은 버스 회사 및 기사들로부터 전기모터에 대한 결함이 꾸준히 지적됐다.

일렉시티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에서 제작한 액슬 일체형 휠 모터 시스템이 탑재된다. 이는 전기모터와 액슬을 하나의 모듈로 결합해 공간활용도를 높이고 동력 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최소화한 제품이다.

문제는 회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 간 유격으로 인해 진동 및 소음은 물론, 심각한 마모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마모로 인해 생겨난 쇳가루가 끼여 전기모터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로 인해 일부 차량의 운행이 중단되고 버스회사는 노선 운영에 어려움을 토로한다.

결국 현대차는 2018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생산된 일렉시티 253대를 대상으로 무상수리를 결정한다. 올해 4월 무상수리 발표 이후 휠 모터 시스템을 센트럴 모터 방식으로 바꾼다는 소식도 전해졌으나, 현대차는 “휠 모터 시스템을 유지한다”며 이를 공식 부인했다.

현대차 일렉시티(좌)와 일렉시티 퓨어셀(우) 카탈로그
현대차 일렉시티(좌)와 일렉시티 퓨어셀(우) 카탈로그

무상수리 발표 후 6개월여가 지난 현재, 분위기는 바뀌었다. 회사 내부에서 일렉시티 모터 시스템 교체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된 이유는 일렉시티 판매량이 기대 이하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에서 압도적인 판매 실적을 기대했지만, 제품 결함 소식이 확산된 이후 주요 지자체의 전기버스 입찰에서 밀려났다. 올해 친환경 버스 시장에서 현대차는 에디슨모터스와 우진산전 그리고 중국 하이거 등에게 빠르게 추격 당하는 모양새다.

일렉시티의 새로운 모터 시스템으로는 ZF사의 센트럴 모터가 가장 유력하다. ZF 센트럴 모터는 이미 현대차 수소전기버스인 일렉시티 퓨어셀(또는 FCEV)에 탑재된 바 있다. 일렉시티 퓨어셀은 지난해 전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됐으며,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계약까지 달성했다.

일렉시티의 ZF 센트럴 모터 도입에 대해 현대차 측은 “아직 어느 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라며 “(전기버스 모터 시스템 유지 혹은 교체 등에 대해)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2019년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합병을 통해 출범한 현대차그룹 산하 종합부품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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