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3일 강원도 홍천에서 진행된 아우디 e-트론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아우디코리아 제프 매너링 사장을 만났다. 전국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렸지만, 그는 “이런 날씨가 콰트로의 진가가 발휘되는 때”라며 가벼운 인사를 건넸다.

제품 리콜과 판매 중단, 그리고 출고 연기까지 최근 아우디코리아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날씨 만큼 예민한 질문에도 ‘25년차 아우디맨’ 매너링 사장은 능숙하게 대답했다.

Q. 한국에 부임한지 1년이 지났다. 한국 시장에 대한 어떻게 생각하나.

A. 한국은 많은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이다. 로컬 브랜드 디자인도 매우 뛰어나고, 대부분 모델이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등 기술력도 높다. 결국 이 시장에서는 고객에게 얼마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시장 우위를 점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아우디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Q. e-트론 한국 론칭에 대한 소회가 궁금하다.

A. 25년 간 아우디에 있었고 많은 차를 론칭했지만, e-트론 만큼 흥미진진했던 모델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e-트론과 관련해 상당히 많은 계획을 세워놨는데, 코로나19로 좌절된 시나리오가 몇가지 있어 아쉽다. 

Q. 국내 전기차 시장 전망은 어떤가.

A. 한국은 이미 전기차 인프라가 세계적인 곳이다. 전국 30km 내외에 충전소가 마련되어 있어 이보다 전기차를 소개하기에 적합한 시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현대차가 전기차 이용 고객이 늘었다고 발표한 보도를 접했다. 그만큼 전기차 시장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아우디는 자체적인 충전 인프라 확대와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Q. 최근 A6 판매 중단을 결정한 바 있는다. 자세한 원인이 무엇인가.

A. 문제가 된 차량들은 A6 45 TFSI와 40 TDI 모델이다. 두 모델에서 얼터네이터 용접 부분에 문제점이 발견됐고, 본사 측의 개선 지시에 따라 즉시 관련 작업들을 이어가고 있다. TFSI는 85% 정도 리콜이 완료됐고, TDI는 70%가 관련 작업을 마친 상태다. 고객 차량은 물론, PDI 센터에 출고 대기중인 차량들도 이번주 중 문제가 모두 해결될 것이다.

Q. 해당 차량들은 화재 가능성도 지적됐다.

A. 맞다. 고객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에 내려진 조치다. 우선 고객들에게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지하주차장 등에 주차를 지양해달라고 서면으로 발송했고, 리콜을 위해 서비스센터를 찾은 고객들에도 대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유사한 문제가 생길 경우 이번과 같은 형태로 선제적인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Q. 최근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객 인도 시점이 너무 늦다는 지적이 있다.

A. 문제를 잘 알고 있다. 한국 시장의 볼륨을 빠르게 확대해야 한다는 점은 본사에서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공개된 신차가 한국에 선보여지기까지 평균 18개월 가량이 소요되는데, e-트론은 유럽 론칭 6~7개월 만에 출시됐고, Q3 스포트백도 매우 빠르게 도입했다. 물론, A6는 늦은 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한국과 일본의 인증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도 출시 지연의 이유 중 하나다. 

Q. 고성능 브랜드 RS는 언제쯤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가.

A. 되도록이면 최대한 빠르게 도입하고자 한다. 내년 RS7을 가장 먼저 투입할 계획이고, RS5, RS3, RSQ8 등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RS6 투입 가능성을 두고 시장성을 살피고 있다. 아우디에게 2021년은 스포츠카의 해가 될 것이다. 

Q. 아우디를 포함한 독일차들은 여전히 디젤 판매 비중이 높다. 가솔린 판매 비중을 확대할 계획은 없는가.

A. 한때 디젤이 60% 이상을 점했지만, 최근에는 그 반대 양상으로 가고 있다. Q8의 경우 디젤 라인업만 선보였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가솔린) 라인업을 확대할 여지는 있다. 개인적으로는 곧바로 전기차로 전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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