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신형 말리부의 초반 돌풍이 거세다. 아직 영업점에 전시차조차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1만대에 가까운 사전계약이 접수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초기 공급 부족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임팔라 때도 초기 인기가 높았지만 공급 부족으로 인해 인기가 급하락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 "이번엔 공급 차질 없을 것"...사전 생산까지 철저하게

신형 말리부는 지난달 27일 첫 공개 이후 영업일 기준 나흘 만에 사전계약 6000대를 돌파했다. 이어 어린이 날과 임시 공휴일 등에 접수된 계약을 포함, 5월 첫째주까지 약 1만대에 달하는 계약대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차는 이르면 이번주부터 전국 영업점에 전시차량이 비치된다. 고객들이 직접 실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후 계약대수는 한층 더 늘어날 것이라고 업체 측은 전망했다. 

문제는 공급 물량이다. 앞서 출시된 임팔라의 경우 초기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계약이탈자가 속출했다. 이달 19일 본격적인 출고를 앞둔 신형 말리부에도 같은 우려의 시각이 있다. 

이 같은 시선에 대해 한국GM 측은 제 때 공급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GM 부평2공장은 지난 4월부터 신형 말리부를 생산해 초기 공급 물량에 대한 여유분을 쌓아왔다. 특히 부평2공장은 5월 첫째주 황금 연휴까지 반납하며 신차 생산에 역량을 집중했다.

한국GM은 주력인 1.5 터보 모델의 경우 계약 후 2달 이내 출고가 가능하도록 현재의 높은 공장가동률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영업 일선에 따르면, 이번주 계약시 6월 말까지 출고가 가능한 상태다.

 

# 아직은 '공급 문제' 있다...노사 문제도 '걸림돌'

말리부 1.5 터보 모델과 달리 2.0 터보 모델은 출고 적체가 시작된 상황이다. 일선에선 이번주 계약을 하더라도 7월쯤 차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한국GM은 1.5리터급 터보 모델이 수요가 월등히 높을 것으로 봤지만 현재 계약 수준은 2.0 터보 모델도 상당하다.

2.0 모델의 경우 엔진과 터보차저 등 주요 부품을 미국서 수입 생산하기 때문에 늘어난 계약 물량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회사 관계자는 "사전 계약 초기 물량은 최고 등급인 경우가 많지만 장기적으로 차차 하위 모델의 판매가 늘기 때문에 지금의 수요 예상이 적절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출고 적체 해소가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현재 신형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 월 최대 생산량이 8000대에 불과하다. 작년 한 해 부평2공장의 생산량은 7만대 내외로, 월 평균 6000대에도 못 미쳤다. 현재의 계약 추이가 지속될 경우 생산 공장의 능력은 물론 부품 공급 업체들의 공급 문제도 발생하게 된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급격히 악화된 노사 관계도 올해 정상적인 공장 가동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한국GM 노사 양측은 임팔라 국내 생산을 비롯해 아베오 생산라인 이전 등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부평1공장과 통합 운영에 대한 논쟁은 노사간 상처만 남기고 유야무야 사라져 버렸다. 

한국GM 관계자는 "출고대기 기간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품질을 타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생산이 늦어져 6월 이후 출고가 진행되더라도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분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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