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행하는 '조용한 마케팅'에 영향을 받은 것일까. 캐딜락이 주력 모델의 상품성을 대폭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홍보없이 '침묵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캐딜락은 지난달 2016년형 ATS를 출시했다. 신차는 기존 6단 자동변속기를 대신해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고급 안전 사양을 대거 추가했다. 8단 변속기는 변속 효율과 가속 성능을 높였고,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을 통해 연료 효율성을 개선시켰다. 신차 가격은 변속기 교체와 고급 사양 추가 등에도 불구하고 종전 대비 50만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

이어 이달 각 전시장에서는 2016년형 CTS 판매가 시작됐다. 2016년형 CTS 역시 8단 자동변속기와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 등이 더해졌다. 가격 인상폭도 100만원 수준으로 최소화했다. 몇 대 남지 않은 2015년형 일부 모델은 주유비를 포함해 사실상 1000만원 상당의 할인 혜택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에게는 이 같은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캐딜락 측은 2016년형 신차에 대한 출시 행사는 물론, 보도자료도 배포하지 않았다.

일선 현장에서 만난 영업 담당자들은 수입사의 행보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상대적으로 판매 비중이 낮은 ATS-V는 출시 행사부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반면, 브랜드 주력 모델인 ATS와 CTS는 홍보 마케팅 활동이 전무하다는 것.

한 캐딜락 영업사원은 "CTS의 경우 아직 2015년형 모델 재고가 남아있기 때문에 홍보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것 같다"면서 "브랜드 차원에서 대외 홍보 마케팅 활동이 없다면, 영업사원이 개선된 신차 제품력을 알리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캐딜락 ATS-V를 소개하는 GM코리아 장재준 캐딜락 총괄 사장(좌)과 한국GM 제임스 김 사장(우)

이같은 캐딜락의 행보는 수입차 업계 여타 브랜드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상당수 다른 업체들은 신차가 나오면 즉시 구형 모델의 프로모션과 홍보를 통해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고, 신 모델 판매에 전력을 기울인다. 

반면, 캐딜락은 구형 모델에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제공하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소극적인 태도로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신차 또한 구형 모델 재고를 완전히 소진할 때까지 투입 시기를 차일피일 늦춰 구모델과 신모델 소비자들을 모두 잃고 있다. 

캐딜락은 올해 2000대 판매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1분기 판매량은 162대에 불과하다. 지금과 같은 GM코리아의 태도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목표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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