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내비게이션, LTE급 길안내는 기본 '연비까지 챙긴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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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12 16:09
똑똑한 내비게이션, LTE급 길안내는 기본 '연비까지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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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업계의 가장 큰 적은 스마트폰이다. 요즘은 차에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있어도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켜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매립형 내비게이션이 사양산업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이에 각 업체들은 머리를 쥐어짰고, 보란 듯이 더 좋은 내비게이션을 만들어냈다. 넓은 화면에 보다 많은 정보를 넣었고, 지도의 시각적인 요소를 강화했으며, 증강현실 등 새로운 방식의 안내 기술도 추가했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통해 업데이트 편의성을 높였고, 단순한 길 안내 이외에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상품성을 대폭 개선했다. 물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과 공생하며 빠른 길안내 능력도 뺏어왔다.

# 요즘 내비게이션, 스마트폰만큼 빠르다

내비게이션의 선택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신속한 길안내다. TPEG을 이용하는 기존 내비게이션은 정보도 워낙 적고, 이미 30분 이상 지난 내용이라 별 도움이 안된다. 매립형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다.

 

때문에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LTE 망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하자면 스마트폰만큼 신속하게 길안내를 해준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얻는 여러 부수적인 효과는 덤이다.

아틀란 3D를 만드는 맵퍼스는 최근 '하이브리드 내비게이션'을 선보였다. 스마트폰 테더링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길안내를 해주는데, 서버 기반의 목적지 검색을 비롯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길안내 및 실시간 지도 업데이트까지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내비게이션'이란 이름처럼 통신 유무에 따라 온·오프라인 영역에서 끊김 없이 길안내를 해준다. 평소에는 온라인으로 안내해주다가 연결이 불안정한 지역에서는 오프라인으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길안내를 이어간다. 또, 스마트폰과 달리 통화나 카톡 등 운전 중 다른 알림에 방해받지 않고 운전에 집중할 수 있으며, 시인성이 더 좋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지도 업데이트를 제외한 일반적인 길안내는 데이터 소모가 적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번거로운 업데이트 문제가 사라졌을뿐 아니라, 업데이트 방식도 더 똑똑해졌다. 주행 중 기존 지도에서 변경된 부분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최소한의 데이터를 사용해 바뀐 지도 및 경로 정보만 업데이트시킨다. 현재 이 기술은 파인드라이브 제품과 혼다 어코드 등에 사용되고 있다.

# 연비까지 챙겨주는 똑똑한 내비게이션 등장

연비까지 챙겨주는 똑똑한 내비게이션도 등장했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과 기아차 니로는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다. '관성주행안내'와 'ECO-DAS(배터리 충방전 예측·관리 시스템)'라 불리는 기술인데, GPS 정보를 활용해 주행을 예측하고 이에 맞는 주행법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 기아차 니로에 탑재된 연비운전 지원 시스템

관성주행안내는 내비게이션으로 감속 상황을 예측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시점을 미리 운전자에게 알려줘 연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ECO-DAS는 오르막 또는 내리막에서 배터리 잔량에 따라 미리 충방전을 해 배터리 사용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파인드라이브 역시 GPS를 사용한 연비 도우미 내비게이션을 만들었다. GPS를 이용해 차량의 급가속, 급감속, 정속주행 등의 정보를 내비게이션으로 운전자에게 보여줘 스스로 연비 운전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또, 내비게이션에 현재 속도와 규정 속도를 함께 표시해 지금 얼마만큼 과속하고 있는지도 알려준다.

 

특이한 기술도 눈에 띈다. 바로 현대차 제네시스에 장착된 내비게이션 과속 카메라 회피 기능. 고속도로에서 과속으로 '크루즈' 주행 중 단속 카메라가 나타나면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카메라만 지나치면 스스로 가속한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과속카메라 위치 정보를 파악해 이를 피하는 일종의 '꼼수'지만, 어쨌든 급제동을 피하니 연비에는 도움이 되겠다. 

# '미우나 고우나'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라

내비게이션 업체가 단순히 매립형 모델의 기술 향상에만 신경쓴 것은 아니다. 우수한 성능의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만들었다. 일명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통해 T맵과 김기사 등 스마트폰 전용 내비게이션과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맵퍼스의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인 아틀란3D의 경우 '리얼맛집’ 기능이 추가됐다. ‘리얼맛집’ 아이콘을 클릭하면 맛집 검색부터 길안내까지 한번에 이루어진다. 번거로운 포털 검색과정을 생략하고, 다른 앱을 켜는 번거로움도 줄었다. 

맵퍼스 김명준 대표는 "내비게이션이 온라인 상의 ‘예비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상의 실제 장소로 연결하는 핵심 열쇠로 떠올랐다(O2O)"면서 "향후 커넥티드카 환경에서 앱과 차량용 내비게이션 연동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내비게이션 앱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 및 IT기업의 내비게이션 업계 진출도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카카오는 택시에 이어 대리운전과 헤어샵, 택배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다음과 합병하면서 김기사(록앤올)까지 인수했기 때문에 위치기반의 O2O사업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도 SK플래닛으로부터 T맵을 흡수·합병하며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위치기반 사업부문에 포함된 T맵과 T맵 택시, T맵 대중교통을 직접 운영하게 됐을뿐 아니라 T맵을 기반으로한 다양한 연계 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 내비게이션, 앞으로 더 중요해진다

▲ 최초의 내비게이션 혼다의 일렉트로 자이로케이터(Electro Gyrocator). 작은 기계에 A5 용지 크기의 지도 필름을 집어넣으면 현재 위치를 불빛으로 보여주는 원시적인 장비였다.

1981년, 혼다에서 개발한 최초의 내비게이션 '일렉트로 자이로케이터(Electro Gyrocator)'가 나온지 벌써 35년이 지났다. 이제 사람들은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불안해 운전을 못 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사양이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 등장하면서 매립형 내비게이션은 사양사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나온 신차들을 살펴보면 오히려 매립형 내비게이션이 가지고 있는 원천 기술이 더 중요해진 듯하다.

▲ 아우디 TT의 내비게이션 연동 계기반

아우디는 신형 TT를 통해 계기반을 몽땅 내비게이션으로 채우는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는데, 최근 재규어 등 여러 브랜드들이 이를 따라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신형 S클래스를 통해 대시보드를 가득 채운 듯한 대형 내비게이션을 선보였다. 

게다가 요즘은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적용 차량이 늘어나면서 내비게이션, 계기반, HUD 등 총 3곳에서 길안내를 해준다. 이와 관련해 정확성 및 싱크로율 등 상호 연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비게이션의 기술적 노하우가 중요한 법이다.

▲ 자율주행차 시대에 내비게이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미래 자율주행차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내비게이션의 정밀한 지도 및 길안내 기술이다. 레이더와 카메라가 주변을 쉴틈 없이 체크하겠지만, 어쨌든 자율주행차의 시작은 초정밀 GPS와 이어진 내비게이션 시스템에서 시작한다. 특히, 이 기술은 첨단 안전 사양 및 최신 인포테인먼트와 융합되고 있어 내비게이션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하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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