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클러치 변속기(DCT) 선택 아닌 필수...변속기 역사 크게 변한다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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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31 00:32
듀얼클러치 변속기(DCT) 선택 아닌 필수...변속기 역사 크게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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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혹은 더블)클러치 변속기는 새로운 변속기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독일 브랜드가 적극적으로 이를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엔 현대차도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각광받는 이유는 효율과 성능이 수동변속기나 일반적인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에 비해 우수하기 때문이다. 또 운전의 재미까지 놓치지 않았으니 프리미엄카 제조사는 물론이고, 스포츠카 브랜드도 앞다퉈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다.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의 경우도 과거엔 싱글클러치 자동변속기의 짧은 수명과 막대한 유지비용으로 악명 높았는데, 페라리 캘리포니아의 등장과 함께 공개된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통해 이를 해결했다. 포르쉐 또한 더 이상 대부분 모델에 수동변속기를 제공하지 않는다.

# 듀얼클러치는 무엇인가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하나의 자동변속기 틀 안에 두개의 수동변속기가 놓였다고 보면 된다. 전체적인 내부 구조는 수동변속기에 더 가깝다. 일반적인 수동변속기는 엔진의 힘이 전달되는 입력축과 그 힘을 바퀴로 전달하는 출력축이 각각 하나다. 이에 반해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일반적으로 1, 3, 5단 기어가 놓인 축과 2, 4, 6단이 있는 축으로 나뉜다. 각 축은 두개의 클러치를 통해 교대로 동력을 바퀴에 보낸다.

7단 DCT 변속기의 개요
▲ 일반적인 듀얼클러치의 구조.

1단 기어가 물린 상태에서 이미 다른 축에 놓인 2단 기어가 준비 중이다. 일반적인 변속기는 기어를 바꾸기 위해 일단 동력부터 끊어야 하지만 클러치가 두개인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엔진 힘을 다른 축으로 전달하면 그만이다. 동력이 끊김없이 전달되니, 변속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크게 습식과 건식으로 나뉜다. 습식은 마치 자동변속기의 토크컨버터처럼 기름이 가득찬 채 유압을 이용해 작동한다. 건식이라고 해서 오일 없이 작동하는건 아니고, 일반 수동 변속기와 같은 구조의 클러치를 갖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 포르쉐 7단 PDK 변속기.

건식 클러치는 유압을 위한 오일 펌프나 배관이 필요하지 않아 구조가 간단하고 크기가 작고 무게도 가볍다. 생산 단가도 낮다. 하지만 최대 허용 토크 범위가 높지 않다. 클러치 냉각이 원활하지 않아서다.

습식 클러치는 최대 토크 허용 범위가 높아 고성능 모델에 자주 쓰인다. 하지만 엔진 출력 일부가 오일 펌프 동작에 사용되니 연비가 약간은 희생된다. 또 비교적 구조가 복잡하고 생산 단가도 높다.

▲ 폭스바겐 DSG 변속기.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폭스바겐을 보면 출력이 낮은 소형차엔 건식 클러치를 사용하고, 나머지 모델엔 습식 클러치를 쓴다. 포드, 르노, 볼보 등은 건식 클러치를 사용한다. 현대차의 7단 듀얼클러치, 르노삼성차가 사용하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도 건식이다. 

# 듀얼클러치의 역사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이미 2차 세계 대전 전후로 개발이 시작됐다. 프랑스의 육군 기술자 아돌프케그레스(Adolphe Kégresse)가 처음 듀얼클러치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프로토타입이 제작되기까지 수십년이 흘렀고, 1980년대 영국의 자동차 부품 업체 오토모티브프로덕츠(Automotive Products)가 포드 피에스타, 레인저, 푸조 205 등에 탑재되는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선보였다.

▲ 포르쉐 962.

비슷한 시기, 폭스바겐그룹과 포르쉐도 듀얼클러치 개발에 한창이었다. 공동 개발을 통해 포르쉐는 1983년 르망 레이스카 956과 962에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했고, 아우디는 스포츠 콰트로 S1 랠리카에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적용했다.

듀얼클러치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단연 폭스바겐을 통해서다. 폭스바겐은 2003년 4세대 골프 R32에 6단 DSG 변속기를 적용했다. 폭스바겐은 아우디 1세대 TT의 수동변속기에 보그워너가 개발한 습식 듀얼클러치를 적용했다. 

▲ 폭스바겐 골프 R32.

듀얼클러치를 생산하는 업체로는 대표적으로 보그워너, ZF, 게트락, 리카르도, 피아트 파워트레인 테크놀로지, 그라지아노, 현대 다이모스 등이 있다. 

# 듀얼클러치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국내도 듀얼클러치 변속기 시대

현대차는 2011년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처음 소개했다. 벨로스터에 적용된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외산 라이센스 생산 제품이었다. 더구나 허용 토크가 26kg.m에 불과해 여러 차종에 탑재되지도 못했다. 전략적이었는지 몰라도 당시 현대차는 해당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적용을 확대하지 못했다. 

듀얼클러치 변속기 적용을 빠르게 확대한 것은 르노삼성차다. 르노삼성차는 터보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조합된 SM5 TCE를 선보였다. SM5 TCE의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게트락이 공급하는 것으로 뛰어난 효율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QM3에도 탑재된다.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7단 DCT 변속기

르노삼성차가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재미를 보고 있는 사이, 현대차는 비밀리에 새로운 듀얼클러치 변속기 개발를 진행했다. 기존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생산은 현대파워텍이 담당했지만,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현대 다이모스가 개발을 주도했다. 

▲ 현대차 i40.

현대차는 건식 클러치를 고집했다. 최대 허용 토크가 낮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설계부터 완전히 새롭게 했다. 이를 통해 핵심 부품 및 제어로직 개발 국산화를 이뤘고, 관련 특허 145건을 출원했다. 현대차의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i40, i30, 벨로스터, 투싼 등에 탑재됐다. 현대차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적용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각 자동차 제조사의 DCT 변속기 발표 현황

# 듀얼클러치의 미래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인해 수동변속기는 물론이며 자동변속기도 설 곳을 잃고 있다. 효율과 성능 등이 모든 면에서 월등하기 때문이다.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가 9단 및 10단 등의 다단화로 듀얼클러치 변속기에 맞서고 있지만, 듀얼클러치 변속기도 이미 다단화 개발이 한창이다. 

혼다는 신형 NSX에 9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적용했다. 폭스바겐은 10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비엔나 엔진 심포지엄(Vienna engine symposium)’에서 폭스바겐 R&D 총책임자 하인즈야곱노이사(Heinz-Jakob Neusser)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6단 DSG 변속기를 10단 DSG 변속기로 대체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변속기를 통해 2020년까지 약 15% 이상 연료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폭스바겐의 10단 DSG 변속기는 가로 및 세로배치 엔진 모두 탑재 가능하며, 사륜구동 모델에도 적용할 수 있다. 최대토크는 51.1kg.m까지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또한 습식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 및 후륜구동형 듀얼클러치 변속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변속기를 선행 개발해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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