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가 2023 자동차 동향 보고서(2023 EPA Automotive Trends Report)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2005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7% 감소했고 연비는 35% 증가했다. 지난해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 중 평균 연비가 가장 높았던 업체로는 현대자동차가 꼽혔다.
# 기업 평균 연비 토요타 아닌 현대차가 1위…혼다는 후퇴하며 2위로
기업 평균 연비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각 브랜드가 판매하는 모든 모델의 제원을 반영해 평균화한 것이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동안 연비를 28.6mpg(12.1km/L)에서 29.1mpg(12.3km/L)로 개선했고, CO2 배출량을 311g/mi에서 302g/mi로 낮췄다.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혼다와 마쯔다는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혼다는 연비가 29.4mpg(12.5km/L)에서 28.7mpg(12.2km/L)로 낮아졌고, CO2 배출량은 302g/mi에서 309g/mi로 높아졌다. 29.0mpg(12.3km/L)이었던 마쯔다는 27.0mpg(11.4km/L)로 크게 낮아져 체면을 구겼다.
기아는 현대차 못지않은 연비 개선과 CO2 배출 감소를 이뤄냈다. 같은 기간 연비를 27.1mpg(11.5km/L)에서 28.6mpg(12.1km/L)로 개선하며 사실상 혼다와 동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특히 CO2 배출량을 327g/mi에서 306g/mi로 21g/mi 두 자릿수 낮췄다.
산업 전체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은 2017년 357g/mi에서 337g/mi로 낮아졌으나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포드, GM, 스텔란티스는 산업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연비가 가장 낮은 순위 목록 최하위는 2017년 21.1mpg(8.9km/L)에서 2022년 21.3mpg(9.05km/L)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친 스텔란티스가 이름을 올렸다.
# 전기차 인기? 정작 소비자 90%는 내연기관 자동차 구매
1995년 미국은 휘발유 엔진 점유율이 100%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후 하이브리드 차종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2023년에는 점유율이 13.6%까지 상승했다. 한때 1% 이상 점유율을 보였던 디젤엔진은 다시 사라지는 추세다.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점유율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0%에 미치지 못한 9.8%로, 하이브리드 점유율을 넘어서지 못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이제 2%를 달성한 수준이다. 다만 2020년 이후 전기차는 매년 2배가량 성장하고 있으므로 올해 점유율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 다단화 경쟁 이후 전기차 보급 따라 평균 단수 감소 추세
변속기 관련 변화도 과거와 달라진 양상이다. 1980년에는 수동변속기 탑재 비율이 34.6%에 이르렀지만 지난 2023년에는 1%로 하락했다. 일부 스포츠카 혹은 상업용 차량에만 수동변속기가 남아있는 정도다. 반면 자동변속기 탑재 비중은 74.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연기관용 CVT 변속기 비중은 17.7%, 하이브리드용 CVT 변속기는 7.1% 수준이다.
자동변속기의 다단화도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1975년에는 4단 혹은 미만 단수를 가진 변속기가 시장의 99%를 차지했었지만 2017년에는 1%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1단 변속기를 쓰는 전기차의 보급으로 현재는 4단 이하 변속기 탑재 비율이 9.8%까지 증가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23년 기준 신차 중 29.9%는 8단 자동변속기가, 25%는 9단 혹은 10단 변속기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단화 경쟁의 절정기였던 2020년에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평균 단수가 7단에 육박했다. 하지만 전기차의 보급이 확산된 2023년에는 평균 단수가 6.3단으로 하락한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