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사륜구동 기술 xDrive가 타 브랜드 대비 역사가 짧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다. 잘 달릴지언정 사륜구동 기술력은 부족하다고도 한다. 과연 그럴까. 사실 xDrive는 아우디 콰트로 못지않은 오랜 역사가 있다.

BMW가 사륜구동 시장에 처음 진입한 건 1985년이다. 처음으로 사륜구동이 적용된 모델은 E30 325i로, 325i 알라드(Allad)로 소개됐다. 이후 325ix로 이름을 바꾼다.

325ix는 기계식 사륜구동 기술을 지니고 있었다. 구동력 배분 비율은 37:63이었으며, 좌·우 바퀴의 회전속도에 반응해 각각 구동력을 조절했다. 이는 1988년 등장한 3시리즈 투어링에도 적용됐으며, 이때부터 명명 체계는 ix에서 xi로 바뀐다.

1991년에는 5시리즈(E34)에 최초의 전자식 사륜구동이 추가된다. ABS에 포함된 센서에서 바퀴 회전 속도를 감지하고, 이를 통해 브레이크 상태, 엔진 회전 속도, 가속 페달과 연결된 스로틀 밸브의 위치를 파악해 구동력을 제어했다.

1999년, BMW의 첫 SUV X5가 등장한다.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 오토매틱 디퍼렌셜 브레이크, 힐 디센트 컨트롤 등의 첨단 전자장비가 추가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험로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며 호평받았다. 이 기술은 2000년, 4세대 3시리즈에 처음 적용되기에 이른다.

xDrive 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건 2003년 X3와 X5를 통해서다. 바퀴의 회전 속도, 스티어링 휠 각도, 가속 페달 전개도, 측방향 가속도 등 다양한 주행 상황을 고려할 수 있게 설계된, 세계 최초의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이었다.

X5 M과 X6 M
X5 M과 X6 M

작동 방식은 기존의 사륜구동 시스템과 완전히 차별화됐다. 기존의 사륜구동은 한 개 이상의 바퀴가 헛도는 상황에서 작동했지만, xDrive는 언더스티어 또는 오버스티어를 사전에 감지하고, 구동력의 흐름을 배분했다. xDrive가 흥행한 것도 이때부터다. X3는 2010년 2세대 출시 전까지 글로벌 60만대, X5는 100만대가 팔려나갔다.

2007년 등장한 X6에서는 다이내믹 퍼포먼스 컨트롤이 추가됐다. 코너링 시 좌·우 뒷바퀴 사이의 구동력을 조절하는 기술로, 스티어링 각도, 주행 속도, 엔진 토크 등을 감안해 최적의 구동력을 계산해 차량 움직임을 안정화하는 원리였다.

2009년 등장한 액티브 하이브리드 X6에서는 xDrive와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만난다. 같은 해 출시된 X5 M과 X6 M에서는 처음으로 고성능 디비전에 xDrive가 결합됐다. 이어 2012년 3, 5, 6시리즈, 2013년 4시리즈에도 xDrive가 추가됐다. 2014년에는 나온 액티브 투어러에도 xDrive가 적용되며 외연은 후륜을 넘어 전륜구동까지 확장된다.

전동화 시대에도 xDrive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i8에서 파생된 eDrive는 내연기관이 뒷바퀴를, 전기모터가 앞바퀴를 굴리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eDrive는 지금까지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라인업을 통해 지금까지도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xDrive는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뒷바퀴를 조향해 주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이 대표적이다.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반대로 조향 돼 회전 반경을 줄여주고, 60km/h 이상에서는 같은 방향을 향하며 고속 안정성을 끌어올려 준다.

고성능 M 라인업에 적용되고 있는 M xDrive는 험로 주파 능력이 아닌, 퍼포먼스에 집중해 설계된 본격적인 고성능 사륜구동 기술이다. 액티브 M 디퍼렌셜은 뒷바퀴 동력을 능동적으로 분배하며, 운전자의 필요에 따라 네 바퀴로 전달되는 동력은 100% 후륜으로만 전환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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