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가 '싱루이L'을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알파벳 'L'은 롱휠베이스 모델에 쓰이지만, 지리는 럭셔리(Luxury)을 뜻하는 의미로 'L'을 사용했다. 지리자동차에 따르면 싱루이L은 새롭게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1회 주유로 1200km 주행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평균 400km 내외인 전기차의 3배에 달하는 긴 주행거리를 자랑하지만, 가격은 3분의 1 수준인 에 불과하다(한화 기준).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

지리 측은 DHT(Dedicated Hybrid Transmission) 시스템을 내세웠다. 2021년 지리그룹이 개발한 것으로 1.5리터 4기통 터보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 3단 변속기를 통해 동력을 생성한다. 지리 측은 해당 시스템의 열효율은 43.32%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참고로 토요타와 현대차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의 열효율은 41% 수준이다. 

지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시속 20km 이하에서는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한다. 특히, 80km/h 이상에서도 엔진 구동 없이 전기모터만으로 달릴 수도 있다. 다만, 20~70km/h의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엔진과 모터가 상황에 맞춰 작동해 효율을 높인다.

3단 변속기는 상황에 맞춰 모터와 구동축간 기어비를 바꿔준다. 특히 저단 기어를 사용할 때는 전기모터의 힘이 증폭돼 급가속 시 순간적으로 502kgf.m에 달하는 토크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리 DHT(Dedicated Hybrid Transmission) 개념도
지리 DHT(Dedicated Hybrid Transmission) 개념도

지리에 따르면 변속기를 거치지만, 전기모터가 직접 바퀴를 굴릴 수 있어 변속기의 동력 전달 효율은 97.5%에 이른다. 변속 속도도 0.1초에 불과할 정도로 빠르다. 저단 기어를 통해 전기모터의 큰 힘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변속기가 없는 상태 대비 50% 가속성능 증대 효과도 보여준다. 일본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비교하면 30% 빠른 가속 성능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엔진은 5500rpm에서 150마력과 22.9kgf.m로 다소 평이하다. 그러나 2개의 모터와 3단 변속기가 136마력·32.6kgf.m를 더해 시스템 출력은 245마력, 최대토크는 55.6kgf.m다. 

연비도 좋다. 지리가 발표한 복합연비는 23.7km/L로, 50리터의 연료탱크를 모두 채우면 1200km를 이동할 수 있다. 참고로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17.8km/L,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18.5km/L다.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의 전면부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의 전면부

외관은 새롭다. 단조로웠던 헤드램프는 각지고 날카로운 모습으로 변경됐으며, 범퍼 양 측면에 ‘T’자 형태를 보이는 보조조명도 추가됐다. 평면적으로 변경된 지리의 새로운 로고도 그릴 중앙에 배치했다. 주간주행등과 보조등 모두 애니메이션 효과가 추가됐으며 매트릭스 LED로 상대방에게 눈부심을 전달하지 않으면서 먼 거리 시야 확보도 할 수 있다.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의 후측면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의 후측면

측면부는 뒤로 갈수록 상승하는 캐릭터라인을 통해 전진 감을 표현했다. 18인치 휠도 크롬 블랙 색상으로 마감했다. 퍼들램프도 갖춰 야간에 차량 주위를 밝힐 수도 있다. 리어램프는 좌우 조명이 연결된 형태로 변경됐다.

지리그룹의 소형차 플랫폼인 CMA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큰 차체를 자랑한다. 길이x너비x높이는 각각 4825x1880x1469mm, 휠베이스는 2800mm다. 기존 대비 40mm 길어지고 11mm 넓어졌다.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의 실내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의 실내

실내는 전기차를 연상시키는 스타일로 변경됐다. 수평형 대시보드 구성과 세로형 대형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버튼이 생략된 심플한 구성 등이 특징이다. 가죽과 원목 하이그로시 블랙 등을 조합했고, 다양한 박음질 장식을 더해 고급세단 이미지를 더했다.

계기판은 12.3인치 크기를 가지며 우측으로 13.2인치에 이르는 세로형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배치됐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차량의 대부분 조작할 수 있게 되면서 대부분의 물리 버튼은 사라졌다.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인터페이스가 사실상 테슬라와 동일한 수준이다.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인터페이스가 사실상 테슬라와 동일한 수준이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은하 os 2.0(银河 os 2.0)이 탑재된다. 태블릿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처럼 다양한 앱들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각각 메뉴 구성을 비롯한 인터페이스와 디자인까지 테슬라와 상당히 유사하다. 공조 컨트롤 부분은 사실상 테슬라의 것을 베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동일하다.

문자보다 목소리를 주고받는 중국 소비자 특징을 살려 음성인식 기능도 강화됐다. 내비게이션과 창문 조작을 비롯한 다양한 기능 구현을 음성 명령으로 실행시킬 수 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장비들도 탑재된다. 앞좌석에는 통풍 기능까지 추가되며 무선 충전과 파노라믹 선루프, 360도 어라운드뷰 기능도 지원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탑재되며, 앰비언트 라이트의 색상은 256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
지리자동차(吉利汽车)가 공개한 싱루이L(星瑞L)

지리 싱루이L은 11월 내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가격은 13만위안(약 2340만원)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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