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BMW 5시리즈, 제네시스 G80, 렉서스 ES,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BMW 5시리즈, 제네시스 G80, 렉서스 ES,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BMW가 8세대 5시리즈를 출시했다. 세계 판매 1~2위 국가인 한국시장에 초점을 맞춘 큰 변화가 이뤄졌다.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성으로 무장했을 뿐 아니라 가솔린과 디젤, 전기차까지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특히 내년 초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클래스가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초반에 기선제압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까지 느껴진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존 모델 대비 어떤 변화를 거쳤고, 경쟁모델 대비 어떠한 특장점이 있는지 비교해봤다.

#크기

8세대 5시리즈는 전체 길이가 5m를 넘기는 크기로 확대됐다. 기존모델 대비 90mm 이상 길어진 크기에 해당한다. 폭도 30mm 넓어졌으며, 높이도 35mm 높아졌다. 이중 높아진 크기가 특징인데, 전기차 설계를 대비하면서 보다 여유로운 헤드룸 확보를 위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체적인 크기 확대를 통한 존재감을 높이면서 보다 여유로워진 실내를 통해 거주성을 개선하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주요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한 결과 8세대 5시리즈의 크기는 더욱 부각된다. 롱휠베이스 사양이 수입되는 볼보 S90을 제외하면 동급에서 가장 길고 넓으며 높은 크기를 갖는다. 휠베이스는 3m를 넘지 않아 볼보 S90과 제네시스 G80보다 소폭 짧다. 수치적인 크기보다 입체적으로 웅장해보이는 것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 특성상 5시리즈의 크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출시될 차세대 E-클래스의 크기는 현재와 크게 변하지 않는 사이즈를 갖는다. A6와 ES, S90 등도 당장 큰 변화가 예고되지 않았으며,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G80도 크기는 유지될 예정이다. 이번 5시리즈는 '상대적으로 크고 넓은차' 이미지가 부각된다.

#파워트레인

현재 8세대 5시리즈는 4기통 가솔린과 디젤, 전기차로 출시됐다. 이중 내연기관 모델은 모두 48V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디젤 모델만 적용됐던 7세대 모델과 차이점이다. 이를 통해 가솔린과 디젤 모두 출력이 소폭 상승했다. 다만 8세대 5시리즈는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내연기관 모델이 제한적이다.

7세대 5시리즈에 없었던 전기차가 새로 추가됐다. 기존 모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기차 역할을 대신했지만 이번에는 순수전기차가 추가됐다. 340마력을 발휘하는 eDrive40 모델과 601마력의 M60 xDrive 2종이 출시됐다.

파워트레인의 종류는 곧 모델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벤츠 E-클래스가 가장 다양하다. 4기통 2.0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E250을 시작으로 디젤 사양인 E220d, 6기통 엔진이 탑재된 고급 사양인 E450, AMG 53 사양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췄다. 8세대 5시리즈는 이에 비하면 단촐한 편.

아우디 A6는 4기통 가솔린과 디젤을 운영 중이며, 타 브랜드에 없는 6기통 디젤 승용 라인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대로 렉서스 ES는 오직 하이브리드 모델만을 운영하고 있다. 일찍부터 탈 디젤을 선언한 볼보는 S90을 250마력을 발휘하는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만으로 판매 중이다. 한때 가솔린과 디젤 모두 판매됐던 제네시스 G80은 현재 4기통과 6기통 가솔린 엔진만 남겼다.

#연비와 유류비

크기와 무게가 증가했지만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 및 파워트레인 최적화를 통해 연비 하락을 최소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520i 기준 약 2.4% 연비 하락이 발생했는데, 이로 인한 연간 유류비 부담은 약 5만원 이상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비 변화의 원인으로 무게 증가를 꼽을 수 있다. 가솔린 2.0 기준 기존대비 160kg 이상 증가했다. 무거운 디젤엔진과 4륜 시스템이 추가된 523d xDrive 기준 7세대 5시리즈는 1800kg을 살짝 넘지만 8세대 5시리즈는 1960kg을 넘어선다. 전기차와 내연 혼합 플랫폼을 도입한 동시에 다양한 편의 및 안전장비 등의 추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가장 대중적인 4기통 기본 모델을 기초로 복합연비를 비교한 결과 2.5리터 엔진과 2개의 모터가 결합된 렉서스 ES300h 경쟁력이 가장 높았다. 이를 제외한 순수 내연기관 모델을 기준으로 비교시 520i의 연비가 가장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년간 약 2만km를 주행한다면 BMW 520i는 벤츠 E250 대비 약 50만원의 유류비를 아낄 수 있다.

볼보 S90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는 대안이 있으며 아우디 A6에는 높은 효율을 갖는 디젤을 선택할 수 있다. 반면 가솔린 터보엔진 2종만으로 이뤄진 G80은 상대적으로 유류비 지출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공간

8세대 5시리즈는 7세대 대비 넓어진 폭을 갖는 만큼 1열과 2열 모두 숄더룸이 확대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헤드룸은 거의 동일하다는 것. 차량 높이가 약 35mm 높아진 반면 헤드룸은 동일하기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공간 확보를 위한 높이 변화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주요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한 결과 1열과 2열 숄더룸은 동급에서 가장 넓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레그룸 관련 제원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7세대 5시리즈의 레그룸을 미뤄봤을 때 제네시스 G80 혹은 렉서스 ES에 준하는 수준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8세대 5시리즈의 1열과 2열 헤드룸은 동급 경쟁모델대비 소폭 부족하다. 다만 렉서스 ES의 헤드룸이 부족함에도 국내 소비자들이 크게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부족함 없는 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 가능하다.

#트렁크 공간

VDA 기준 제조사 발표 트렁크 공간을 비교해보면 8세대 5시리즈는 7세대 모델 대비 10리터 가량 공간이 축소됐다. 이는 후륜에 전기모터와 DC 컨버터 등 다양한 전기차 장비 장착을 위한 공간 확보가 원인으로 예상된다. 수치적으로 10리터가량 감소했지만 트렁크 돌출공간을 비롯한 형상 최적화를 통해 실제 체감 넓이는 더 넓다고 느껴지게 만들 수도 있다. 때문에 트렁크 내부 공간을 얼마만큼 평평하고 깔끔하게 마감했는지 여부가 중요해진다.

주요 경쟁모델과 트렁크 크기를 비교한 결과 가장 넒은 크기를 가진 모델은 벤츠 E-클래스가 꼽혔다. 540리터의 크기를 갖고 있는데, 이는 최상위 모델인 S-클래스(560리터)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후 순서대로 아우디 A6와 BMW 5시리즈가 뒤를 이었다. 렉서스 ES와 제네시스 G80은 상대적으로 작은 트렁크 공간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각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 수준은 아니지만 골프백 등을 적재하는 상황에서 체감적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가격 경쟁력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판매되는 제네시스 G80이 가장 앞섰다. 타사에서 접근 불가능한 5천만원대부터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G80도 최상급+풀옵션 조합으로 구성하면 9000만원 가까운 가격을 갖기 때문에 수입 경쟁모델과 사실상 차이가 없어진다.

8세대 5시리즈는 다양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격 변화를 최소화시켰다. 크기를 과거 7시리즈급으로 키웠을 뿐 아니라 실내공간 및 거주성도 개선시켰다. 최신 7시리즈에 버금가는 화려한 실내 디자인도 도입했으며, 최신 파워트레인으로 주행성능과 연비 모두 높이기까지 했다. 주력 인기시장인 한국에서 위치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같은 독일 브랜드인 벤츠 E-클래스 혹은 아우디 A6대비 저렴한 가격대를 갖는다는 점도 매력이다. 다만 렉서스 ES나 볼보 S90과 같은 모델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다는 것은 동일하기 때문에 크게 국산 vs 독일 vs 비독일 모델로 나눠 구입을 고려할 수 있다. 신형 5시리즈는 2024년 초 출시를 앞둔 메르세데스-벤츠의 11세대 E-클래스와 본격적으로 경쟁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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