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6 판매량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기차 구매 심리 위축 여파로 가격까지 조정했지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현대차 2024년형 아이오닉6
현대차 2024년형 아이오닉6

4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6 판매량은 지난 4월을 기점으로 매달 감소하고 있다. 9월에는 344대가 인도되는 데에 그치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7.0% 쪼그라들었다. 더욱이 지난달에는 상품성을 높이고, 가격을 내린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했음에도 약발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 

보조금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지난 7월 기준 서울시의 승용 전기차 보조금 소진률은 30%대, 8월 들어서도 35%에 머물렀다. 이달(10월 4일) 승용 전기차 보조금 소진률은 41.6%로, 여전히 7996대 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반 년도 되지 않아 보조금이 소진되고, 하반기 추가 경정예산 편성까지 했던 지난해와는 딴판이다. 

이렇다보니 현대차는 이달 'EV 세일 페스타'를 열고 대대적인 판촉도 시작했다. 이달 아이오닉6 계약자를 대상으로 320만원 할인을 내걸었고, 80만원어치의 전기차 충전 크레딧도 얹어주고 있다. 여기에 연식변경으로 인한 가격 인하분(70만원)까지 포함하면 할인 혜택 금액은 470만원에 달한다. 

현대차 2024년형 아이오닉6
현대차 2024년형 아이오닉6

이 같은 할인 공세에도 아이오닉6 구입을 주저하는 이들도 있다. 출시 이후 쏟아진 전기택시 때문이다. 전기차 구입을 고려중이라고 밝힌 한 소비자는 "도로에서 봤던 아이오닉6 대부분은 승용차보단 택시가 많았던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며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택시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고민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도 아이오닉6 택시 판매 비중은 적지 않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등록된 아이오닉6(1만8828대) 중 택시는 3533대로 전체 판매량의 18.8%를 차지했다. 택시와 렌터카를 포함한 법인차 비율은 42.4%로, 판매량이 더 많은 기아 EV6(39.5%)보다도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 전기차와 가격 간극이 좁아진 데다, 전기차 구매 심리 전반이 위축된 영향이 클 것"이라며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SUV나 크로스오버가 득세중인 반면, 아이오닉6가 세단이라는 한계점을 갖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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