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기술은 한계라고 여겼던 영역을 뛰어넘으며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자동차 업계는 다양한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황당하다고 느끼는 도전도 서슴지 않는다. 모터그래프가 자동차 업계의 기상천외한 도전을 정리해 봤다.

# 포르쉐 카이엔,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를 끌다

포르쉐는 지난 2017년 카이엔으로 에어프랑스 소속 에어버스 A380을 견인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쓰인 모델은 카이엔 S 디젤로, 4.2리터 V8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385마력 최대토크 86.6kgf·m을 발휘하는 모델이다. 토크만 놓고 보면 당시의 최상위 모델 카이엔 터보 S(81.6kgf·m)보다 높은 수치다.

에어버스 A380을 견인하는 포르쉐 카이엔
에어버스 A380을 견인하는 포르쉐 카이엔

당시 카이엔이 견인한 A380은 복층 구조의 초대형 항공기로, 지금까지 생산된 여객기 중 가장 큰 기체다. 표준 중량만 285톤에 육박하며, 기체 길이만 72미터에 달한다. 항공사에 따라 개별 주문이 가능한 다양한 시트 옵션 등에 따라 무게는 이보다 더 무거운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 업계가 '항공기 견인 챌린지'에 나서는 이유는 분명하다. SUV의 성능을 평가하는 데 있어 견인력은 중요한 요소고, 항공기는 견인할 수 있는 무거운 물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차체 강성도 견인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차량의 견고함도 자연스레 홍보할 수 있다.

# 테슬라와 보잉 737의 '달리기' 대결

자동차와 비행기의 대결은 단순히 '견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들은 활주로를 달리며 속도를 겨루기도 했다. 대표적인 건 2016년 콴타스항공이 공개한 테슬라 모델S와 보잉 737의 대결이다.

보잉 737과의 달리기 대결을 진행한 테슬라 모델 S
보잉 737과의 달리기 대결을 진행한 테슬라 모델 S

당시 드래그 레이스에 동원된 모델S는 당시로선 최상위 라인업에 속했던 P90D다. 90kW급 모터를 장착해 최고 출력 503마력, 최대토크 65.0kgf·m을 발휘했으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는 2.8초 만에 주파했다. 경쟁 상대로 활주로에 오른 보잉 737-800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협동체 여객기로, 전장은 39.5미터, 중량은 41톤이며, 최고 순항 속도 839km/h에 달한다.

이들은 출발과 동시에 결승선까지 내달렸고, 초반 가속은 테슬라가 더 빨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결승선 통과 속도는 테슬라가 250km/h, 보잉 737이 259km/h를 기록했고, 737이 고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출력을 더 증가시킴에 따라 완전히 패배했다.

# 가장 오랫동안 드리프트 한 BMW M5

BMW 북미법인은 2018년 BMW M5(F90)를 앞세워 '역대 최장 시간 드리프트'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날 M5가 드리프트만으로 주행한 거리는 374km, 주행 시간은 8시간에 달했다.

드리프트 최장기록을 갈아치운 두 대의 BMW M5
드리프트 최장기록을 갈아치운 두 대의 BMW M5

드리프트를 멈추지 않기 위한 다양한 구성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원돌이'라고도 하는 원 선회 드리프트를 위해 원형 주행로를 마련했고, 노면에는 타이어 마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물을 뿌렸다. 드리프트 중 평균 0.1~0.9km/l까지 떨어지는 연비에 대응하기 위해 공중급유기에서나 볼법한 특수 급유 장치까지 마련했다.

흥미로운 건 직전 드리프트 기록이 급유를 위해 따라붙은 구형 M5(F10)이었다는 점이다. 급유를 위해 함께 드리프트를 하며 기록을 수립했고, 이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신형 M5의 기록으로 대체됐다.

# 혼다가 만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잔디 깎기'

혼다는 2018년 독특한 기네스 기록을 세운 이력이 있다. '민 모워(Meam Mower)'로 알려진 잔디 깎기를 이용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잔디 깎기' 라는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혼다가 만든 가장 빠른 잔디깎기 민 모워
혼다가 만든 가장 빠른 잔디깎기 민 모워

민 모워의 강력한 성능의 비결은 엔진이다. 최고 출력 189마력을 발휘하는 혼다의 모터사이클 CBR1000R의 엔진을 탑재했고, 6단 패들시프트를 탑재했다. 당시 혼다는 민 모워를 앞세워 최고속도 215km/h를 돌파했고, 1분당 4000회 이상 회전하는 금속 커팅 케이블을 적용해 잔디를 깎기 위한 본연의 성능에도 충실했다.

흥미로운 건 민 모워의 기록 이전에도 혼다의 잔디 깎기가 기네스 기록이 있었다는 점이다. 2014년에 등장한 1세대 민 모워는 혼다 VTR의 1.0리터 엔진을 장착해 최고속도 187km/h를 냈고, 시속 24km/h로 잔디를 깎을 수 있었다. 혼다의 괴짜 정신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 볼보가 만든 퍼포먼스 트럭, 아이언 나이트

볼보트럭은 2016년 공개한 트럭 아이언 나이트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트럭'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아이언 나이트는 최고 출력 2400마력, 최대토크 612.3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으며, 최고속도는 무려 276km/h에 달했다.

볼보트럭 아이언나이트
볼보트럭 아이언나이트

이 밖에 차량의 무게 감량을 위해 전자장치를 최소화했고, 성능 극대화를 위해 새롭게 세팅된 소프트웨어가 탑재됐다. 여기에 공기역학 디자인이 적용된 탄소섬유 소재 캡도 기록 수립에 기여했다.

기록 주행은 스웨덴 북부 셸레프테오(Skellefteå) 인근에 있는 ‘셸레프테오 드라이브 센터’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아이언 나이트는 정지상태에서 출발해 1000m를 21.29초 만에 주파했고, 평균속도는 시속 169km를 기록했다. 500m의 경우 13.71초가 걸렸고, 평균속도는 시속 131.29km다. 측정에는 국제자동차연맹(FIA)과 참여해 공식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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