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10만6482대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달(10만5091대) 수준을 유지했다(+1.3%). 반도체 공급난 해소로 출고 대기 기간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스테디셀러들의 꾸준한 선전이 돋보인다. 반면, 모델 노후화를 겪는 르노코리아의 실적은 뼈아프다.

현대 그랜저
현대 그랜저

현대차는 4만6375대 판매하며 한 달만에 1위를 탈환했다. 반도체 공급난과 고금리 등에 고전하던 작년 8월과 비교하면 17.1% 증가한 수치다.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는 그랜저다. 8820대로 기아 쏘렌토(7176대)를 누르고 왕좌에 올랐다. 그랜저는 5월과 6월 두 달 연속 1만1000대를 뛰어넘는 인기를 누렸지만, 7월과 8월 연달아 8000대 수준에 머물며 잠시 주춤한 상태다.

현대차는 세단 부문에서 기아를 압도하고 있다. 그랜저와 쏘나타, 아반떼 모두 경쟁 모델(K8, K5, K3)을 크게 앞선다. 다만, 전기 세단인 아이오닉6(400대)는 여전히 부진하다.

SUV는 캐스퍼(3804대)를 제외한 코나(2695대), 투싼(2976대) 모두 기아에게 밀렸다. 팰리세이드는 3752대로 7월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신형 싼타페의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하면 판매간섭으로 인한 판매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쏘렌토
기아 쏘렌토

기아는 4만2225대로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가 세단에서 강세를 보였다면 기아는 SUV에서 우세한 모습이다.

쏘렌토(7176대)가 브랜드 내 1위, 전체 2위를 차지하며 경쟁자인 싼타페(2775대)를 크게 앞질렀다. 다만,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쏘렌토와 달리 싼타페는 풀 체인지를 단행했다. 본격적인 출고가 이뤄지는 9월부터 구축될 신차 경쟁 구도가 주목된다.

다만, 전기 SUV EV9은 408대에 그쳤다. 출시 초기부터 창문떨림 이슈와 무상수리 등 초기품질이 발목을 잡았다. 무엇보다 비싼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소비자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는 9180대로 작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4.5%).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판매량 변화폭이 적다. 그만큼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GV70은 7월에 이어 지난 달에도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자리했다. 판매량은 2927대로, G80(2923대)을 단 4대 차이로 앞섰다. G80은 간간히 들려오는 부분변경 소식에 주춤하는 모습이다. 유일한 국산 D세그먼트 스포츠세단으로 남은 G70은 457대가 판매됐다.

KG모빌리티 토레스
KG모빌리티 토레스

KG모빌리티는 3903대 판매하며 4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다만 작년 8월과 비교하면 43.6%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신차 효과가 희미해지는 토레스는 1592대로 56.2% 줄었다.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5만대를 넘어서며 '살 사람은 다 산 게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다만, 10월 토레스 기반 전기차 'EVX'가 출시될 예정인 만큼 반등의 여지는 남았다.

이외 차종의 부진은 심각하다. 상품성을 강화한 렉스턴 스포츠(1310대)가 버티고 있지만, 작년과 비교해 38.2% 하락했으며 이마저도 매달 감소하고 있다. 코란도 역시 120대로 이젠 두 자릿수 판매량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7월 800대를 돌파하며 깜짝 반등했던 티볼리는 8월 다시금 639대로 주저앉았다. 가성비를 무기로 내세웠지만 풀 체인지를 거친 경쟁 모델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은 3297대로 5위다. 지난 달에도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브랜드 실적을 이끌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129대로 내수 판매량의 64.5%를 차지하고 있다. 매달 판매가 감소하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인가가 높다. 최상위 RS 트림은 3개월이 채 걸리지 않지만, 소비자 선호가 높은 액티브 트림은 7개월, 주력 트림인 LS와 LT는 무려 16개월의 대기 기간이 필요하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작은 형 트레일블레이저는 674대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부분변경임에도 차량 가격이 기존 대비 2~300만원이나 오른 탓이다. 더욱이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큰 차별점을 두기 어려워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르노코리아 QM6
르노코리아 QM6

르노코리아는 1502대로 3달 평균치보다 200대 이상 줄었다. 작년 8월과 비교하면 무려 62% 감소세다. 한때 르노코리아를 먹여 살렸던 QM6는 685대로 주저앉았고, XM3 역시 629대로 부진하다. SM6는 188대에 불과하다. 당시 경쟁하던 쏘나타와 K5는 풀체인지를 단행한 지 한참이지만, SM6는 여전히 소규모 업데이트로 연명중이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밸류 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QM6 최대 195만원 인하, 2024년형 XM3 출시 등을 발표했다. 다만 차량의 변화폭은 여전히 적다. 완전변경 신차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르노코리아는 지리그룹과 개발한 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출시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마저도 내년 하반기로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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