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년(12만1153대) 대비 10.6% 늘어난 13만3939대를 판매했다. 이달을 끝으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에 따라 '막차'를 타려는 소비자가 몰리면서 르노코리아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 실적이 모두 늘었다.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는 5만6325대로 16.6% 늘어나며 작년 11월 이후 7개월째 기아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그랜저(1만1528대)는 두 달 연속 1만1000대를 넘으며 베스트 셀링 카 자리에 올랐다. 신형 그랜저는 출시 직후 여러 초기 품질 문제를 겪었음에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이브리드(7516대)가 내연기관(4012대)보다 높은 것도 특징이다.

2위는 포터(8250대)다. 이 중 전기차는 2505대로, 국산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팔렸다. EV6(1379대)와 아이오닉5(1297대)를 합쳐야 포터 일렉트릭을 간신히 넘는다.

세단에서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본격적으로 출고되기 시작한 쏘나타(4113대)가 반등했고, 먼저 페이스리프트된 아반떼(5318대) 역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SUV는 베뉴, 코나, 투싼, 싼타페가 모두 기아에게 밀렸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는 5만1138대로 두 달 연속 5만대 선을 지켰지만, 7개월째 현대차에게 밀리고 있다. 누계에서도 현대차와 격차가 3만5000대 가까이 벌어지며 '아우의 반란'은 멀어지고 있다.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건 세단 때문이다. K8(4469대), K5(2963대), K3(1540대) 등 K시리즈 전반이 부진하다. 모두 현대차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에게 큰 차이로 밀렸다. 

그나마 수익성이 높은 SUV/RV가 강세를 보이는게 위안거리다. 쏘렌토(6978대), 스포티지(6418대), 카니발(6358대), 셀토스(5224대)가 브랜드 내 1~4위를 싹쓸이했다. 특히, 쏘렌토, 스포티지, 셀토스는 경쟁 모델인 싼타페, 투싼, 코나·베뉴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니로(2290대)도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고, 플래그십 전기차, EV9(1334대)도 인도가 본격화됐다.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는 1만3838대로 올해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G80이 4718대로 꾸준한 가운데, GV70이 4028대로 급증했다.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GV80(2572대)도 굳건하며 전년대비 23.5% 증가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만, G70(469대)과 GV60(422대) 등 엔트리 라인업은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다. G70은 최근 2.5 터보 엔진이 탑재된 부분 변경 모델이 나왔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GV60 역시 늘지 않고 있다. 

KG모빌리티 토레스
KG모빌리티 토레스

KG모빌리티는 5758대로 25.6% 증가했다. 지난 5월(4809대)과 비교해도 상승폭은 19.7%에 달한다.

신차 효과가 희미해지나 싶던 토레스는 2907대로 반등했다. 출시 이후 누적 5만289대로, 1년 만에 5만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나머지 차종의 부진은 심각한 상태다. 상품성을 강화한 렉스턴 스포츠(1535대)가 버티고 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28.1% 감소세다. 티볼리와 코란도 역시 각각 44.2%와 77.2%씩 급락하며 좋지 않은 상황을 겪고 있다.

페이스리프트된 티볼리는 845대로 5월(377대) 대비 반등했다. 그러나 작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44.2% 낮다. 티볼리는 2015년 출시 초기에 사용했던 1.6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모델을 되살려 1883만원이라는 저렴한 시작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다. KG모빌리티는 코란도 이모션의 개선 모델을 출시해 반등을 꾀할 계획이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한국GM은 5159대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작년 6월과 비교하면 16.4% 증가세다.

지난달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이끌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3842대로 내수 판매량의 74%를 떠받치고 있다. 아직 사전 계약 대수가 한참 남은 만큼 당분간 흥행은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기존에 한국GM을 떠받치던 트레일블레이저(849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물론, 곧 페이스리프트가 예정되어 있지만, 한때 셀토스를 위협했던 차량임에도 초라한 성적표다.

이외 이쿼녹스, 트래버스, 타호 등 수입 SUV 3총사는 나란히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고, 풀사이즈 픽업 GMC 시에라도 18대로 전월 대비 대폭 감소했다.

르노코리아 QM6
르노코리아 QM6

르노코리아는 1721대로 전년대비 -77.1%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QM6는 여전히 1000대 밑에 머무르고 있고, XM3 역시 500대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XM3의 경우 하이브리드까지 투입했지만, 경쟁자인 트랙스 크로스오버나 티볼리보다 부진하다. 문제는 이들을 딱히 견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2024년 지리그룹과 합작 모델인 중형 하이브리드 SUV가 출시될 때까지 신차는 없다.

그나마 희망인 수출도 지난달에는 크게 꺾였다. 5576대로, 5월대비 58.3%나 줄어든 것이다. 다만, QM6(수출명 콜레오스)가 중남미와 호주, XM3(수출명 아르카나)가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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