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아 송호성 사장
기아 송호성 사장

6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오는 2024년부터 EV9을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등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기로 했다. 

기아는 EV9을 시작으로 현지 생산 차량들을 더 늘릴 계획이다. 5일 진행된 CEO 인베스터데이 발표 내용에 따르면, 최대 5종의 전기차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구체적인 차종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EV6 등 북미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주력 차종들이 대상일 것으로 보인다. 

북미에 팔 전기차 생산 라인이 미국으로 옮겨지는건 미국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IRA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최종 조립을 마친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 세부지침을 공개한 바 있다.

기아 EV6 생산공장
기아 EV6 생산공장

기아는 이와 별개로, 해외 전기차 생산 네트워크도 더 늘릴 계획이다. '유럽판 IRA'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대응을 위해 2025년부터 중·소형 전기차를 현지 생산하고, 중국과 인도에서 현지 전략형 전기차를 제조하는 등 신흥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이미 오토랜드 광명(소하리 공장) 생산라인 일부를 전기차 제조시설로 전환했고, 내년 2개 전기차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모델들을 생산할 예정이다. 2024년에는 기아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화성에 연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예상보다도 빠르게 관련 법안에 대응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이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현지 생산이 불가피해진 만큼 노조 측을 얼마나 잘 설득해내냐도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기아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430만대의 차량을 판매하고, 이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55%까지 끌어올리는 등 전동화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입장이다. 판매 목표치는 지난해 발표보다 7.5%,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3%포인트(p)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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