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매출액이 7조원을 넘어섰다. 작년보다 1조원 이상을 더 벌었지만, 정작 기부금은 1억원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3일 공시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도 매출액은 전년대비 23.1% 증가한 7조5351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5조원, 2021년에는 6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년만에 7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국내 기업인 KG모빌리티 작년 매출액(3조4233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29.6% 늘어난 2818억원, 당기순이익 역시 20.8% 증가한 177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량이 6.3% 증가하는 등 국내 진출 이래 사상 최대 기록을 기록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작 벤츠코리아가 쥐고 있는 돈은 없다. 3년째 순이익 전부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 돈은 벤츠코리아의 양대 주주인 메르세데스-벤츠AG(51%)와 한성자동차의 모기업 스타오토홀딩스(49%)가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스타오토홀딩스는 매년 벤츠코리아로부터 받은 배당금 전액을 홍콩의 그레이트 워스 홀딩스(Great Worth Holdings)에 보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기브 앤 레이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기브 앤 레이스

매출만 놓고 보면 1조원을 더 벌었는데, 기부금은 1억원 가량 늘었다. 작년 기부금은 약 29억527만원으로, 2021년(28억4464만원)보다 2.1% 늘었다. 판매량과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지출 비중은 1.03%로, 2020년(1.8%), 2021년(1.3%)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세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코리아가 한국에서 7조원대 매출을 기록할 만큼 거대한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뛰어난 영업 능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꾸준한 사랑을 보내주었기 때문"이라며 "사회 공헌이나 투자를 강요할 수는 없으나 수년째 배당금은 챙겨가면서도 기부는 제자리걸음인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의 모습은 유감"이라고 전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올해 1월 EQS SUV를 시작으로 2종의 완전 신차, 2종의 풀체인지 모델, 8종의 부분변경 모델 등 총 12종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도 많은 신차가 예정되어있어 작년만큼이나 벌어들이는 돈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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