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브랜드 첫 대형 전동화 SUV EV9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기아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2021 LA오토쇼' 사전 언론 공개 행사 '오토모빌리티 LA'에서 EV9의 첫선을 보였다. 신차는 EV6에 이어 기아의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에 추가될 예정인 EV9의 콘셉트 모델로, 기아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이 담긴 SUV다.

이는 앞서 출시된 EV6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이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반영한 디자인, 주행·정차 상황에 따라 시트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세 가지 실내 모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과 지속가능한 자원을 활용한 소재 등도 특징이다.

기아는 신차를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전면부는 내연기관차의 그릴을 대체하는 차체 색상의 패널과 '스타 맵 시그니처 라이팅'으로 타이거 페이스를 구성해 전기차임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스타 맵 시그니처 라이팅은 패널 양 끝에서 안쪽으로 점진적으로 퍼져 나가는 모양의 '스타 클라우드(star cloud) 패턴'을 적용해 차체가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특히, 불이 켜지지 않았을 때는 차체의 일부처럼 드러나지 않다가 시동이 켜지면 점등되며, 웰컴 라이트 기능 시 각 열의 램프가 순차적으로 점등된다.

또한, 후드에는 태양광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솔라 패널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했고 지붕에는 수납형 루프 레일과 측면 거울을 대체하는 카메라 모니터링 시스템을 탑재해 공기역학 성능을 강화했다.

옆면에 자리잡은 삼각형 D필러는 각진 디자인을 더욱 강조하며, 차체 색상과 대비를 이루는 하이 글로스 클래딩, 기하학적인 모양의 22인치 휠 등을 적용해 전면의 디자인 기조를 이어간다.

실내는 탁 트인 라운지처럼 연출됐다. '열린(Opened)', '떠 있는(Floating)', '순수한(Pure)'을 콘셉트로 꾸며진 실내는 전면부에 알파벳 O 형태의 크래시패드가 공중에 떠 있는 모습으로 승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O형 구조는 전면 디스플레이와 스티어링 휠, 센터 콘솔(1열 중앙 수납부), 도어 트림 가니쉬(내측 장식) 등까지 이어진다.

앞좌석에는 운전석과 동승석에 앉는 승객을 모두 배려한 27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기아는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된 전동화 차량이 이동의 역할을 넘어 승객에게 보다 확장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성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팝업 스티어링 휠은 크래시패드 형상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별도의 부품처럼 명확히 구분됐던 기존 차량의 스티어링 휠 개념과는 다르다. 측면 창문과 1열과 2열 위를 가로지르는 파노라믹 스카이 루프는 개방감을 높인다.

실내의 백미는 주행과 정차 상황에 따라 시트 방향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액티브 모드(Active Mode)'에서는 주행을 위한 통상적인 차량의 시트 배열과 마찬가지로 모든 좌석이 앞을 향하며, '포즈 모드(Pause Mode)'에서는 3열을 그대로 둔 채 1열을 180도 돌리고, 2열 시트를 접어 탁자처럼 활용해 라운지처럼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엔조이 모드(Enjoy Mode)'는 3열을 180도 돌리고 테일게이트를 열어 3열에 앉아 차량 외부를 쉴 수 있다. 특히, 3열 측면에 컵홀더, 블루투스 스피커 등 다양한 물품을 붙일 수 있는 자석 레일이나 전자기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파워 아웃렛이 적용돼 활용성도 높였다.

신차는 망망대해를 본따 구성한 외장 색상과 잔잔하고 맑은 하늘색의 실내 색상을 조화시켜 자연과 연결된 느낌을 구현했다. 또한, 폐어망을 재활용해 바닥재를 만들고, 플라스틱병을 재생한 원단으로 시트와 도어 트림을 만들며 환경에도 기여했다. 이외 크래시패드와 센터 콘솔 등에 천연 가죽 대비 생산에 필요한 물의 양이 적은 비건 가죽을 사용했으며, 외장 염료는 물을 기반으로 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시켰다. 

이날 실물로 공개된 콘셉트 EV9은 전장 4930mm, 전폭 2055mm, 전고 1790mm, 축거 3100mm을 갖췄다. 목표 주행거리는 1회 충전시 최대 300마일(482km)이며, 10-80% 충전 시간도 20~30분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350kW급 초급속 충전 기준).

기아 디자인 담당 카림 하비브 전무는 "첫 대형 전동화 SUV 콘셉트카는 탄소 배출이 없는 파워트레인, 최첨단 외장 디자인,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근간으로 한 실내 공간이 결합됐다"면서 "올해 초부터 이어진 기아의 놀라운 여정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지표인 콘셉트 EV9을 LA오토쇼를 통해 전세계에 선보이게 돼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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