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인기 급락…"소음·진동·잔고장에 요소수 사태까지"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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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15 18:01
디젤차 인기 급락…"소음·진동·잔고장에 요소수 사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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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차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국산차 시장에서는 중대형 SUV 및 RV와 상용차를 제외하면 전멸에 가깝다. 한때 디젤차 점유율이 80%를 달했던 수입차 시장에서도 그 비중이 20%대까지 쪼그라들었다.

디젤차는 뛰어난 연료 효율성과 풍부한 토크를 바탕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 디젤차가 어쩌다 이런 취급을 받게 됐을까. 디젤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를 모터그래프 독자들에게 물어봤다. 이번 설문은 모터그래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커뮤니티 등 1만5109명이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 논란의 이미지 "디젤게이트에 불까지 나던데…"

5위는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187명, 1.22%)가 차지했다. 2015년 촉발된 폭스바겐그룹의 디젤게이트를 필두로, BMW에서 발생한 연쇄 화재 결함, 그리고 여러 수입사의 차량 인증 조작 혐의에 따른 출고 중단 사태와 연이은 리콜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

일련의 해당 사건들은 전동화 시대를 한층 더 앞당기고 있다는 평가다. 포르쉐와 볼보는 디젤 라인업을 모두 단종시켰고, 제너럴모터스(GM)와 혼다 등도 더이상 새로운 디젤 엔진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향후 '탈(脫)디젤'을 넘어 '탈(脫)내연기관'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 건강과 환경에 대한 걱정 "미세먼지와 발암물질 괜찮아?"

4위는 건강과 환경에 대한 걱정(986명, 6.53%)이다. 디젤엔진에서 발생되는 질소산화물(Nox)은 대기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배출가스 후처리 장치로 걸러지지 않은 미세 입자들은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자동차환경협회에 따르면, 디젤차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은 공기 중 유기화합물과 2차 결합해 초미세먼지를 생성한다. 이는 호흡기로 침투해 심각한 질명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모터그래프 독자들은 "화물차처럼 당장의 대안이 없다면 모를까, 승용 디젤은 점진적으로 사라지는게 맞다"(ID: Js*****) 등 의견을 남겼다. 

# 정부 정책 "오래된 차는 도심 진입 못해요"

정부의 정책 등 각종 규제(2238명, 14.81%)가 3위에 올랐다. 우선 정부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을 통해 봄·겨울철 노후경유차 도심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보조금과 함께 LPG 및 전기 상용차 구매 지원책 등을 통해 차량 교체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시와 제주도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디젤차 퇴출을 넘어, 오는 2030년부터 신규 등록을 제한할 방침이다. 

독자들은 "디젤 효율 자체는 좋은데 각종 규제 때문에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다" (ID: 노***), "정부 정책이 발목을 크게 잡는다, 아껴 타도 어느 순간 놔줄 수밖에 없는 구조" (ID: O**), "결국 피부에 와닿는 게 가장 큰 이유 아니겠나" (ID: fe*****) 등 댓글을 남겼다. 

# 대체 차종의 등장 "요즘 하이브리드 연비가 대박!"

하이브리드카를 중심으로 한 대체 차종의 등장(5601명, 37.07%)이 두 번째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국산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카의 효율이 디젤차를 앞서기 시작했다. 현대차 투싼 1.6 하이브리드(16.2km/L)는 2.0 디젤(14.8km/L)보다 연비가 높고, 기아 쏘렌토도 1.6 하이브리드(15.3km/L)가 2.2 디젤(14.3km/L)을 넘어섰다.

독자들 사이에서도 전동화 모델의 효율성을 칭찬하는 댓글들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전기차가 발전하면서 디젤의 메리트가 거의 없어졌다" (ID: 밤*), "하이브리드로 하루 왕복 30km 타고 있는데 한달 주유비 5만원 정도 들더라" (ID: 하*), "요즘 경유차보다 하이브리드 연비가 더 좋다" (ID: hi******)라고 말했다.

# 불편한 유지관리 "귀찮은 요소수 충전에 소음·진동까지"

대망의 1위는 유지관리의 어려움(6100명, 40.37%)이다. 주기적인 DPF 점검을 비롯해 요소수 충전에 대한 불편함, 주행거리 및 연식이 늘어날수록 심해지는 진동 및 소음 등을 탓했다.

특히 최근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며, 탈(脫)디젤에 대한 분위기는 더욱 높아졌다. 요소수가 부족할 경우 차량 출력이 제한되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아 운행이 불가능한 현상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댓글창엔 불편을 호소하는 독자들의 의견이 많았다. 독자들은 "10년째 디젤 타고 있는데 처음엔 괜찮았지만 나중 되니 소음과 진동이 심해졌다" (ID: 고****), "연비로 아낀 돈 수리비에 다 쓴다" (ID: ac*****), "10만km 넘기면 고장도 잘나고 진동이랑 소음도 심해진다" (ID: 둠**), "요소수 넣는 것도 귀찮은데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ID: 근멸*******), "DPF 관리부터 흡기 클리닝까지 이래저래 신경 쓸게 많다" (ID: M*) 등의 의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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