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 “큰딸 경영권 줄 생각 없다,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오길”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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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31 18:17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 “큰딸 경영권 줄 생각 없다,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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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본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본사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은 31일, 자식들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조현범 사장의 지난 15년 동안 거둔 성과를 인정해 경영권을 물려줬다며, 큰딸 조희경 이사장에게는 단 한 번도 경영권을 줄 생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조양래 회장은 지난 6월 26일 넷째이자 차남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에게 본인의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이를 두고 장녀인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조희경 이사장은 조 회장의 건강 상태를 문제 삼으며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제도란, 질병·노령·장애 등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 대해 법원이 결정한 후견인이 재산 관리 및 일상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제도다. 

조 이사장은 “아버님이 건강한 상태로 자발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의 이유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조 이사장이 둘째이자 장남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부회장과 조 이사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반(反) 조현범’ 전선을 구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km 이상 걷기 운동도 하고 있다”면서 큰딸이 제기한 건강 이상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또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그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으며,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하여 이미 전부터 최대 주주로 점찍어 두었다”고 밝혔다.

이어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 적이 없다”면서 “딸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본적이 없고, 돈이 문제라면 모든 자식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최대 주주 지위 및 성년후견인 개시심판 청구 등에 대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회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회장 입장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회장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회장

 

안녕하십니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입니다

제가 지난 60여년 동안 사업을 해 오면서 이렇게 대중들 앞에 나서는 것이 처음이라 매우 생소하고 난감하기까지 합니다만, 최근 저의 첫째 딸이 성년후견인 개시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족간의 불화로 비춰지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염려되는 마음과 더불어, 사회적 이슈가 되어 주주분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계시고,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이렇게 입장문을 내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첫째 딸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 당황스럽고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어제 전화를 했는데 전화도 받지 않더군요.

이번 주식 매각 건으로 인해서 관계가 조금 소원해졌다는 건 느꼈지만,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저의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금번 주식 매각건과 관련해서는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하여,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제 건강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KM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의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경영권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거라면, 저는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제 딸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본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에 관한 문제라면, 첫째 딸을 포함하여 모든 자식들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 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제 개인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고, 향후 그렇게 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제가 고민해서 앞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으나, 결정하고 관여할 바는 아니라는게 제 소신입니다.

부디 제 딸이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시 한 번 저의 가족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내년이면 창립 80년이 되는 우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더욱 발전하여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저도 힘 닫는 데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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