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기차 어디까지 왔나
  • 신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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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21 16:42
[인터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기차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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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판데믹 이후, 자동차 산업과 시장은 어떻게 바뀔까. 지난해 말까지 모빌리티 트렌드를 이끌어온 공유 서비스와 기업들이 불과 반년 만에 몰락했다. 상대적으로 이동 제한에 따른 대기환경 개선 경험으로, 친환경 소비에 대한 의식은 한층 높아졌고 전기차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한 발짝 더 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학계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체 인터뷰는 성균관대학교 황성호 교수(한국자동차공학회 전기동력자동차부문 회장), 한국과학기술원 금동석 교수, 전자부품연구원 정인성 박사가 서면으로 참여했고, 미흡한 내용은 황성호 교수와 전화 통화를 통해 추가했다.

성균관대학교 황성호 교수(한국자동차공학회 전기동력자동차부문 회장)
성균관대학교 황성호 교수(한국자동차공학회 전기동력자동차부문 회장)

Q. 코로나19, 보조금 축소, 미국 연비규제 완화, 국제 유가 하락 등은 전기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A.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예측은 매우 어렵고, 이는 비단 전기차만의 문제는 아니다. 코로나 판데믹 이후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자동차 및 전기차 산업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것이다.

유가 하락이 전기차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별 차이가 있겠다. GM이나 포드는 전기차 생산량 확대를 늦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반면, 중국이나 유럽은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전기차 수요가 늘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유럽의 화석에너지 축소 정책이 환경 이슈뿐 아니라 석유 수입 등 에너지 대외 의존도 축소와도 연관이 있어 코로나19에 의한 경기 악화가 친환경 정책 자체 동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 때문이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는 일시적으로 수요를 주춤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보조금이 초기 부담을 줄여 구매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에 보조금 축소는 다소 영향이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다만, 지금 전기차를 구매하는 얼리어댑터들은 가격이 절대적으로 큰 요소가 아니라 생각하는 측면도 있어, 테슬라와 같이 차별화된 제품 개발이 이뤄진다면 구매 수요는 다시 늘 것으로 전망된다.

Q. 순수전기차가 아닌 PHEV에 향후 좀 더 힘을 실을 수 있을까.
A. 연비규제를 급격히 올리고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는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유럽을 제외한 미국과 중국은 전기차가 대세이다. 이미 완성차 업체에서 배터리전기차에 많은 투자를 한 상태라 그 정책이 바뀌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배터리 성능 및 가격 변화 요인에 영향을 받겠지만, 전기차의 빠른 성장과 PHEV 수익성의 한계를 느껴 오히려 PHEV 시장이 둔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포르쉐 타이칸
포르쉐 타이칸

Q. 포르쉐부터 현대차까지 최근 350kW(800V)급 초급속 충전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50kW급 급속충전기 보급 및 관리도 매우 미흡한데,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부문의 문제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A. 전기차와 충전 네트워크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유사한 면이 있다. 정부가 충전 네트워크 확대를 주도하면 자연스럽게 전기차 수요 증대와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충전네트워크는 급속과 완속 2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급속보다 완속충전기의 혁신적인 보급이 이뤄져야 한다. 물론, 급속 충전기도 기기 복수화와 100kW급 이상 대용량화 등이 시급하지만, 매년 빠르게 늘어나는 충전스테이션들이 그 불편은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다.

전기차를 이미 구입한 사람들은 급속충전기 확충을 우선적으로 이야기하겠지만,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주거 및 업무 공간에서 이용 가능한 완속충전기 여부가 더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 주거 공간의 50%를 차지하는 아파트에 용이하게 설치할 수 있는 완속 및 콘센트형 충전기 보급 노력이 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이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공격적인 설치 조례와 설치 및 관리가 용이한 충전기 제품의 대폭적인 실증, 현실성에 기반한 보급 정책 등이 시행돼야 한다. 이와 함께 다양한 회사 및 오피스빌딩에 완속충전기 설치가 확대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 부여와 설치 지원을 늘리는 것도 전기차 보급 확대에 효과적이다.

전기차 배터리 세대별 성능(이미지=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세대별 성능(이미지=LG화학)

Q. 충전 부문의 효율적 관리와 확대 등을 위해 대기업 중심의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A. 대기업의 경우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고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지만, 그만큼 오버헤드(관리 운영 경비)가 높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충분히 신뢰성 높은 충전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고 관리를 위한 IT 기술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 중심으로 충전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시장은 정부가 임의로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보다 경쟁력에 따라 자연스럽게 결정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관련 규정이나 규제가 어느 한쪽에만 유리하게 기울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 즉, 시장이 자연스럽게 발생 및 성장하도록 정부의 역할은 게임 규칙과 초기 투자를 돕는 형태가 어떨까 싶다.

Q. 내연기관 기술은 성숙된 만큼, 구형 모델과 신형 모델의 차이가 작다. 하지만 전기차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기술 진화가 급속도로 이뤄진다. 전기차에 대한 기술적 혁신은 반갑지만, 한 번 차를 사면 5~7년을 타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기차 구매를 꺼릴 수 있는 기피 요소가 된다.
A. 충분히 공감가는 측면이다. 하지만 기술 발전을 막거나 꺼릴 수는 없다. 오히려 전기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전기차를 구입하면 많은 보조금을 지급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지금 전기차를 이용함으로써 전기사용료를 포함해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향후 전기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신규 전기차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보조금 액수도 낮아지거나 없어질 것이고 지금 주어지는 다양한 혜택이 없어질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기술 발전 사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은 어쩔 수 없지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어느 정도 기술 발전의 보완이 가능하다. 즉, 소비자가 수시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음으로써 기술 수준 격차가 크게 느끼지 않는 기술 개발 및 발전 전략이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Q.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 차량 수준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추려면 얼마나 걸릴까.
A.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 대비 경쟁력을 가지는 데에는 여러 변수가 있다. 가장 크게는 배터리 가격이고, 그 외 모터·인버터·OBC 등 핵심 시스템 가격도 있다. 이러한 핵심부품 가격은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 큰 변수가 될 것이며, 배터리 가격에는 코발트 등 고가 소재의 수급 상황과 대체 소재 기술 개발 성과에 따른 영향이 크다.

글로벌 시장예측기관인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에서는 2024년 전후로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와 같아질 시점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러 변수와 오차를 감안해 늦어진다고 하더라도, 전기차 시장 확대와 기술 발전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시기는 그리 멀지는 않다고 예상할 수 있다.

Q. 기술 발전과 더불어 수요·공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이뤄진다는 말인데, 정말 4~5년 내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까. 
A.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급격히 늘지 않을 수 있다. 충전 인프라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이 꾸준히 일정 부분(점유율)을 가져갈 것이다. 4~5년 뒤 전기차 비중은 (전 세계 시장에서) 10~15%밖에 안 될 수 있지만, 환경 문제에 민감하거나 경제력을 갖춘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수요가 발생할 것이고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Q. 최근 몇 년 사이 초소형 전기차 산업은 크게 위축됐다. 사실상 이제는 도태됐다고 봐야 할까.
A. 조금 어려운 문제인데, 언젠가는 갈 길을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 (초소형 전기차는) 도심에서나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수단으로 더없이 간편하고 좋다. 

초소형 전기차 업체들의 문제는 기술이 성숙되기 전, 제품부터 팔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미 완성도 높은 내연기관 차량을 경험한 일반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매우 높다. 초소형 전기차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 수준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요구한다. 향후 기술력 있는 업체들이 뛰어든다면 시장성은 충분하다. 

테슬라 모델3
테슬라 모델3

Q. 테슬라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테슬라를 두고 느낌표도 있지만, 여전히 물음표도 많다. 어느 쪽에 가깝나.
A. 처음 테슬라가 등장했을 때, 자동차를 좀 알거나 하셨던 분들은 그 회사가 망할 것이라 했다. 돌이켜보면 지금보다 그 당시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 

(황성호 교수)저 역시 당시에는 부정적인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좀 바뀌었다.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이나 인공위성망 프로젝트 스타링크 등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전기차에서도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생각하지 못한 부문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고 실천한다. 이러한 점에서 테슬라의 미래 역시 조금 더 긍정적인 포인트에 두고 싶다.

Q. LG, SK, 삼성 등 국내 배터리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모터와 감속기, 컨버터, 인버터, BMS, 충전기 등 다른 전기차 기술도 그러한가.
A. 최근 발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3사 비중이 40%를 넘었다고 한다. 기술력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배터리 외 전기차 기술 수준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국산 전기차의 가격과 성능은 글로벌 여러 전기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탑 수준이라 평가된다. 다만, 한국과 생산 기업의 글로벌 인지도를 비롯해 디자인, 차량 클래스, 생산 투자 규모 면에서 다소 뒤쳐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Q. 공공 R&D 부문에서 조금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을 꼽자면.
A. 몇몇 기술에 지나치게 선택과 집중을 하기보다, 다양한 기술에 씨앗을 뿌린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씨앗을 뿌린 그 기술들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특정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다 보면 한정된 재원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기술의 발전이 뒤처지거나 씨가 마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합리적인 R&D 투자에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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