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뉴스 보기가 겁이 난다. 자동차 업계도 위기와 논란의 연속이다. 주말이니 심각한 소식은 잠시 옆으로 치워두자. 가볍게 읽고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소식을 찾아봤다.

‘21세기 베토벤’으로 불리는 작곡가, 한스 짐머(Hans Zimmer)에 대해 당신은 들어봤을 것이다. 설사 모른다 하더라도, 어디선가는 그를 접했을 것이다. 라이온 킹을 비롯해 캐리비안의 해적, 다크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에 나오는 음악이 모두 그에게서 탄생했다.

그런 그가 BMW와 손을 잡았다. 정확히 BMW만의 전기차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는 BMW의 슬로건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천하의 BMW M이라도 소리가 없다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을 테니까.

BMW는 이를 ‘BMW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BMW IconicSoundsElectric)’이라 정의하고,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영역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 한스 짐머가 참여한 BMW의 전기차 사운드를 들어보자. 다음 영상은 콘셉트 i4에 적용된 사운드를 담고 있다.

얼핏 들으면 미래적이면서도 장엄한 느낌, 심지어 경외감까지 느껴진다. 이런 점에서는 인터스텔라 OST를 연상시킨다. 특히, 소리를 여러번 겹쳐내는 부분은 차량의 기어를 바꾼 듯한, 즉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과 꼭 맞는다.

BMW가 전기차 사운드를 만드는 건 자신들만의 정체성 때문만은 아니다. 전기차는 뛰어난 정숙성을 확보했지만, 이는 자칫 도심에서 보행자 및 자전거 탑승자에게 위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도 관련된 기준 마련에 분주하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지난해 전기차 소음 규정을 제정했고, 유럽연합은 오는 7월부터 전기차에 소음 발생을 의무화 하기로 했다. 자동차가 접근 중임을 보행자가 알 수 있게 해야한다는 취지에서다.

한스 짐머가 작곡한 전기차 사운드는 앞으로 더 많이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BMW는 2023년까지 25종의 전기차 및 PHEV를 내놓을 것이며, 그에 맞춰 다양한 소리를 적용할 예정이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내연기관 모델의 50% 가량은 단종될 예정이다. BMW 특유의 터보 사운드를 듣지 못할 날이 머지 않았다. 과연 한스 짐머의 사운드는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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