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막내 A클래스 세단을 만났다. 지난달 출시된 신차는 A220과 A250 4매틱, 두 가지 라인업을 갖췄다. 이번 시승차는 ‘A250 4매틱(4680만원)’ 모델에 ‘커넥트 패키지(167만원)’와 ‘럭셔리 패키지(208만원)’가 적용됐다. 옵션을 추가한 시승차 가격은 총 5055만원으로, 엔트리 모델인 A220(3980만원)과 금액 차이가 꽤 나는 편이다.

A클래스 해치백과 세단 모두 동일한 MFA2 플랫폼을 통해 제작되며 엔진 및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구성도 같다.

세단은 기본 해치백 모델보다 전장이 130mm 더 길다. 그만큼 트렁크 용량도 35리터가 늘어 총 405리터를 달성했다.

단, 해치백 모델보다 클 뿐, 전체적인 크기는 아담하다. 전장 4550mm, 전폭 1795mm, 전고 1440mm, 휠베이스 2730mm 등 현대차 아반떼보다 더 짧고 좁다.

외관, 특히 전면부는 신형 CLS 및 CLA와 비슷한 얼굴을 지녔다. 참고로 2세대 CLA는 국내 시장에 A클래스 세단과 같은 날 출시했다.

CLS를 닮은 멋진 전면부에 비해 후면부는 다소 아쉽다. 아무래도 해치백을 늘려놓은 형태여서 C필러와 트렁크가 만나는 부분이 어색하다. 머릿 공간을 포기하고 루프라인을 뚝 떨어트린 신형 CLA의 형태가 훨씬 더 매력적이다.

테일램프 그래픽은 한층 화려해졌다. 드러난 양쪽 머플러 팁은 감각적이지만 이는 모형이고, 실제 배기구는 안쪽에서 바닥을 향한다.

아담한 실내 곳곳에 알칸타라 소재를 적용해 스포티함을 높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인테리어는 언제나 화려하다. 작은 차체와 자극적인 조명이 어우러져 마치 쿠페를 타는 듯하다.

2013년 S클래스(W222)에서 처음 선보였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는 이제 막내까지 적용됐다. 그 크기는 형들 것보다는 작지만, 시인성과 반응 속도 모두 흠잡을 것이 없다.

신차에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가 적용됐다. 이는 스티어링 휠 우측의 터치 센서, 센터 콘솔의 터치 패드와 더불어 화면 직접 터치까지 모두 조작이 가능하다. 선택지가 세 가지나 되기 때문에 조작은 더 쉽고 편리하다.

MBUX가 적용되면서 음성인식 기능도 추가됐다. 다만, 인식률이 매우 떨어지고 적용 가능한 범위도 적어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깝다. 수차례 “안녕 벤츠”를 외치다 사용하기를 포기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앰비언트 라이트는 고급감을 배가하는 멋진 기술이다. 화려하게 빛나는 조명은 이 차가 비싼 차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실제로도 저렴한 차는 아니지만, 그보다 더 비싸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제트 엔진 모양의 송풍구에 적용된 무드 등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화룡점정이다. 온도를 올리면 빨간색, 내리면 파란색으로 표기되는 점은 덤이다.

계기판은 다양한 형태로 개인 맞춤이 가능하다.

A220에는 M260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0.6kgf·m를 발휘한다. 같은 엔진으로 출력을 높인 A250은 224마력, 35.7kgf·m다. 구동 방식은 전륜 기반 사륜구동이다.

여기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적용됐다. 100km/h 부근에서 1500rpm을 유지한다. DCT의 이질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간혹 감속할 때 들려오는 ‘철컥’ 소리가 DCT의 존재감을 알려준다. 전륜과 후륜에 각각 맥퍼슨 스트럿,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생김새에 비해 전체적인 세팅은 무른 편이다.

작은 차체에 넉넉한 출력, 4매틱까지 갖춰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폭발적인 가속력은 아니지만, 꾸준히 밀어주는 능력은 한계 속도까지 부족함 없이 밀어붙인다. 엔진음 유입은 있는 편이지만, 노면 소음과 풍절음은 비교적 잘 차단했다. 풍절음 차단에는 공기저항 계수가 한 몫을 한다. 0.22Cd로 양산차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세단은 싱글족에게 어울리는 차다. 브랜드의 신뢰도와 적절한 엔진 출력,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 최첨단 기술이 탑재된 차량을 원하지만, 큰 차는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A클래스 세단은 좋은 해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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