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뉴 7시리즈, 모두를 위한 럭셔리
  • 신화섭
  • 좋아요 0
  • 승인 2019.07.01 14:38
[시승기] BMW 뉴 7시리즈, 모두를 위한 럭셔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MW가 한층 젊은 감각을 앞세워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독주하는 대형 럭셔리 세단 시장에 다시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BMW 뉴 7시리즈는 차별화된 ‘진보적 럭셔리’를 추구했다. BMW코리아 역시 서울 중심가와 전시장 등에 럭셔리 라운지를 설치하고 아주 특별한 고객 마케팅을 전개하고 나섰다.

뉴 7시리즈의 외관은 ‘강한 존재감’이 특징이다. 전작 대비 약 50%나 커진 키드니 그릴과 95mm에 달하는 BMW 로고가 너무나도 강력해 다른 부분으로 시선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BMW의 키드니 그릴이 과연 어디까지 커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커다란 그릴에 어울리도록 램프 디자인도 달라졌다. 주간주행등을 더 굵고 넓게 바꿔 전면부의 인상이 더 뚜렸해진 느낌이다. 헤드램프에는 최대 500m까지 도달하는 BMW 레이저 라이트가 적용됐다.

 

측면은 전작과 달리 수직 에어브리더가 적용됐다. 에어브리더가 직각으로 서 있는 모습이 처음엔 다소 어색했지만 한층 다이내믹한 느낌을 갖췄다.

후면은 더욱 슬림해진 L자형 LED 리어램프가 탑재됐으며 가로로 배치된 크롬 장식이 차량을 한층 넓어 보이게 한다. 최신 디자인 트렌드에 맞게 크롬 라인 하단에는 조명이 길게 놓여있다. 범퍼 양쪽에 자리 잡은 큼직한 머플러가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완성한다.

실내는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답게 럭셔리하다. 손이 닿는 모든 곳의 가죽 질감은 고급스러웠고, 정교한 스티칭으로 마감했다. 전자식 기어 노브 및 주행모드 선택 버튼, 화면 컨트롤 버튼 등 센터  콘솔과 디스플레이 디자인은 전 세대와 동일하다.

뒷좌석도 고급스럽다. 통풍, 발열 및 안마 기능이 들어간 시트는 편안했다. 조수석을 앞으로 접으면 다리를 뻗을 수 있을 만큼 공간이 충분하다. 뒷좌석 센터 콘솔에는 태블릿 PC가 거치되어 있으며, 송풍구도 자리 잡고 있다. 커다란 파노라마 글래스는 답답하지 않게 탁 트여 있었고, 터널 혹은 어두운 곳을 지날 때는 LED가 켜지며 1만5000여개 패턴이 반짝여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보였다.

다만, 파격적인 외관 변화 대비 미미한 수준의 실내 변화가 아쉬웠다. 새로운 동작이 추가되었다는 제스쳐 컨트롤은 잘 인식되지 않아 100km/h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는 활용하기에는 불안했다. 또한, 앞으로 접힌 조수석 헤드레스트가 운전자 시야를 방해하고 조수석을 앞으로 접을 때마다 내비게이션에 경고 문구가 계속 나왔다. 심지어는 확인 버튼을 터치할 때까지 사라지지 않고 내비게이션을 계속 가리고 있다.

시승 차량은 뉴 740Li xDrive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 모델로, 전장 5260mm, 전폭 1900mm, 휠베이스 3210mm의 커다란 차체를 가졌다.

운전석에 앉으니 앞에 펼쳐진 광활한 보닛과 사이드미러에 비치는 거대한 차체가 더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가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부드럽고 생각보다 민첩한 주행성능을 보였다. 스티어링 휠은 크고 두툼해 잡았을 때 마치 손잡이를 잡은 것처럼 안정적이었다.

10.25인치 화면에 펼쳐지는 내비게이션은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그래픽을 통해 시인성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진출입로를 안내하는 타이밍 등에서 이질감이 느껴졌고, 도로의 형태나 이정표까지 그래픽을 통해 보여주는 국산차, 혹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보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HUD가 직사광선에서도 선명하게 정보를 제공해 내비게이션을 볼 일이 많지는 않았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3시리즈와 동일한 크기, 동일한 인터페이스다. 계기판과 글씨들이 큼직해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읽는 데 부족함이 없다.

신차에 적용된 주행 보조 시스템은 꽤 적극적으로 작동한다. 차선을 이탈하려고 할 때 스티어링휠 진동으로 경고한다. 이외 X5와 3시리즈에서 선보인 바 있는 좁은 골목에서 들어온 길을 기억했다가 그대로 돌아가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이 인상적이다.

7시리즈의 강점은 고속도로에서 나타났다. 3.0L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한 끝없이 가속될 것처럼 묵직하게 밀고 나간다. 다소 여유롭게 반응하지만, 답답하지 않다. 정숙한 엔진 덕에 좀처럼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거나 다운시프팅 했을 때 비로소 그르렁거리는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 소리를 자세히 들을 수 있다.

BMW는 뉴 7시리즈의 목표 고객이 전통적 엘리트뿐 아니라 워라밸을 중시하는 ‘소셜 클라이머’(출세를 지향하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뉴 7시리즈는 오너, 쇼퍼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품격과 성능을 제공한다. 다양한 고객에게 ‘진보적 럭셔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오랜 2인자 7시리즈의 미래가 더욱 주목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