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과 한국GM이 신차 투입을 통해 반전을 노린다.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형차 시장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과 한국GM이 오는 3월에 각각 SM6와 신형 말리부를 출시한다. 르노삼성은 이미 지난 13일 언론 보도회를 통해 신차를 공개한 후 출시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한국GM은 2월부터 부평 제2공장에서 신차 생산에 들어가 3월 중 국내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작년 르노삼성과 한국GM의 중형차는 현대기아차에 밀려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풀체인지된 쏘나타와 K5가 높은 인기를 모으면서 상대적으로 노후 모델인 SM5와 말리부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에 판매된 각 업체의 중형차 4종 판매량은 총 20만7305대로, 이 중 쏘나타(10만8438대)와 K5(5만8619대)의 비중은 80.6%나 됐다. 반면, SM5는 2만3866대로 11.4%, 말리부는 1만6382대로 7.9%에 그쳤다. 말리부는 디젤 모델이 유로6 배출가스 규제로 단종되면서 전년 대비 14.5% 하락했으며, SM5 역시 도넛 연료통을 적용한 LPG 모델을 출시했음에도 12.4% 떨어졌다.

이에 르노삼성과 한국GM은 각각 르노 탈리스만과 쉐보레 신형 말리부를 출시해 중형차 판매량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다행인 점은 두 모델 모두 각각 르노삼성과 한국GM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운송비 등 원가 절감을 비롯해 충분한 물량 확보 및 빠른 공급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 르노삼성 SM6

르노삼성은 고심 끝에 탈리스만을 SM6로 출시하기로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SM5 후속 모델인지, SM5와 SM7 사이 모델로 나올지, 또는 신형 SM5, SM6, 탈리스만 등 어떤 이름을 사용할지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르노삼성 측은 신차에 대한 자신감과 시장 상황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SM5보다 한 단계 높은 SM6로 내놓기로 했다.

▲ 르노삼성 SM6 실내

SM6는 르노의 최신 디자인이 적용된 실내외 모습에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이 탑재됐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SM5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도 꽤 경쟁력이 높아 보인다. 파워트레인에 대한 자세한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2.0리터 GDI를 비롯해 1.6리터 터보 GDI, 2.0리터 LPLi, 1.5리터 디젤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문제는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고급화를 내세운 만큼 SM5(2250~2764만원)보다 높지만 브랜드 내의 '하극상'을 피하기 위해 SM7(2946~3751만원)보다는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예상보다 저렴하게 책정돼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르노삼성 홍보팀 관계자는 "올해 목표 판매량을 5만대(월 5000대)로 잡았을 만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은 넘친다"면서 "작년에 인력 및 서비스 인프라를 대거 보완해 SM6 판매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 쉐보레 신형 말리부

국내 생산과 출시 여부를 놓고 끝까지 줄다리기를 하던 쉐보레 신형 말리부도 마침내 3월 국내에 출시된다. 사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형 말리부 출시는 미지수였다. 당시 한국GM 측은 현재 말리부가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현재 모델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워낙 높은 데다가, '2015 임단협'의 카드로 신형 말리부를 부평 제2공장에서 생산해 국내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한국GM은 5~6월에 나올 것이란 예상과 달리 3월로 출시 일정을 앞당기는 등 기존과 다르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 쉐보레 신형 말리부 실내

신형 말리부는 임팔라를 통해 국내에 선보인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이 적용됐다. 특히, 새로운 차체 구조를 통해 강성을 높였으며, 공간 활용성도 향상시켰다. 국내에 앞서 출시된 미국은 주력 엔진은 160마력-25.5kg.m의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인데, 기존 2.5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한다. 국내의 경우 현재 사용되는 2.0 가솔린과 2.4 가솔린 엔진이 그대로 탑재되면서 1.4~1.5 가솔린 터보 엔진이나 1.6 디젤 엔진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GM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위장 테이프만 붙인 50대의 테스트카로 다양한 시험 주행을 하고 있는데, 벌써부터 수많은 스파이샷이 찍히는 등 소비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신형 말리부의 상품성이 매우 뛰어난 데다가, 국내서 생산해 물량 공급도 충분한 만큼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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