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 쿠페 후속, 두 개의 신형 스포츠카로 나뉘다
  • 전승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6.01.18 16:44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 후속, 두 개의 신형 스포츠카로 나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발목을 잡던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가 '현대자동차' 브랜드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신형 스포츠카로 변신한다. 기아차는 같은 플랫폼으로 소형 스포츠카(기아GT,코드명 CK)를 내놓는다. 올해가 현대기아차의 친환경 원년이라면 내년은 스포츠카의 원년이 되는 셈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제네시스 쿠페에 대한 향후 계획을 논의한 끝에 두 가지 서로 다른 버전의 신형 모델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브랜드로는 현행 제네시스 쿠페보다 다소 작은 소형 모델로, '제네시스' 브랜드에는 차체 크기를 키운 준대형 모델로 출시한다는 것이다.

사실, 업계에서는 이미 제네시스 쿠페 후속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차가 최근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제네시스 쿠페는 ‘계륵’ 같은 존재가 됐다는 주장이다. 당장 단종시키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계속 가지고 가기에는 판매량이 워낙 적은 데다가, 중저가 모델이면서 '제네시스'란 브랜드 이름까지 갖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네시스 쿠페는 제네시스 이름을 달고 있음에도 '제네시스' 브랜드에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계속 제네시스란 이름을 쓰면서 현대차에 남아있는다면 브랜딩 및 네이밍에 혼란을 주기 때문에 조속히 다른 모델로 대체해야 할 것”이라 설명했다.

 

현대차 홍보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제네시스 쿠페를 제네시스 및 EQ900과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로 묶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못하지만, '현대차'와 '제네시스' 각 브랜드에 맞는 새로운 스포츠 쿠페 모델을 출시해 제네시스 쿠페를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신차에 대한 별다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스포츠카 콘셉트카를 통해 대략적인 모습을 예측했다.

▲ 현대차 벤에이스(Venace, HND-9) 콘셉트카

우선, 현대차에 나올 제네시스 쿠페 후속은 4도어 쿠페인 프로젝트명 IK로 개발 중이다. 내년 초 기아GT(CK) 출시에 이어 8월 출시 예정이며, 내후년에는 N 브랜드 모델도 나온다. 

차체 크기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네시스 쿠페보다 오히려 작은 크기로, 경쟁 모델은 포드 머스탱이나 스바루 BRZ 등이 된다. 

이 차는 현대차가 '2013 서울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HND-9 콘셉트카와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HND-9라는 코드명은 남양연구소에서 개발한 9번째 디자인 콘셉트라는 뜻으로, '롱 후드, 롱 휠베이스' 스타일의 후륜구동 스포츠 쿠페다.

▲ 현대차 벤에이스(Venace, HND-9) 콘셉트카 실내

이 콘셉트카의 차체 크기는 길이 4695mm, 너비 1890mm, 높이 1340mm, 휠베이스 2860mm로, 독특한 디자인의 헤드램프에서부터 트렁크까지 매끈하게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과 볼륨감 있는 차체, 헥사고날 형태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 실버 소재, 범퍼 일체형 듀얼 트윈 머플러 등이 적용돼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또, 고성능 스포츠카에나 사용되는 버터플라이 도어가 적용됐으며, 22인치 초대형 알로이휠을 장착하는 등 스포츠 쿠페에 걸맞는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 현대차 비전 G(Vision G, HCD-14) 콘셉트카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는 제네시스(DH, G80)를 기반으로 현재 모델보다 차체 크기가 큰 대형 스포츠 쿠페가 나올 예정이다. 특히, 고급차 브랜드인 만큼, 현대차로 나오는 모델과 달리 BMW 6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쿠페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겨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최근까지 프로젝트명 VK로 진행하다 중단하고, 다른 프로젝트명으로 개발 중이다. DH의 후속은 현대차의 프로젝트 코드 명명법을 떠나 제네시스 전용 프로젝트명인 'RG'로 개발 중인데 'RG 쿠페'라는 코드명으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출시 시기는 2019년으로 보고 있다. 

이 차는 현대차가 작년 8월 미국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공개한 비전G(HCD-16)’를 베이스로 만들어진다. 현대차 캘리포니아 디자인 센터에서 제작한 것으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은 “화려하고 고급스럽고 역동적인 디자인이 공존하는 모델”이라 설명했다.

▲ 현대차 비전 G(Vision G, HCD-14) 콘셉트카 실내

비전 G 콘셉트의 차체는 길이가 5100mm에 달할 정도로 큰데, 양산 모델의 크기는 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오버행을 극단적으로 줄이면서 보닛을 늘렸는데, 루프라인이 트렁크 리드까지 매끈하게 이어진다. 전면부의 커다란 헥사고날 그릴과 독특한 헤드램프 등 세부적인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실내 역시 원목과 가죽, 금속 등 고급스런 소재를 사용해 꾸몄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420마력, 최대토크 53.0kg·m를 내는 5.0리터 V8 타우 엔진이 탑재됐다.

양산 모델의 경우 5.0리터 모델은 물론 EQ900에 사용된 바 있는 3.3리터 트윈터보 엔진 등 다양한 엔진이 장착 될 전망이다. 변속기 역시 스포츠 쿠페에 어울리는 습식 듀얼클러치변속기가 장착될 가능성이 높다. 모델에 따라서는 현대차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H트랙(H-TRAC)도 적용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