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320d 페이스리프트...더 부드럽고, 더 세련됐다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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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11 09:00
[시승기] BMW 320d 페이스리프트...더 부드럽고, 더 세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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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BMW 3시리즈(F30)의 LCI 모델이 등장했다. 2016년형 3시리즈라고도 한다. BMW는 굳이 '페이스리프트'를 라이프 사이클 임펄스(LCI)라고 표현하는데, 이번 페이스리프트는 임펄스(충격)라기엔 너무나 미미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본래 브랜드가 갖고 있던 도전적 이미지보다는 안정을 위주로 변화돼 가고 있는 느낌이다. 

3시리즈는 1975년 첫 모델(E21)이 나오고 지금까지 세계에서 14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BMW 전체에서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모델이다. 그만큼 공을 들여 가다듬는 라인이기도 하고, '너무 튀어선 안된다'는 생각도 했을 것 같다. 

이전에 비해 외관은 그리 큰폭으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은 꽤 달라졌다. 3시리즈 세단 뿐 아니라 왜건과 M3까지 모두 바뀌었는데, 이번에 시승한 차는 중형세단인 320d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래도 되는걸까' 싶을 정도로 부드러워졌다. 이전까지 BMW의 특장점이 '세단에선 느끼기 어려운 스포티함'이었다면, 이번에는 일본차나 한국산차에 비해 '스포티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을 주안점으로 둔 것 같다. 너무 단단했던 소수의 자동차에서, 모두를 위한 자동차로 바뀌어 간다는 말이다. 물론 실제로는 더 잘 달리겠지만 그럼에도 지나치게 스파르탄한 감각을 주는건 오히려 마이너스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반면 주행감각을 비롯해, 실내외도 더 세련된 느낌이고 내부 디자인도 조금씩 개선 된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나

이번 페이스 리프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차이는 범퍼다. 이전에 비해 더 선명하고 스포티 한 디자인이 된 것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자세히 보면 헤드램프도 풀 LED 헤드 라이트 옵션을 제공한다. LED가 더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도 훨씬 아름답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당연히 더해질 것이 더해진 느낌이다.

인테리어는 이전에 비해 조금씩 더 고급 소재로 바뀌어 프리미엄 자동차의 실내임을 분명하게 한다. 

해외에선 알려진대로 3기통 엔진부터 장착된다. 318i는 136마력으로 힘이 조금 부족할 것 같다. 하지만 이날 시승한 차는 320d로 190마력을 내는 모델로 충분한 힘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8단 ZF 자동변속기가 결합되는데, 이 변속기는 해가 갈수록 매끄러움이 더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엔진과 변속기의 결합이 사실 좀 심심하다.

기대가 컸던건지 힘이 그리 대단치 못하다. 힘이 다 어디로 사라지는건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사실 실제 달리는 속도는 결코 느리지 않은데, 사운드나 주행감각 세팅이 너무 부드러워서 실제 속도를 덜 느끼게 되는 면도 있다. 

코너링도 전혀 날카롭지 않아 그저 밋밋한 보통 세단이 되고 말았다. 그도 그럴것이 독일에서 BMW를 사는 소비자들의 대부분이 이미 50대다. 딱딱한 느낌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을 중시하게 됐다. 핸들도 이전의 빡빡한 핸들은 더 이상 없고, 극히 부드럽다. 

며칠전 재규어XE 디젤 2.0모델의 시승행사가 있었는데, 당시 너무나 훌륭했던 주행감각 때문에 많은 기자들이 320d를 타면서 재규어만 못하다는 얘기도 했다. 본의 아니게 비교하게 되면서 320d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더 감소한 느낌도 든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320d는 프리미엄 중형세단(국내선 준중형으로 볼 수도 있을법 하다)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교과서 같은 차다. 경쟁모델이 아무리 좋아도 이 차의 판매량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다. BMW 3시리즈를 타는 운전자가 주는 긍정적인 이미지는 이미 오랜시간 쌓여 고정관념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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